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환란(患亂)의 시대

우리 사회 최악의 환부 중에 하나는 쓰레기 '언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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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ulskim)등록 2008.08.22 14:13
 작금에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병폐 중 하나는 대중매체가 시민사회를 향해 무책임하게 뱉어내는 저질스럽고 편향된 메시지라 할 수 있다. 8.21자 중앙일보가 연합뉴스 발로 보도한 『국민연금 ‘공격행보’에 비판확산』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한번 보자.

“박해춘 신임 국민연금공단이사장이 주식투자 비중을 늘리고 기업인수에도 적극 참여하겠다는 국민연금 행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로 시작한다. 

뒤이어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보건복지가족부, ‘유시민’ 전 장관, 민주당 ‘최영희’ 정조위원장 그 외 각계 연금 관계자와 시민단체, 노동계가 한 목소리로 연금기금을 결단내고야 말 것 같은 ‘박해춘’ 이사장을 비난하며 거취를 압박하고 있는 듯 쓰고 있다.

가증스럽게도 증시침체로 연금제도 자체의 존립위기를 들먹이고 이사장의 ‘월권’ 운운하며 복지부와 연금공단이 엇박자로 큰 불협화를 내고 있는 것 같은 쓰레기 글들로 도배를 하고 있다.

이사장에 대한 인신공격인지 연금제도에 대해 불신을 조장하자는 것인지 도대체 무슨 의도로 쓴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개인 간의 불신이나 불만이라면 자기네들끼리 해결할 일이지 국민이 보는 공론의 장에서 무슨 짓거리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주식투자로 적자를 본 상황에서 박 이사장이 개인적으로 저러는 게 아니라면 이명박 정부 차원에서 개미들을 증시 부양에 끌어들이려고 사기를 치는 게 아닌지 의심 된다” 고 전한다.

참으로 민망하고 부끄럽지 않을 수 없다. 저렇게 막말을 마구 쏟아내도 되는지 저렇게 추측성 보도를 마구해야 되는 처지에 있는 사람이 불쌍하다 못해 처참할 지경이다.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지만 정부 산하기관장의 재량이 별로 없다는 점을 모르지는 안을 터인데 복지부 핵심관계자의 말이라면서 “박 이사장의 월권과 독주에 대해 부처 여론이 좋지 않다”며

“기금운용의 독립성은 보장해야 하나 연금 재정안정의 책임과 권한이 복지부에 있다는 점을 박 이사장은 명심해야 한다.” 고 에둘러 경고까지 주고 있다. 이 무슨 추잡한 작태인가.

연금공단에서 대접을 못 받아도 한참은 못 받은 모양이다. 더욱 기가 찬 것은 “전재희 복지부장관이 임명되고 나서도 산하기관장이 장관을 찾아오지 않아 복지부 내부의 시선이 곱지 않다”고 한다.

내부 통신망의 댓글도 이보다는 낫다. 연금재정추계위원회 문형표 위원장의 지적이라면서 “(박 이사장의 행보는) 내가 봐도 어색해 보인다. 국민연금은 민간연금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고 주석까지 붙여 가면서 악에 받쳐 못 견디겠다는 듯하다.

수익률이 떨어지는 채권에만 투자 비중을 크게 두어 수익률이 낮다고 비판한 지가 얼마나 되었나. 작년 주식투자 수익율이 56%를 상회할 때는 왜 아무 말도 없었나.

유독 특정 언론이 국민연금에 쌍심지를 돋우는 이유를 알 사람은 다 알고 있다. 모 그룹의 금융부문이 우리나라 보험시장의 절반이상을 독식하고 있음에도 사회보장과 개인보장의 동반 성장을 통한 국민 복지수준 향상이라는 윤리경영에까지 지평을 넓히지 못하고 오로지 기업이익에만 천착하는 몰염치한 사실을.

거기에 덧붙여 “박 이사장은 자신의 성취욕을 달성하기 위해 연금을 사유화하고 있다. 증시부양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가입자들의 신의도 저버리고 ....”라는 말까지 민주노총의 이름을 빌어 인용하고 있다. 연금공단 이사장을 파렴치하게 몰고 가 끝끝내 파멸시켜버리겠다는 심산이다.

이웃 일본이나 중국 등 우리를 둘러 싼 강대국들이 국익 앞에서 정치권, 언론, 학계가 무언의 공조를 이루어오는 것을 우리는 자주 보아왔다. 국가와 민족에 대한 사명감이 조금이나마 있다면 눈앞의 이익과 사소한 감정에 억매여 추태를 벌이는 일은 줄어들 것이다.

정론직필로 정의로운 사회구현을 지향해야 마땅함에도 본능에만 충실한 언론은 진정 우리 사회의 청량제가 아닌 썩어문드러진 환부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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