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베를린 장벽 그 후 20년

남북통일 독일에게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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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호(danboy05)등록 2008.09.23 08:30
10월 3일은 개천절이다. 우리겨레의 뿌리를 마음에 되새기는 날이며, 우리의 역사가 시작된 날이다. 한편 1990년 이후 독일인에게 10월3일은 41년간 서로 갈라져 있던 독일이 하나의 국가로 새로운 하늘이 열린 날이다.
상대적으로 경제발전이 뒤쳐진 동독주민들의 경제 선진국 서독에 대한 경제적 열망으로 인하여 통일에 대한 욕구가 높아졌고 마침내 1990년 10월 3일 동독과 서독은 하나의 국가로 통일되었다.
그로부터 20여년이 흐른 지금 독일의 현재 모습을 통하여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하여 모색해본다.

오씨와 베씨의 대립

옛 서독사람들은 동독 출신을 게으른 ‘오씨’(Ossi)로, 동독 출신은 서독 사람들을 ‘베씨(Wessi)’라고 부른다. 오씨가 ‘가난하고 게으른 동독놈들’이라는 뜻이 담긴 ‘패배와 수치’의 상징이라면, 베씨는 ‘거만하고 역겨운 서독놈들’이라는 뜻의 ‘성공한 서독인’에 대한 빈정거림이다. 40여년간 서로의 문화와 사회체제가 달랐기 때문에 동독주민들과 서독주민들은 쉽사리 동화되기 어려웠다. 남북관계와 비교해 볼 때 비교적 서로간의 왕래와 소통이 자유스러웠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현상은 아직까지도 여전히 남아있다. 동독과 서독주민들간의 이러한 갈등은 가진자와 못가진자의 갈등으로 점차 커지고 있으며, 옛 시절을 그리워하는 몇몇 동독 주민들의 불만이 표출되어 젊은이들 사이에서 나치즘 시절로 돌아가자는 움직임까지 일어나는 실정이다.

경쟁과 협동의 수평선

자본주의 체제에서 자연스레 치열한 경쟁구조가 자리잡은 서독국민들과 국가가 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의 것들을 제공해주어 서로간의 경쟁보다는 조화로운 공동체적 질서가 몸에 벤 동독 국민들. 통일이 된 이후 이러한 그들의 사고방식과 생활습관은 처음부터 조화롭게 어울리기 어려웠다.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여 동독을 서독화 시켜려했던 서독의 시도는 결과적으로 통일 독일의 경제발전 침체와 높은실업률로 이어졌고 이러한 경제침체는 독일이 완전한 하나의 국가체제로 나아감에 있어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문제는 인간이다

정치적 통일은 이루었지만, 아직까지도 사회적 문화적 통일을 이루지 못한 독일. 앞으로 다가올 남과북의 통일시대를 대비하여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이며, 남과 북이 하나의 국가로 통일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인간이다. 거대한 통일 담론도 결국 인간을 배려해야 한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현재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새터민 수는 약 1만명 가량 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그들 중 남한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한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앞서 살펴본 동독주민들과 서독주민들간의 갈등이 통일이 되기도 전인 남한 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다.

<전교조 신문>이 실시한 중·고교생 통일의식 조사 결과 우리나라 중·고교 학생들은 36.6%만이 '통일이 꼭 이뤄져야 한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6.4%의 학생들이 통일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답했으며, 통일이 되면 안되는 이유에 대해서 남한이 부담하는 통일비용 때문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어야 하고 엄청난 사회적 혼란을 야기시킬지도 모르는 남과 북의 통일.
지금으로부터 18년전 독일의 통일을 거울삼아 우리도 앞으로 다가올 통일의 시대를 대비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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