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스펙쌓기 "무엇을 더 적어야 하나..."

검토 완료

김부연(babyfungus)등록 2008.11.10 10:28

대학생 스펙쌓기 "무엇을 더 적어야 하나..."

 

 

 대학교의 교육을 적절하게 소화해서 수료를 해 학위를 받아 사회에서는 그 교육의 분야에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사회에서 기대한다. 특히 많은 기업들이 조금이라도 더 유능하고 핵심역량을 갖고 있는 뛰어난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인사제도와 복지처우 개선, 고액의 연봉 제시와 같은 화려한 카드를 제시하고 있다. 지금 대학생들의 전공에 대한 자기실현의 기대와 맞물린다.

 

 모든 대학생들에게 지금 당장이라고 졸업하고 어디에든지 취직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높은 연봉을 갖고 재정적인 독립을 할 수 있고 결혼 준비도 하고 부를 축적하려는 펀드, 주식의 개인적인 자금도 운영할 수 있게 된다. 돈이 생기면 힘이 생기는 것이다. 또 다르게 생각해보면 내가 전공한 분야로 무언가 성취하고자 하는 욕심일지도 모른다.

 

 ‘나’의 관점과 기업입장은 다르다. 물론 여기서는 기업이라고 말했지만 기업뿐만이 아니다. 정부의 공공기관이 될 수도 있고 비정부기구(non-governmental organization)가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대학생의 경우에 컴퓨터공학이라는 어렵고 복잡한 학문을 이해하는 그 누군가를 필요로 하는 기업이 있을 것이다. 단지 그 학문을 누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는 기업입장에서 고려할 사항이 아니다. 당장이라도 먹통이 되는 회사 서버실을 제대로 돌아가게끔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고, 보안 프로그램으로 기업의 기밀을 보호해줄 사람이 필요한 것 뿐이다. 기업 입장에서 좀더 유리한 카드를 들고 있는 셈이다. 지금 대학교에 수많은 컴퓨터 관련 학과가 수두룩하게 널려있고 기업에서 채용정보를 알릴경우 너도나도 이력서를 제출하기 때문에 경쟁은 치열해진다. 이러한 경쟁 속에서 기업의 입맛에 맞는 대학생이 요즈음 경쟁력 있다고 얘기할 수 있다. 

 

 요즈음 대학생 모두가 기업의 요구에 맞춰 스펙을 쌓고 영어 점수를 올리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우리의 졸업 후 일터가 될 곳이기 때문에 똑똑한 대학생은 이미 많은 준비를 해놨고 지금도 스펙쌓기라는 과제를 수행한다.

 

 학교 측에서도 학생들의 졸업 후 취업에 대해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대학교의 취업률이 그 학교의 자랑거리가 되고 더 나은 학교가 될 수 있도록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언론의 칭찬과 사회의 존경을 안고 더 나은 학생들이 지원하게되는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대학교 이익을 위한 일종의 마케팅 전략이다. LG전자와 삼성SDS, 삼성 SDI, 한국전력공사, CJ, 효성그룹, 현대기아자동차 등 50여 개 국내 유수의 대기업들이 연세대학교 공학원에서 취업박람회에 참여했다. 

 

 기업의 이러한 노력에 맞게 학생들은 과연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위에서 스펙이라고 얘기했는데, 스펙이란 Specification의 단어에서 나온 말로 학점, 인턴십, 어학연수, 제2외국어 점수, 사회봉사 등을 말하며 스펙을 쌓는다는 것은 이러한 대학생 때 활동을 통해 구직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예전에는 취업을 위해 이러한 활동을 할 필요가 없었다. 학교 공부를 하다가 추천서를 받고 기업에 무난히 들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끔 친척들을 만나서 얘기하다보면 근래에 기업 입사에 대한 어려움을 말씀하시곤 하신다. 만약 다시 입사를 해야 한다면 아마 회사 들어오지도 못할 것 같다고 말한다. 요 근래의 신입사원들을 보면 다들 너무 똑똑하고 일도 잘한다고 하시며 예전보다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것이 피부에 와닿는다고들 얘기한다. 다음은 해럴드 경제 신문에서 발췌한 글이다.

 

 대학 취업박람회 현장을 찾는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매년 달라지는 캠퍼스 분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특히 갈수록 치열해지는 취업 전쟁 앞에서 갖가지 자격증과 경력으로 중무장을 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는 게 그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캠퍼스에 그물을 펼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젊은이들에게 관심이 많은 이동통신과 미디어 관련 업종의 인사 전문가 두 명을 만났다.

 

 취업박람회가 한창인 연세대 신촌캠퍼스에서 만난 이주영 SK텔레콤 HR그룹 PV추진팀 매니저의 첫 마디는 “취업준비생들의 절박함은 지난해에 비해서도 더욱 심해진 것 같다”는 것. 그는 “기업 부스에 와서 하는 말들이 너무 구구절절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 정도”라며 “아직도 취업난이 심각하다는 것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이형란 TNS미디어코리아 인사팀장은 올해 분위기에 대해 “보수나 회사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먼저 구체적으로 물어오는 학생들이 많아졌다”며 “예전에 일단 들어가고 본다는 마음이 앞섰다면 요즘에는 회사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에 따르면 취업 경쟁자들 전반의 이른바 스펙은 한 해가 다르게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인턴쉽과 각종 교내외 활동, 교환학생과 자격증 등의 수치가 갈수록 화려해지고 있다는 것. 취업박람회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씨는 “교환학생을 다녀온 학생이 3명 가운데 1명 꼴은 되는 것 같다"며 "올해는 타학교 학생들이 유난히 눈에 띈다”며 “지방 학생들도 만나봤다”고 말했다.

 

 인사 담당자들이 아쉬워하는 부분은 박람회를 찾는 이들이 4학년이나 취업준비생에 국한돼 있다는 것. 저학년부터 좋은 학점과 높은 스펙을 쌓는 것도 좋지만 매년 취업 박람회를 들어 시장 분위기를 살피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이씨는 “요즘에는 현장이나 주변인물보다 인터넷에서 정보를 접하고 나서 박람회를 찾는 이들이 많다”며 “회원수가 수십만에 달하는 취업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의 경우에도 올라오는 정보 가운데 잘못된 것들이 많다. 반드시 취업박람회 등을 통해 정보를 확인한 뒤 선배들의 조언을 구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취업박람회에는 같은 학교 출신의 선배들이 직접 나와 조언을 해주므로 진로에 대한 고민을 상담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

 

 갈수록 치열해지는 스펙 경쟁에서도 ‘자신의 분야’를 먼저 염두에 두고 뛰어드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마디로 ‘누울 자리 보고 스펙을 쌓으라’는 말이다. 이 팀장은 “그 분야에 대한 전문적 식견보다는 일에 대한 열정과 업무 이해도를 갖춘 지원자를 더욱 선호한다”며 “구직자들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잘할 수 있고 재밌어 하는 일, 미래에도 계속해 인생을 투자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면접시에도 ‘이 친구가 이 일을 정말 하고 싶어하는가’를 가장 중점적으로 묻는다”고 귀띔했다.

 

경력이나 자격 사항 역시 단순한 수치가 아닌, 과거로부터 해당 분야에 얼마나 열정과 관심이 있느냐를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 중요하다는 게 인사담당자들의 조언이다. 프레젠테이션 등을 통해 검토되는 자기 표현력이나 기본적 영어 실력은 이들이 꼽는 ‘전공 필수’다.

 

<해럴드 경제, 2008.09.20.>

 

 위의 기사에서 중요한 얘기를 하고 있다. 치열해지는 경쟁속에서도 자신의 분야를 중심으로 지원하고 스펙을 쌓으라는 조언을 주목해야 한다. 앞으로 뛰어들고자 하는 분야를 주축으로 인턴을 하거나 공모전에 입상해야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9월 22일에 정부에서 공공기관에서 재학생을 제외한 대학생 1만명을 인턴으로 채용하겠다는 기사가 났다. 이렇게 인턴을 할 수 있는 자리가 다수 생긴 것은 물론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과연 공무원 인턴을 통해서 남과 다른 자신만의 경쟁력 확보를 하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든다. 이러한 대규모 인턴은 자신의 전공, 주력 분야와 관련이 깊은 부처, 부서에서 일을 하는 맞춤식 지원을 통해 자신의 스펙을 관리해야 한다. 

 

  똑똑한 사원을 뽑고자 하는 기업의 노력에 맞춰 학생들이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이 좋지만 입사만을 노린 전략으로 승부하려고 하는 대학생들이 있어서 좋은 의도가 변질되지 않을까 염려가 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과거의 기업에서 추천서와 같이 개인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거의 무조건 채용을 했지만, 지금은 더 많은 지원자의 정보를 통해 어떠한 사람을 선별할지 기업의 목적에 맞게 합당한 사람을 뽑는다 이것은 개인의 역량을 측정하는 객관성이 증가했다는 의미이다. 내가 지원할 곳에서 나를 있는 그대로 알아주는 것은 준비를 못한 사람에게는 불쾌하고 섭섭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자신의 미래를 제대로 준비해나가는 대학생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우리는 기업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넘어서서 경쟁력 있는 기업을 만들고 글로별 경쟁에 도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물론 기업이 요구하는 일정한 능력에 맞춰서 기업에 도움이 되는 신입사원이 되자는 목표를 갖는 것도 좋지만 그것보다 기업의 커트라인을 넘어선 글로벌 리더의 커트라인에 도달하려는 보다 큰 꿈이 우리 젊은 세대에 필요하다.

 

2008.11.10 10:23 ⓒ 2008 OhmyNews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