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 사용 잘못해 한해 농사 망쳤다!”

충남 태안 ㅌ농협 농자재마트, 농약 혼용 권고 잘못해 피해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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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희(kaos80)등록 2008.09.24 15:29

이삭이 자라지 않는 논 농협측의 농약 혼용 오용 권고로 인해 이삭이 자라지 않은 논의 벼가 노랗게 변해 있는 가운데 농약이 살포되지 않은 곳은 푸른 빛을 띄고 있다. ⓒ 정대희


정확하고 올바른 농업관련 정보를 제공해 농업발전을 꾀해야 할 농협이 오히려 잘못된 농약사용을 권고해 피해자를 발생시켜 농민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해당 농협은 사고 이후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한편, 급기야 오리발을 내밀고 있어 비난여론이 확산될 전망이다.

태안군 소원면에서 35년째 벼농사를 짓고 있는 고 아무개(51세)씨. 고씨는 지난 7월 논에 농약을 살포하기 위해 충남 태안군 태안읍 소재 ㅌ농협이 운영하는 농자재마트를 찾았다.

당초 계획과 같이 벼 쓰러짐 억제효과 및 도열병, 입집무늬 마른병에 효과가 있는 키 아무개 농약을 사기로 한 고씨는 평소 친분이 있던 ㅌ농협농자재마트 ㅎ상담사로부터 "키 아무개 농약을 사용하기에는 이미 벼가 많이 자랐으니 훨씬 효능이 좋은 F 아무개 농약을 써 봐라"는 권고를 받았다.

고씨는 "평소 친분도 있고 F 아무개 농약이 효능도 좋다는 말에 샀다. 하지만 처음 써보는 약이라 여럿차례에 걸쳐 타 농약과 혼용에 대해 물어봤고 괜찮다는 답변을 거듭 강조했었다"고 당시 기억을 회상하며 말했다.

하지만 지난 7월 28일 타 농약 4종과 혼용해 약 2헥타르(5600평) 논에 농약을 살포한 고씨는 벼 이삭이 자라지 않아 올해 농사를 망쳤다.

그는 "키 아무개 농약 대신 F 아무개 농약을 사용했을 뿐 예년과 같이 5종의 농약을 혼용해 사용했는데 유독 올해만 피해가 발생했다. F 아무개 농약을 타 농약과 혼용해서 사용해서 된다는 농자재마트 상담사의 말을 믿었는데 한 해 농사를 다 망쳤다"며 농자재마트측에 강한 불만을 표했다.

뒤 늦게 자라는 이삭 농약 혼용 오용으로 인해 벼의 이삭이 뒤 늦게 자라고 있다. ⓒ 정대희


벼 이상증상 원인규명에 나선 농촌진흥청은 결과 통지 공문을 통해 "실험결과 F 아무개 농약을 타농약 3종과 혼용 살포한 것이 피해원인으로 밝혀졌다"며 "농약 살포시 혼용이 가능한 농약을 혼용 살포해야 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농약 오용으로 한 해 농사를 망치게 된 고씨는 ㅌ농협 농자재마트측에 피해사실 및 책임있는 답변을 요구했지만 농자재마트측은 단 한 차례 현장 방문만 있었을 뿐 묵묵부답이다.

고씨는 "농자재마트 상담사가 한 차례 피해현장을 둘러보고 이삭이 조금씩 자라고 있으니 좀 더 기다려 보자는 말만 전했다”며 “하지만 이미 피해를 입은 논의 벼는 수확을 할 수 없게 됐다"고 하소연 했다.

또한 그는 "지난 주말(21일) 상담사를 찾아가 재차 잘못된 농약 사용법으로 피해가 발생했으니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며 "허나 상담사는 이제와 '나는 그런 말 한 적이 없다'고 발뺌을 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이와 같은 고씨의 주장에 대해 ㅎ 상담사는 "본 농자재마트에서 (고씨가) 구입한 농약은 3가지 약품뿐으로 고씨가 농약 살포시 타 농약과 어떻게 혼용해 사용했는지 알 수 없다"며 "하루에도 수십명이 찾아오는 곳이 여기(농자재마트)다. 일일이 말한 사실을 기억할 수는 없다"고 반문했다.

또한, "타 지역에서도 F약품을 사용하고 있으나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 않다"며 "유독 고씨 논에서만 피해가 발생한 것이 이상하다"고 답했다.

한편, 태안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2개 이상의 약품을 혼용하지 않는 것이 화학적 반응으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며 “하지만 대부분의 농가에서 적게는 3가지, 많게는 5가지 이상 혼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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