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의 권리도 권리

흡연자를 구석으로 몰수록 비흡연자의 피해만 더 커질 뿐

검토 완료

조주연(jojular)등록 2008.11.29 19:52

금요일 수업 쉬는 시간이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담배를 피기 위해 5층 비상 계단으로 갔다. 강의실이 6층인지라 거기에 흡연구역도 따로 있는 건물도 아니기에 1층 까지 내려가 담배를 피우기엔 너무나 힘든 상황이었다. 항상 그곳에서 담배를 펴왔기 떄문에 아무 꺼리낌도 없었고, 나 이외의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담배를 펴왔다. 그렇게 담배를 피고있는데, 한 여학우가 올라오면서 나에게 말했다. “담배 좀 내려가서 피세요” 순간 당황하여 “네”라고 답했다. 그런 내가 과연 그 자리에서 담배를 끄거나 다음부터 꼭 1층까지 내려가서 담배를 필까? 그렇지 않다. 얼마 전 학교 인터넷 게시판 에서도 흡연자들에 대한 감정적인 비판의 글들이 쏟아져 나온 적이 있었다. 그 글들은 마치 흡연자들을 인간만도 못한 사람들로 비하 하면서 협연권에 대해서 주장했다. 이렇게 감정적으로 비난하는 글을 본 흡연자들이 과연 반성하면서 비흡연자들의 권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 답은 간단하다. 사회는 흡연자들이 비흡연자들에게 정말 엄청나게 생명에 지장이 될 정도의 피해를 주고 있다고 말하지만 막상 흡연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또 사회가 마치 흡연자들이 잘못하고 있다고 몰아 붙이자 흡연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자신들을 사회적 약자로 인식하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자신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더 발버둥 치게 되는 것이다. 그 권리를 지키기 위한 표현으로 더 다양한 곳에서 더 당당하게 흡연을 한다. 그들은 흡연권은 헌법상 보장된 권리이고 개인의 자유인데 비흡연자들이 협연권을 앞세워 이러한 자유를 빼앗아 간다고 생각한다. 이런 불안감에 휩싸인 흡연자들은 더 과감하게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고 더 과감하게 피해를 주려고 노력한다.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흡연자들 자신의 권리를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흡연자들도 길거리, 현관에서 흡연을 할 때면 항상 비흡연자들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상황이다. 흡연이 법적으로 제제가 가해지지 않는 이상 흡연자들은 계속해서 자신들의 권리를 보여줄 것이다. 그리고 이런 흡연자들을 더 구석으로 몰수록 비흡연자들의 피해는 더 커질 것이다. 결국 흡연권과 협연권의 권리 충돌은 권리와 의식의 차원이 아니라 법적인 측면에서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법적으로 흡연자들을 모두 구석으로 모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흡연에 대한 권리를 부여해 주어 흡연자들도 어느 정도 인정하고 나의 권리와 타인의 권리가 서로 양보하에 합의를 할 때 이 분쟁의 끝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했다. 흡연자들을 죄인 인양 계속해서 구석으로 몰아 봤자 비흡연자들은 더 큰 피해만 받을 것이다. 흡연에 대한 법적인 조치가 생기기 전까지 흡연자들을 설득하여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을 자제해 줄 것을 부탁하는것이 이런 분쟁 해결의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된다.

2008.11.29 19:52 ⓒ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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