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5천명 몰린 판교..인기 끈 이유

'입지+저분양가+전매완화'에 수요자 '발길'..."특수사례..분양시장 호전 전망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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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edaily)등록 2009.01.22 16:55
[이데일리 윤도진기자] 판교신도시 마지막 중대형 아파트인 '판교 푸르지오 그랑블'이 1순위 청약에서 2만5000여 명에 달하는 청약자를 끌어모으며 분양을 마감했다.

작년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판교신도시에 대한 평가가 예년만 못한 상황이지만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딱 들어맞을 만큼 침체된 분양시장 속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121㎡형 수도권 1순위서 51대 1

22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판교신도시 A20-2블록 `푸르지오 그랑블`은 일반분양 921가구(우선공급 분 제외) 모집에 총 2만5671명의 청약신청자가 몰렸다. 평균 청약 경쟁률은 27.9대 1을 기록했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인 주택형은 121㎡형으로 수도권 1순위에서 1560명이 청약해 51.19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145㎡형도 수도권 1순위에서 모집 가구수의 49.55배에 달하는 6126명의 신청자가 몰렸다. 앞서 분양한 광교신도시 이던하우스가 3순위까지도 모집인원을 채우지 못했던 것과는 대비되는 결과다.

전문가들은 판교신도시라는 최고의 입지 여건과 3년전 분양가격에 비해서도 평당 250만원 가량 낮은 가격이 맞아떨어져 수요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어필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또 이 아파트는 모두 전용면적 85㎡ 이상으로 현재 전매제한 기간은 5년이지만 곧 주택법령이 개정되면 3년으로 줄어, 입주후 즉시 전매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청약자를 끌어모은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김은경 스피드뱅크 리서치팀장은 "수도권 분양시장이 침체된 상태이지만 입지가 좋거나 가격경쟁력이 있다면 수요를 끌어모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셈"이라며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과 최근 강남권 아파트의 호가 상승 분위기도 수요자들의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는 있지만 워낙 특수한 사례이기 때문에 이후 수도권 미분양 해소나 부동산 시장 회복과 같은 낙관적 시나리오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초기부담 커..계약순항 '관심'

판교 푸르지오 그랑블은 계약금을 분양금액의 20%로 책정하는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가장 작은 주택형의 계약금이 1억원을 넘을 정도로 초기부담이 커 당첨자 발표 후 계약이 순조롭게 진행될 지도 관심사다.

작년 10월 평균 17.8대 1의 높은 경쟁률로 1순위 청약마감한 광교신도시 울트라 참누리는 청약 후 추석을 지나며 투자심리가 급랭하자 4분의 1가량의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한 바 있다.

조상혁 판교 푸르지오 분양소장은 "계약금 부담이 적지 않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판교 내에서도 최고의 입지라는 점과 주변 신규 분양단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격 등을 감안하면 당첨자들이 주변에서 돈을 빌려서라도 계약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계약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당첨 가점도 70점은 되어야 안정권에 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높게 책정한 계약금 비율은 해당 건설사들에게는 적지않은 유동성 유입효과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아파트의 분양 계약금액은 가장 작은 121㎡형 기준층이 1억1758만원, 펜트하우스인 331㎡형은 4억4525만원으로 전체 948가구가 모두 팔리면 계약금 수입은 1256억원에 이른다.

저금리 기조로 최근 시중금리가 낮아진 점은 계약 호조를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대출금리를 결정짓는 양도성예금증서 (CD)금리가 3%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조 소장은 "중도금 60%에 대한 집단대출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CD+2.5%포인트 안팎에서 중도금 대출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모두 중대형 물량이어서 청약가점제와 추첨제로 각각 절반씩 당첨자를 선정한다. 당첨자 발표는 오는 2월3일로 예정돼 있으며 계약은 2월9~11일 사흘간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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