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편향 시비를 가리기 전에 알아야 할 몇가지 진실

먼저 남을 대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검토 완료

김성복(ksbock)등록 2008.09.04 14:28

 

 

                                            김성복 목사(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공동의장)

 

 

 불교계의 이명박 정부의 종교편향에 대한 저항운동이 심상치 않다. 시청 앞 10만 집회를 정점으로 수그러들 줄 알았는데 8월 마지막날 음력 초하루날 전국 1만 사찰에서 법회를 통하여 반이명박 집회를 가졌다. 그리고 이제는 전국을 돌며 반정부집회를 가질 태세이다. 이러한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하여 정말 이명박 대통령은 사과를 할 것인가? 어청수 경찰청장을 경질할 것인가? 정국의 흐름이 자못 엄중한 상황임에 틀림없다.

 

 필자가 몇 년 전에 한국일보 건물에서 열린 불교 NGO단체의 발족식에 축하사절로 참석한 적이 있다.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의 총무로서 화해와 통일을 위한 종교인협의회 소속 정토구현승가회의  NGO 발족식에 참석하였다가 참석자들의 발언 속에서 불교계의 반이명박 정서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그분들이 얼마나 이명박 서울시장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지를 그리고 이렇게 된 이유가 서울시를 하나님에게 바친다는 말을 한 것임을 확인하였었다.

 

 그런데 이 번 사태의 전개를 지켜보면서 몇까지 바로잡아야할 것들이 발견되었다. 첫째는, 어청수 경찰청장이 개신교인이 아니라 가톨릭 즉 천주교회의 독실한 신자라는 것이다. 은평구에서 목회하시는 김모 목사님을 통하여 확인한 사실은 은평경찰서에서 서장으로 근무했을 때, 경목위원회(개신교) 경승위원회(불교)에 이어 경신위원회를 조직하여 신부님들을 통한 인간구원 특히 경찰관의 교화 활동에 관심이 많았다는 것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어청수 청장이 개신교 경찰복음화 집회의 포스터에 자신의 얼굴을 걸은 것은 개신교든 불교든 천주교든 경찰들이 종교를 통하여 순화되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하기위한 것으로 이해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적어도 자기 종교를 위한 포교활동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물론 총무원장의 승용차를 뒤지는 무례를 범한 것은 어청수 청장은 경찰의 수장으로 무한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가톨릭의 추기경과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등 종교계 지도자들에 대한 예우는 사회통합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본다. 그 분들이 특권층이라는 말이 아니고 우리가 존경해드릴 때에 우리 사회가 갈등과 위기에서도 파국으로 가지 아니하고 슬기롭게 극복할 가능성이 더 많이 있다는 말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어청수 청장은 오늘의 사태에 도의적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 오해는, 청와대에 목사들의 출입문제이다. 이 점에 대해서 스님들이 꿈도 꿀 수도 없는 일이라고 말하는 것에 대하여 교회의 보수적인 목사님들이 큰소리로 항변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노태우 대통령 시절, 스님들은 청와대에 열심히 드나들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청와대 경내에 조그마한 불상을 세웠는데 김영삼 대통령 때에 철거되었다는 것이다. 불교 신자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사찰에 가서 불공드리는 것이 여러 가지로 불편하니깐 스님들을 청와대로 모신 것이라고 한다면, 개신교 신자인 이명박대통령이 매 주일 예배에 참석하기 위하여 교회를 가면 질서 확보 차원에서 짐을 검사하는 등 번잡한 일이 많이 생기므로 목사님들을 청와대로 초청하여 예배드리는 것은 허용되어야 하지 않느냐는 논리이다. 일리가 있다고 본다. 상대방을 서로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렇지만 서울시를 하나님께 바친다든지 혹은 다른 종교를 폄하 내지는 제거해 버려야 할 존재로 말하는 언행은 우리 모두가 극도로 자제해야 할 점이라고 본다. 내 믿음이 소중한 것처럼 다른 이들의 신앙도 소중한 것이기 때문에 존중해 줄 수 있어야 하겠다. 또 상대방을 존중해 줌으로써 나도 존중받을 수 있을 것이다. 상호 존중의 정신과 자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본다. 내 믿음을 상대방에게 강요하는 것은 다종교 다문화 사회에서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셋째로 성시화 운동에 대한 반발이 심하다는 것을 그 추진자들은 명심해야 하겠다. 성시화운동의 근거를 칼빈의 제네바시에 두고 있다고 김준곤 목사님이 말씀하신 적이 있다. 이것이 화근이 되고 있다. 사실 적지 않은 장로교인들이 성시화운동 하면 칼빈의 제네바시를 연상한다. 그러나 칼빈이 신정정치로 제네바시를 4년간 통치할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교수형 참수형 화형에 처해 졌는지를 기억한다면 이는 반성해야 할 것이지 오늘에 재현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범죄를 줄이고 마약, 사기, 폭력 등이 사라지는 의미의 성시화는 용납할 수 있어도 기독교도로의 개종을 강요하는 성시화는 자칫 잘못하면 종교 분쟁을 일으킬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상대를 인정하라. 상대방을 존중하라. 내 신앙이 고귀한 것처럼 내 앞에 있는 이의 신앙도 고귀한 것이다.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대접하라(마태복음 7장12절)는 예수 그리스도의 황금률에 오늘 우리의 답이 있다고 본다.

 

 끝으로 오늘 우리 사회에 ‘증오심 이라는 괴물’이 활개치고 있음을 본다. 사실을 왜곡하고 진실을 호도하는 이러한 현상을 만든 것이 조중동으로 일컬어지는 언론들이다.  언론들이 이렇게 된 이유 역시 엄연히 존재하는 것을 애써 무시하고 폄하하는 데에서 생겼다고 본다. 자신들의 불안을 투사하여 상대방을 공격적으로 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를 치유해야 할 책임이 종교계에 있다고 본다. 그런데 종교계가 자리매김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고 또한 아쉽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기독교연합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09.04 14:20 ⓒ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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