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가스에 담긴 일본인들의 지혜와 노하우

[튀김옷을 입은 일본근대사 - 돈가스의 탄생]을 읽고

검토 완료

이충현(intellect)등록 2008.08.17 18:41
1. 들어가며

독도(獨島)를 다케시마(竹島)로 고쳐 부르며 자국의 땅임을 연일 주장하는 이웃나라 일본에 대해 어느정도 시들어가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다수의 국민들의 일본에 대한 시선이 좋지 않다.
하지만 솔직히 까놓고 얘기해 우리는 이미 일본문화에 적잖은 영향을 받고 있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지난 1999년에 일본문화가 공식적으로 한반도에 소개되고 개방된 이전부터 일본인들의 다양한 삶에서 우러나오는 여러 가지 양식들은 우리의 생활에 깊숙이 파고 들었다.


그 가운데에서도 일본음식은 그야말로 우리가 지나다니는 거리에도 무법천지격으로 몰려 들어 서울 중심가의 경우 거의 포화상태가 되어 가고 있다. (어쩌면 그렇게 많은 일본음식점이 생긴다는 것은 큰 거부감없이 그 요리들을 먹겠다는 우리네 보이지 않은 심리와 동의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최근 사케(さけ; 日本酒)가 급속도로 유행하고 있다는 신문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비단 사케뿐이겠는가. 도심에 거주하는 경우 집 밖을 나가 조금만 걷거나 차를 타고 나가면 우리는 일본음식점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물론 여기서의 도시라고 한다면 서울과 수도권지역 그리고 지방에 있는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의 광역시 급의 대도시 중심가를 의미한다. 그렇지 않은 곳에 거주하는 분들에게는 이 표현이 별로 다가오지 않거나 심지어는 다소 거슬리는 표현이 될 수도 있겠다. 읽던 중 그런 기분이 든 분께는 정중히 양해를 구하고 싶다.) 그 가운데에서도 잘 알려진 대표적인 음식 곧 우리가 즐겨 찾는 음식들을 꼽으라면 초밥(Sushi; 壽司), 카레(Curry; カレ), 메밀소바(morisoba; 蕎麦そば) 그리고 마지막으로 바로 이 책 제목에서 등장하는 돈가스(tonkatsu; とんかつ)요리 등이 아닐까 싶다.


돈가스는 지금 일본인들에게 적지 않은 의미로 자리하고 있다.

2. 메이지유신(明治維新) 이면에 숨겨져 있었던 요리유신 이야기


사실 돈가스를 순수한 일본음식으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우리가 흔히 ‘칼질하러 간다.’고 이야기할 때의 그 칼질이란 스테이크를 먹으러 간다는 것을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한 스테이크(Steak)를 포함한 커틀릿(Cutlet)종류의 요리를 자국(일본)의 스타일에 맞게 개량한 요리가 바로 돈가스라고 이 책은 설명하고 있다.

동방의 보잘 것 없는 작은 섬나라를 오늘 날의 최강대국으로 만든 배경에는 지금으로부터 약 130여년전 근대화의 부흥을 이룬 메이지유신이 있었다. 이 책의 서평에 메이지유신을 설명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넘어가기로 하고 왜 메이지유신이 일명‘요리유신’으로 불렸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더 흥미롭지 않을까 생각된다.

7세기 무렵 덴무일왕(天武日王)은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나 일본영토에서 살생금지령을 내리게 되고 그 전통은 1,200여년동안 법처럼 지켜져 왔다고 한다. 때문에 일본인들은 농경문화생활을 했음에도 쇠고기, 돼지고기등의 육고기를 먹지 못하고 살아왔다고 한다. (물론 책에서 그렇게 나오지만 설마 고기를 전혀 안먹고 살았던 사람들은 아마 거의 없었을 것이다.) 그럼 그들은 천 년동안 무엇을 먹고 살아왔을까? 바로 섬나라의 장점이자 사계절이 뚜렷한 온대기후의 혜택인 어패류와 채소 위주의 식단이 발달해왔고 이 전통은 지금도 일본에서 크게 유지되고 있는 식생활이다.

그런 일본의 전통을 깨뜨리고 메이지 유신이라는 근대화를 통해 서양인들보다 체구가 작고 힘이 없어 보이는 이유가 다름 아닌 육고기를 섭취하지 않았다는 단순화된 논리를 앞세워 그로부터 근대화를 이루기까지 일본사회는 육고기 섭취에 돌입하기 시작하게 되고 그러한 과정에서 서양요리를 문화적 풍토에 맞게 개량하며 발달시킨 요리들이 탄생하기 시작했는 데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것들이 바로 위에서도 언급된 카레와 돈가스가 있고 이 밖에도 고로케(Korokke; コロッケ)와 남방지역에서 전해져 발달했던 튀김요리인 뎀뿌라(Tenpura; 天婦羅)등이 있다. 

3. 서민들이 노력과 노하우가 숨겨져 있는 음식 돈가스


책은 근대화 이후 서양요리가 들어오면서 일본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수도였던 동경 {일본의 수도 동경의 옛 이름은 에도(江戸)였다.}와 교토(京都), 오사카(大阪)등 우리가 익히 들어본 지역이름들을 언급하면서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정말 꼼꼼한 성격이 없다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내용이 반복되기도 하고 은근히 저자인 일본인인만큼 자국의 근대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의 자랑이 다소 지나치게 소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유야 어떻든 그러나 나는 일본인들의 요리에 대한 맛(味)과 미(美)를 넘어 음식에 대한 경외감을 들어보기도 하고 직접 체험하기도 했기 때문에 그러한 음식에 대한 근대 일본인들의 노하우들을 꼼꼼하게 읽어내려가면서 적잖은 부러움을 느끼기도 했다.

가히‘모방의 달인’이라 불리기를 서슴치 않는 오늘날의 일본인들이나 그의 선조 격인 근대 일본인들의 서양요리에 대한 감정은 처음에는 거부감에서 차츰 동경과 순화를 거쳐 [밥; Rice]을 중심으로 한 그들만의 식생활에 개량하며 정착시키기 까지의 과정들 하나하나가 까다로우면서도 적잖은 시행착오를 겪었으나 오늘날의 일본요리들이 세계 곳곳에 알려지기 까지에는 이러한 근대 일본인들의 노력이 숨어 있었던 것이 틀림없다. 지금도 소수 일본인들은 음식에 혼(魂)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고 하니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4. 돈가스가 탄생하고 사랑받기까지



돈가스는 그러한 일본인들의 서양요리에 대한 개량화, 향토화를 가장 특색있게 설명해 줄 수 있는 요리다. 아마도 이 책의 저자는 돈가스를 매우 좋아하는 사람임에 틀림없다. 그러니 책 제목도“돈가스의 탄생”이라는 다소 엉뚱하면서도 흥미있는 제목을 썼으니 말이다. 이 돈가스가 태어나기까지에도 적잖은 시행착오와 실수들이 있었는데 저자는 그러한 과정들을 나름대로 재미나게 당시의 거리에 등장했던 음식점과 가정에서 보급되어 요리되기까지의 형식등을 빌려서 밀도있게 표현해 내고 있는데 한 마디로 요약하면 돈가스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하나하나의 Drama Scene처럼 나열하고 있다.

즉 1872년(일본 明治5년)경에 일왕이 육식을 해금한 이후 이 요리가 탄생한 것이 60여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1929년(일본 昭和4년)이었다고 말하면서 처음 시도되었던 요리인‘쇠고기전골’이 '스키야키(Sukiyaki; 鋤燒 일본전골요리라고 생각하면 쉽다.)’로 바뀌던 무렵부터 육식에 대한 서민들이 느끼던 저항감과 거부감이 차차 옅어지면서 다시 60여년이 흘러가고,, 그 후 일본인들의 취향을 가장 잘 건드린 요리‘돈가스’가 탄생했다고 한다. 일본에서‘돈가스’라는 걸출한 음식이 탄생하기까지의 드라마의 핵심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① 처음에는 쇠고기에서 시작했지만 닭고기로 변신하고 다시 돼지고기로 바뀌기까지의 과정이 있었고,
② 얇은 돼지고기를 사용해 요리를 하던 과정이 두꺼운 과정으로 바뀌기까지의 지혜가 전파되기 시작했으며,
③ 유럽식의 고운 빵가루를 사용하다보니 고기에 영향이 커서 일본식의 알갱이가 큰 빵가루를 계발하게 되고,
④ 기름을 두르고 부치다 보니 두꺼운 고기를 익히는 데 어려워 기름 속에 넣고 튀기는 딥프라이로 바뀌고,
⑤ 점시에 돈가스만 담던 데서 돈가스에 서양채소인 양배추채를 곁들어 내는 형식으로 변형이 이루어졌으며,
⑥ 튀긴 고기를 미리 썰어서 접시에 담아 나이프(Knife)를 사용하지 않고도 손님이 먹을 수 있도록 했으며,
⑦ 간장이나 된장을 소스로 사용하는 것이 맞지 않아 영국의 우스터소스를 일본식으로 개량해 추가시키고,
⑧ 나이프나 포크(Fork)가 아니라 전통적으로 쉽게 사용하던 젓가락을 써서 먹게 함으로써 친근감을 더했으며,
⑨ 무엇보다 밥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일식형태로 요리의 기본을 유지하는 것을 고안해 내었다.

요리의 과정 하나하나가 변화해 가는 것은 어쩌면 인간이 식재료(食材料)를 스스로에 맞게 변화해 가는 어쩌면 본능적이며 자연스러운 과정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적지 않은 세월동안 이 단순하게 보이는 돈가스요리를 그들만의 문화와 관습 그리고 전통에 맞게 변화시켜 꾸준히 만들어 나갔고 특히 이 과정의 중심에는 서민들의 노하우가 적잖이 스며들어 돈가스는 오늘날에도 일본인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는 요리가 되었다.

보통 일본의 수험생들이 시험을 보기 직전에 돈가스를 먹거나 돈가스 도시락 셋트를 먹은 후 시험을 보는 전통이 생겼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이 돈가스라는 어원 속에‘승리’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어쩌면 서양요리의 모방에서 시작된 이 단순한 음식이 당시 일본내에서 크게 성공적으로 정착되었고 국제정치사적으로도 일본이 아시아의 많은 국가 가운데 비교적 자발적인 방식으로 근대화에 성공하여 (우리에겐 다소 가슴아픈 역사가 되어 버렸지만) 그 이후에 비록 제국주의의 열강에 편입되어 아시아에서의 승리자가 될 수 있었던 그 뭐랄까,, 자부심이라고 하면 적당할까? (그러나 이것을 승리라고 해야 할지는 의문이다. 역사적으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지만 이 책의 평에서만큼은 돈가스의 의미와 정신을 설명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쓴 부분임을 밝힌다.) 어쨌든 그러한 승리의 혼(魂)이 아직도 이 돈가스에 녹아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서 지금도 일본 동경(東京)뿐만 아니라 어느 지방을 가도 돈가스를 손쉽게 먹을 수 있고 가격도 다른 음식들에 비해 저렴해서 꾸준한 롱런요리가 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조차도 돈가스가 서양요리인지 일본요리인지 확실한 구분을 하기가 애매할 정도로 말이다. 그렇게 돈가스는 오늘도 여전히 일본에서 숨을 쉬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돈가스를 먹어볼 수 있는 요리집이 얼마나 많던가. (아마도 일본 다음으로 많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점이 바로 초반에 내가 언급했던 깊숙한 일본문화 특히 음식이 우리 생활 속에 자리해 있다는 의미였다. 중국이나 대만 그리고 동남아 여러나라들을 거의 다 가봤지만 그곳에서도 일본요리는 매우 인기있는 현지인들의 외식 컨텐츠가 되어가고 있다.)

5. 그 밖의 자잘한 이야기들


이 책은 제목을 [돈가스의 탄생]이라고 붙여 무슨 요리 하나로 이렇게 많은 책 내용을 서술했는지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만 사실 돈가스에 대한 내용은 책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나머지 내용들은 무엇으로 채워져 있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요리유신을 통해 근대 일본사회에 들어온 서양요리들의 토착화 과정과 현지화 과정들이 역시 꼼꼼한 저자의 시각을 통해 소개되어 있다.

그 중에서 몇 가지를 짚고 넘어간다면 서양음식이자 주식인 “빵”이 어떻게 일본에서 사랑받는 또 하나의 주식처럼 자리잡았는지가 소개되고 있고 아까 잠깐 등장했던 크로킷(Croquette)이라는 프랑스요리가 (여기서 잠깐! 일본에서는 프랑스요리가 서양요리의 정식(正式)요리로 여겨져 왔다. 그래서 지금도 일본 정가(政家)나 외교가(外交家)에서는 서양정식요리를 내올 때 프랑스요리를 먹는 것으로 유명하다.)

완벽하게 변형된“고로케(コロッケ)”의 탄생과정도 만날 수 있다. 고구마를 제치고 감자가 고로케의 주 재료로 등장하게 된 이유를 시작으로 고기를 어떻게 갈아서 넣었는지의 과정을 읽는 대목에는 책을 잠시 덮어두고 근처의 베이커리(Bakery)집으로 뛰어가서 사먹고 싶은 충동까지 들게 한다. 그만큼 책에서 등장하는 요리들에 대한 과정들이 맛깔스럽게 표현되고 있다.

잠깐 빼먹었다고 생각이 드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단팥빵” 이다. (이 단팥빵은 돈가스와 마찬가지로 한 Chapter를 구분해서 설명하고 있을 정도이다.) 우리나라에서도“앙꼬빵”으로 지칭되기도 하는 이 빵은 일본에서 매일 불티나게 팔리는 인기상품이자 선물용 셋트의 재료가 되곤 한다고 하니 쌀을 버릴 수 없다고 그토록 버티면서 만들었던 돈가스는 무엇이고 또 한편으로는 빵에 열광하기도 하는 모습을 들여다보고 나면 야누스적인 두 얼굴을 가지고 있는 일본과 일본인을 이해하는 한 편의 방법도 될 것 같다.

일찍부터 네덜란드와 무역을 시작한 지역인 일본 나가사키(長崎) 지방에서 탄생한 카스테라 이야기도 살짝 스쳐 지나간다. 그렇게 읽다보면 어느새 페이지가 한 페이지씩 한 페이지씩 넘어가고 하루 날을 잡고 오전부터 읽기 시작했다면 저녁식사를 할 때 즈음 책의 말머리에 도달하게 된다. (아마도 책을 진중하게 붙잡았다면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외식을 결정했다면 일식집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될지도 모르겠다.)

한 가지를 더 말해본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로 결심하고 책 페이지를 넘겨가면서 다소 두껍다고 느껴진다면 과감하게 모든 내용을 접고‘Chapter 06’부분만 읽어도 족하다. 왜냐하면 이 부분은 앞의 01~05부분을 비록 역사적인 측면에 국한시키긴 했지만 훌륭하게 요약해 놓은 부분이라 마치 책 속의 책으로 남아 있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6. 책을 닫으며


어느새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서서히 저녁시간을 향해 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본과 달리 이러한 육식금기령같은 것이 없어 오래전부터 고기요리가 발달했다. 직접 시청을 하지는 못했지만 조선시대 왕궁요리들이 드라마 [대장금(大長今)]을 통해서 소개되었고 아시아 전역으로 유행되었듯이 우리나라의 많은 요리들은 이렇게 일본처럼 서양요리의 도입에서 거부감으로 그리고 개량화와 현지화를 통하지 않고서도 서양요리와 대등한 적지 않은 요리들이 우리 식탁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때문에 구지 이런 책들이 없더라도 우리의 전통요리를 살랑할 수 있고 거부감 없이 잘 먹을 수 있는 것은 어쩌면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노력이 훌륭했기 때문이 아닐 수 없다 하겠다.

그러나 이러한 일본요리들이 일제강점기를 통해 자발적인 경로가 아닌 강제적인 방법으로 들어오면서 주체성 없이 흘러 들어온 부분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지금도 일본에서는 서양요리를 개량한 돈가스를 비롯한 자국요리들을 세계화 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왠지 그러한 일본의 노력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고 소화만 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아닌가 한다. 또,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요리에 대한 너무 진지한 고민을 할 필요는 없다. 원래 가까운 나라들의 음식은 어떤 경로를 타고든 영향을 받는 것이고 나 역시 돈가스를 적잖이 즐겨먹는 매니아가 되었기 때문에 이 요리에 대한 단순한 맛과 즐김을 넘어서 어떻게 이런 형태의 요리가 탄생하게 되었는지 알게 되었던 것은 얻은 것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음식, 요리는 그 탄생자들의 삶을 넘어 융화됨으로써 더욱 발달하는 측면이 있다고 보여진다.

어쨌든 요리, 음식에 대한 자세한 소개를 책을 통해 하게 된 것은 나에게도 좋은 노하우가 되었다. 훗날 가족을 구성해 자식들과 함께 돈가스를 먹으면서 이건 뭐고 저건 무엇인지 물어올 때 이번에 읽은 이 책 [돈가스의 탄생]은 비단 돈가스에 대한 지식을 넘어 아이들에게 꽤 똑똑한 아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컨텐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좋은 책을 접하게 된 것은 고마운 일이다. 자국의 음식을 사랑하고 매니아적 경향까지 보이고 있는 이 책의 저자인 오카다 데쓰(罔田 哲)처럼 나 역시 우리음식과 우리나라 요리의 매니아가 되어 다른 나라 독자들에게 우리의 음식의 탄생과정을 재미있고 읽기 쉽게 써서 소개하고픈 소망이 생기게 되었다. 그 소망이 이루어질지는 아직 나의 삶과 진도를 지켜봐야겠지만 이루어질 것이라 믿는다. 


한 가지를 더 말해본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로 결심하고 책 페이지를 넘겨가면서 다소 두껍다고 느껴진다면 과감하게 모든 내용을 접고‘Chapter 06’부분만 읽어도 족하다. 왜냐하면 이 부분은 앞의 01~05부분을 비록 역사적인 측면에 국한시키긴 했지만 훌륭하게 요약해 놓은 부분이라 마치 책 속의 책으로 남아 있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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