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당징계 철회를 요구하는 KBS PD협회와 기자협회 회원들이 28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본관 민주광장에서 전면제작거부 출정식을 열고 있다. ⓒ 권우성
노동조합과 별개로 전면 제작거부 투쟁이라는 사상 초유의 카드를 꺼내든 기자·PD들 앞에 KBS가 당황하고 있다.
전날까지만 해도 재심청구서 내용 중 '반성', '사과' 등의 문구를 적을 것을 요구해왔던 회사는 29일 오전 10시 파면·해임 등 징계를 받았던 8명 중 7명이 제기한 재심청구를 받아들여 특별인사위원회를 전격 개최했다.
앞서 KBS는 이날 새벽 사내게시판에 '갈등을 치유하고 KBS의 힘을 하나로 모읍시다'는 제목의 호소문을 통해 "다행히 어제(28일) 저녁 징계 대상자 대부분이 본인의 신념에 따라 회사에 재심을 신청했으니 사원 여러분께서는 제작 현장으로 복귀하여 공식절차인 특별인사위원회의 판단을 믿고 지켜봐주시기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회사는 호소문에서 제작 거부에 나선 기자와 PD들에게 투쟁을 철회할 것을 단호하게 요구했다.
회사는 "어떠한 명분과 이유라도 KBS 방송을 볼모로 제작 거부 등 집단행동을 하는 것은 공영방송의 구성원으로서 올바른 처신이 아닐 것"이라며 "여러분의 순수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과 시청자에게는 자칫 사원 이기주의로 비춰질 수 있다"고 사원들을 압박했다.
또 "회사의 진심어린 호소에도 불구하고 여러분이 업무 복귀 결단의 시기를 놓치게 된다면 회사도 기준과 절차에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제작거부 투쟁과 관련해 추가 징계가 내려질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한편, 이날 오전부터 전면 제작거부에 나선 KBS 기자협회와 PD협회 소속 회원들은 이러한 사측의 엄포에도 꿈쩍도 않고 있다.
김덕재 KBS PD협회장은 "그동안 억눌려 말 못하고 우리 뉴스와 프로그램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방관해왔지만 앞으로 우리의 투쟁은 뉴스와 프로그램을 똑바로 세우는 게 목표가 될 것"이라며 전면 제작거부 투쟁 목표를 분명히 했다.
김 협회장은 이어, "회사가 재심 인사위를 개최하는 것을 보니 매우 다급했던 모양"이라며 "재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징계 완전 철회 ▲징계 결정 주범 문책 ▲회사의 사과가 이뤄지지 않는 한 우리의 투쟁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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