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정부 6개월에 꼭 들려주고 싶은 말
-먼저 청와대가 거듭나야 한다-
김성복 목사(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공동의장)
올림픽 기간 중에 이명박 대통령이 핸드볼 경기장에서 응원을 하는 데 거꾸로 달린 태극기를 들고 응원을 했던 일이 있었다. 실수로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잘못 만든 것을 우연히 대통령이 들고 있었던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은 다음의 글을 읽어 보기 바란다.
“어처구니가 없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국가의 상징인 태극기에 대한 안이한 태도야말로 평소 이 정권이 나라와 헌정질서에 대해 가볍게 여기고 무시하는 태도의 연장선에서 생긴 일이 아닌가 우려스럽다.
초등학교에서 우리의 자녀들에게 태극기에 대해 가르치며 나라 사랑을 강조할 때 어떻게 설명할지 걱정스러울 것이다.
아무리 대통령이 헌법위반을 밥 먹듯이 해도 국가를 대표하는 국가원수로서 국가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주길 바란다.“
만일 이러한 성명이 발표되었다면 이명박 정권지지자들은 분명히 성명서가 너무 야비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렇다. 대통령의 우연한 실수에 비하면 너무 야비한 내용이다.
그런데 이 성명서는 지나 2007년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나경원이 노무현 대통령이 탄 비행기에 태극기가 잘못달린 것을 보고 발표한 것이다. 얼마나 한나라당이 야비한 성명을 일삼았는지를 알 수 있다. 그 대변인인 나경원이 얼마나 저속한 성명을 발표했는지도 알 수 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크게 반성하기 바란다. 열린 입이라고 아무 말이나 내뱉을 수 없는 법이다. 역지사지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KBS 사장 정연주를 해임하면서 ‘KBS가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이를 되받아서 먼저 청와대가 거듭나야 한다고 말해 주고 싶다. 공영방송은 어떤 것이 공영방송이냐 국민의 방송은 과연 무슨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국민의 방송이냐는 논쟁을 우리는 지난 권위주의 정권의 나팔수이었던 시대를 청산하면서 벌써 마무리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이를 과거로 되돌리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KBS 사장의 임명과 해임권한 논쟁은 이 글에서 피하고자 한다. 다만 사장을 임명하는 이사회를 앞두고 유재천 이사장을 비롯하여 최시중 방송통신 위원장 그리고 청와대의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이동관 대변인이 함께 자리를 하며 신임 사장후보들을 만났다는 사실 만으로도 현 정권의 음흉한 모습을 드러냈다고 지적하지 아니할 수 없다. 이 얼마나 추악한 상황전개인가!
드디어 이명박 대통령의 마음에 드는 이병순을 번갯불에 콩 볶듯이 KBS 사장을 임명하였다. 이제 남은 것은 KBS를 완전 장악하는 것이리라. 그러나 명심할 것이 있다. 땡~전 뉴스가 아니라 땡~이 뉴스가 KBS에서 흘러나올 때 KBS의 영향력이 1위에서 밀려나고 추락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공영방송이 아닐 것이다. 조중동문으로 회자되는 보수 언론에만 코드를 맞추어서 일방적인 입장만을 보도한다면 더 이상 국민의 방송이 아닐 것이다. 단지 ‘그들의 방송’으로 인식되고 말 것이다. 벌써 신뢰도는 그 1위를 한겨레에 넘겨 준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한다.
지난 정권시절에 서동구를 KBS 사장으로 임명하고자 했을 때, 한나라당 당직자는 “노무현 대선후보의 언론 고문을 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적임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KBS 사장에 임명한다면 KBS는 대통령의 언론관을 홍보하고 시행하는 시범관이 될 우려가 있다”며 “방송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서동구 카드를 접고 시민단체에서 추천한 정연주를 임명했던 것이다. 정연주 호의 KBS로 인하여 참여정부는 일부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 공지의 사실이다. 오늘의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자신들이 내뱉은 말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지난 얘기이지만 YTN 신임사장을 임명할 때, 이명박 대선후보 선대위 고문을 임명한 것은 말 다르고 행동 다른 단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일각에서 KBS를 좌파 언론인 들이 점령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좌파 언론의 청산을 통하여 과거의 보수일방적인 언론시대로 되돌리려한다. 이에 대하여 우선 좌파언론이란 주장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 KBS 프로그램 중에 진보적 경향을 보이는 것들은 본인의 판단에 의하면 10개 중에 한 두개 정도 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최소한의 개혁적 프로그램마저 제거해버린다면 이명박정부는 속이 후련할지 모르겠으나 국민은 KBS를 외면하고 말 것이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먼저 청와대가 거듭나야 한다. 이명박정부 6개월에 꼭 해주고 싶은 말이다.
덧붙이는 글 | 당당뉴스와 에큐멘이안에 보냅니다.
2008.08.26 20: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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