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위원회, 달라진 것 없는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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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성(ekaql128)등록 2008.09.18 09:00

“대표팀 선수들은 기술도 떨어지는데 정신력도 떨어진다.” 지난 16일 파주 NFC에서 열린 기술위원회와 대표팀 코칭스텝과의 합동회의에서 나온 이회택 위원장의 이야기다.

 

여러 언론을 통해 이 위원장의 인터뷰 기사를 보았던 축구팬들은 아마도 데자뷰 현상을 경험했을 것이다. 우리는 분명 이와 비슷한 기사를 보았던 기억이 있고 주변 친구들에게도 여러번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데자뷰(deja vu)는 프랑스어로 이미(deja) 보았다(vu)라는 뜻이다. 그럼 데자뷰 현상은 왜 일어나는 걸까??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데자뷰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피로할 때 가끔씩 머릿속의 기억들이 서로 섞여 버려서 처음 보는 것인데도 이미 겪은 것처럼 느끼고 또한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예민해지는 시기에 나타나는 불안심리라고 한다.

 

위의 데자뷰에 관한 글이 사실이라면 수많은 축구팬들은 지금 정신적 육체적으로 피곤하고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예민해지는 시기라는 것인데 그럼 대한민국 축구팬들은 모두 취업을 앞둔 대학생과 취업준비생들이란 말인가!!!!

 

매번 국제대회가 실패로 끝나고 기술위원회의 분석을 기사로 접할 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어떠한 기억을 오랜 시간 지속하기 위해서는 역시 반복학습이 최고라는 것이다. 몇 번의 기술위원회 분석이후 축구팬들 사이에서도 한국축구의 가장 큰 문제는 선수들의 개인기량과 정신력으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과연 한국 선수들은 개인기량과 정신력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개인적으로는 위 의견에 100% 동의하진 않는다. 분명 한국선수들의 개인기량이 메시나 호날두 같이 화려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끔찍할 수준은 아니다.

 

가끔 여러 유럽구단 스카우터들이 K-리그를 찾아오고 하는데 그들의 공통된 의견은 한국선수들은 기술은 훌륭하지만 도전정신과 창의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기술위원회 분석과 정반대의 의견이다. 유럽구단 스카우터들과 기술위원회의 유일한 공통점은 “정신”인데 이마저도 추구하는 것이 다르다.

 

기술위원회가 강조하는 정신은 전투적인 정신이고 유럽구단 스카우터들이 말하는 정신은 실패를 두려하지 않고 끝없이 시도하는 도전정신이다. 창의성부족 문제는 전반적인 축구환경이 바뀌지 않는 이상 언제나 한국축구를 괴롭힐 것이다.

 

우리는 북한과의 4번의 경기를 기억해보면 쉽게 알 수 있는 것이 있다. 완벽한 찬스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상암 경기에서 박주영이 날린 완벽한 찬스를 제외하고는 쉽게 떠오르는 찬스가 없다.

 

북한은 분명 선수구성이나 전술이 4번의 경기에서 거의 흡사했으나 한국은 북한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그동안 북한과의 경기에서 한국은 깨달음 점은 없는 듯 보였다. 선수구성은 달랐지만 전술과 경기를 풀어가는 방법은 예전 경기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한국은 북한과의 4번의 경기에서 완벽한 찬스를 거의 잡지 못했다는 것이고 이를 기술위원회는 선수들의 기량으로만 판단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는 분명 옳지 못한 접근이고 무책임한 행동이다.

 

기술위원회는 의미 없는 반복의 소리가 아니라 한국축구발전을 위해 적어도 최소한의 분석은 내놓았어야 했다. 이번 기술위원회의 분석이 한국축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모르지만 앞으로는 과거 거듭된 실패를 경험하고 물러난 사람들이 기술위원회로 복귀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2008.09.18 09:01 ⓒ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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