왜 누리꾼들은 '회손녀'에게 화가 났을 까?

무엇이 누리꾼들을 격노하게 만들었는 지, 전말을 통해 살펴본다.

검토 완료

강우정(alientrooper)등록 2008.08.12 21:25
베이징 올림픽 유도 은메달리스트 왕기춘 선수의 미니홈피에 올린 욕설로 물의를 일으킨 '회손녀'(명예훼손을 '명예회손'이라 오기한 것에 대해 누리꾼들이 붙인 별명)에 대한 비난과 누리꾼들의 분노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증폭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회손녀'라 불리는 한 누리꾼 (고 모양 21.경기대)의 '악플'로 인해 시작되었다. 왕기춘 선수가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자, 이 누리꾼은 왕선수의 미니홈피에 “아 왕기춘 도봉구의 수치여. 이 XX놈아 이원희가 널 얼마나 원망하겠니. 4년 후엔 원희가 나가서 금메달 따와라”라는 글을 남겼고, 때문에 왕 선수를 격려하기위해 홈피에 들른 수많은 누리꾼들로부터 댓글과 방명록이 비난글로 도배를 등하는 등의 강도 높은 비난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말실수로 인해 사이버테러가 자행되고 반성문을 올림으로써 사태가 일단락되던 기존의 사례들과는 달리, 이번 사태는 비난 봇물에 대한 '회손녀'의 철없는 태도로 인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되었다.

'회손녀'의 미니홈피 히스토리 누리꾼들을 조롱하는 글이 가득하다. ⓒ 싸이월드


'회손녀'는 누리꾼들의 비난이 시작되자 방명록을 닫고 ‘애송이DC수사대필독’ ‘DC이외네티즌게묻겟습니다’ ‘기춘이욕한아라님’ 라는 제목의 포토앨범들을 만들고, 마치 그러한 상황을 즐기듯이 "ㅋㅋㅋㅋㅋㅋㅋㅋ나 못 이길가바 겁나나 잘할수잇곗녜 서로다독거리고잇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빅재미기대한다구^^ㅋㅋ" 라는 등의 글을 올리며 누리꾼들을 더욱 자극하고 도발하였고, 더불어 그녀의 친구들도 일촌평 등을 이용해 '회손녀'의 미니홈피에 '회손녀'들 옹호하는 한편, 조롱하는 글을 올렸다.

이에 흥분한 누리꾼들은 '회손녀'를 비롯하여, 그를 옹호하던 친구들의 전화번호, 미니홈피주소, 거주지 등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며 폭언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이토록 양측의 싸움의 강도가 점점 더 격해짐에도 '회손녀'는 아랑곳 않고, "전화수가 3/1로줄엇어 벌써부터약해지나DC?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힘내^^ 언니살아있거든?~"라는 글을 올림으로써 누리꾼들을 더 더욱 격노하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밤새 양측의 비난과 조롱은 더욱 강도를 더하며 끊임없이 이어지다가 11시를 기점으로 올림픽 경기가 하나 둘 시작되면서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으나, 양측 사이의 '휴전'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누리꾼들의 비난 공세가 약화되자 '회손녀'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니네오합지졸이야 져놓고이겻다고바락바락 우기는미운7살밖에더되? 결국 11시이후에무너질거면서 ㅋㅋ 일주일달릴듯굴엇어 ㅋㅋ" 등의 글을 올려 또 다시 네티즌들을 조롱하기 시작하면서 다시 한 번 양측은 격렬한 말싸움을 벌였다.

[기춘이욕한아라님]란에 올린 글. '너무이쁘니까화나?ㅡㅡㅋㅋㅋㅋㅋ' 등의 글로 누리꾼들을 조롱하고 있다. ⓒ 싸이월드


'회손녀'의 시종일관 상대를 조롱하며 싸움을 오히려 즐기는 듯 하는 태도에, 지칠 대로 지치고 분노할 대로 분노하던 중 누리꾼 한명이 우연히 미니홈피 구석의 지난 '미니룸'(아바타와 가상 가구들로 방을 꾸미듯 장식하는 곳'에서 '회손녀'가 졸업한 고등학교의 이름을 극적으로 알아내게 되면서 이번에는 누리꾼들의 대반격이 이어지게 되었다.

누리꾼들은 알아낸 고등학교의 이름과 성명을 대조하여 싸이월드 ID, 네이버 ID, 가입한 클럽, 휴학 중인 대학교 이름, 또 '회손녀'가 몇 년 전 지식인에 올린 성 고민 내용 등을 연쇄적으로 알아내게 되고 마치 전화위복을 한 듯 것 잡을 수 없는 기세로 '회손녀'와 그녀의 친구들의 미니홈피, 디시인사이드의 경기대학교 갤러리와 더불어 이들 누리꾼들이 주로 머물던 디시인사이드의 막장갤러리, 북경올림픽갤러리 등에 폭발적으로 조롱과 비난의 글을 쏟아내었다. 때문이 누리꾼들이 계속 쏟아내고 있는 게시물들로 인해 DC인사이드의 전체적인 접속 속도가 느려졌으며, 경기대학교 갤러리 등, 막장갤러리는 한때는 글쓰기 자체가 금지되었으며, 현재는 관리자들의 '광역삭제'가 이루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의 ''회손녀' 일당'에 대한 폭발적인 성토로 인해 이들 중 한, 둘은 반성문을 미니홈피에 게제하고 '회손녀'에게 사과를 권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손녀'를 비롯하여 나머지 대부분은 여전히 아랑곳 않고 그전과 같은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글마다 달린 누리꾼들의 비난댓글 '회손녀'의 태도에 분노한 누리꾼들이 비난글을 올리고 있다. ⓒ 싸이월드


무엇보다 단순히 일상적으로 일어날 법한 '악플'로 그 칠 수 있었던 사태를 키운 요인은, '회손녀'와 그의 친구들의 상식 밖의 태도이었다. 아직까지도, 여전히 그러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그들에 대해 디시인사이드의 'ㅂㅈㄴ'님은 "미치지 않고 서야 어떻게 저럴 수가 있는가, 오히려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것을 보니, 마치 다크나이트의 조커를 보는 기분이다." 라고 말했다.

또한 어떤 익명의 누리꾼은 "참을 수 없다. 더 이상 온라인상에서 XX해봐야 소용없다. 현피 당하고 피눈물좀 쏟다보면 정신이 들겠지…….사안의 중대함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계속 희떠운 조소를 짓다가는 남는 것은 피바다 밖에 없을 것이다"라는 과격한 내용의 글을 올리며 오프라인 상에서도 응징을 위한 행동이 개시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어제 밤부터 계속되어온 '회손녀 일당'과 누리꾼들의 설전은 '회손녀'의 진심어린 반성과 사죄, 양측의 뚜렷한 태도변화 없는 이상 계속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왕기춘 선수에 대한 단순한 '악플'을 무엇이 눈덩이로, 이윽고 산사태와 같이 어마어마하게 만들었는지에 대해 진지한 숙고가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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