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영문법 책

그 옛날 어려웠던 영문법

검토 완료

조석진(cho3237)등록 2009.02.22 12:02
한국사람치고 영어에 얽힌 이야기 보따리가 없는 사람이 없겠지만 중고교 모두 입시시험을 치렀고 대학에서도 영어를 전공했고 또 그런 연유로 번역일을 좀 손댔다는 경력으로 이곳 캐나다에 번역 독립이민까지 온 나에게는 그 보따리가 쬐끔은 더 클 수 있겠다.

어제 인터넷 조선일보를 보니 YBM영어의 최고경영자이자 시사영어사 창립인의 영어에 관한 이바구가 실렸더라.

일인일색, 백인백색이라.

어찌 영어로 사업을 일으킨 사람에 비하겠냐마는 그래도 우리네 세대, 아니 지금의 세대도 또한 마찬가지로 요놈의 '영어'에 미쳐 나간 사람들 한둘이 아닐게다.

동네마다 골목마다 자칭 타칭의 수많은 영어 고수들,

그들이 일러주는 수많은 비법과 비기(秘技)들..

'아, 영어..!'

영어로 무슨 경험을 갖고 있나요? 이렇게 누군가 불쑥 물으면 아마 이 말부터 나오리라. 모두들.

그랬다. 수학과 다른 과목은 입시시험의 종료와 함께 모두들 어디론가 사라졌는데 이늠의 '영어'란 놈은 한평생을 잡는구나.

피할 수도 맞닥뜨릴 수도 없는 상대다. 그렇다면?

이 책을 한번 보시라. 이제야 나는 영어 책 장수로 돌아간다.

오컴 선생의 영문법 1 학습영문법의 고전 ⓒ 조석진


1980년 4판 인쇄된 책이다.

바로 책 제목대로

'A GRAMMAR OF THE ENGLISH LANGUAGE by GEORGE O. CURME

Volume 1: Parts of Speech' 이다.

쉽게 이바구하면 오컴이란 영문학자의 양놈판 '성문종합영어'라 보면 된다. 이 책을 대학 신입생때 처음 소개 받았다.

이 책을 원서로 다시 풀어 번역한 책이 작고한 영문학자 박술음의 '학습영문법'이란 책이다. 표지를 소개하면

박술음 선생의 영문법 영어학자 박술음 선생의 영문법책 ⓒ 조석진


아마 이책도 절판되었는지 모르겠다. 인터넷 검색하니 팔긴 팔던데...

이런 책들로 배운 영어가 어언 3,40년이 흘렀구나...

무어 책자랑 영어자랑이 이 카테고리의 목적이 아니다. 아니 정반대다.

우리가 배운 영어가 이미 포화상태이고 더 이상 배울 필요가 없다는 삐딱한 주장이 나의 주장이다.

번역질에 온갖 험한 영어란 영어는 다 만난 내가 이곳에 와서 세탁을 하며 수많은 화이트, 중동 깔라깔라, 인도 깔라깔라, 동유럽 깔라깔라, 흑인들을 만나서 내린 결론이다.

어떻게 안면이라도 좀 터서 고급으로 수준올리려면 화이트들의 반응은 냉담하더라.

즉, '넌 그냥 세탁해.. 국제 정치따위 논하지 말고? 응?' 이런 식이었다.

바로 이제는 영어가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영어는 '도구 (Tool)', 그 이상 그 이하가 아니다.

이 언어를 도구삼아 우리가 사용하면 되는 것이지 마치 영어가 종착역인 마냥 '실전 영어' '학습 영어' '입시 영어' '회화 영어' ...이렇게 복잡다단하게 접근하면 마치 언젠가는 만나는 원래 시발지인 처음 소개한 오컴의 무시무시한 영문법 책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참 영어에 대한 글을 쓰려니 상념은 밀려들고 자판은 느려터져 우선 복장이 심하게 울렁거린다.

난 초등학교 6년, 2년생인 아이들을 이끌고 여기 북미대륙으로 건너 왔다.

초라한 '언어학도'로 사회생활을 기업체서 하다가 자천타천으로 건너 왔다.

어느 후레 언어학자인지 기억나지 않으나 만12세 이전에 외국으로 가면 그곳의 '네이티브 스피커(원어민)' 수준 이 된다는 개떡같은 이론을 철썩같이 믿었다.

맞았냐고? 그 이론이?  한번 만나면 멱살 한번 잡고 싶다.

거짓말이다. 모든 언어이론 따위는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이 생활경험에서 터득했다. 생각해보라. 우리네 아이들도 태어나 두어살만 되어도 유행가도 따라 흥얼거리는 말이 빠른 아이도 있고 초등입학 나이되도록 언어가 어누룩한 아이도 있지 않은가!

전적으로 말(言)은 개인차이더라. 그래서 우리 식구들은 눌변의 영어를 팽개치고 문(文)의 영어로 돌아가기로 했다.

지금 한국에서 전개되는 모든 영어개혁 바람, 즉 '소통의 영어' 만들기에 정반대되는 방향으로 간다는 말이다.

아마 이 카테고리에서 끊임없이 전개할 나의 영어 이야기는 이쯤에서 단락을 짓고 또 다시 우리의 전통 학습영문법의 대가 오컴 선생의 두번째 책표지를 구경하자.

오컴 선생의 영문법 2 오컴의 두번째 영문법 '구문론' ⓒ 조석진


어라! 책 표지도 없네?

이 책을 구한다고 아마존에 검색하여 거의 100불(캐나다 달러, 우리돈 10만원)이상 지불하여 받았는데 워낙 고전이라 두번째 책은 표지가 없다더라.

그래도 속내용은 완전 신판인데 그만 놀랐다.

우선 내가 이런 책으로 공부했다는 사실과 그 내용이 어마어마하게 어렵다는 것이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문법설명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책 조판이 어려워 마치 사전수준인 것이다.

서로서로 연계된 문법 설명으로 쉽게 설명하면 인터넷에서 검색단어 서로가 연결된 그런 설명을 '15 2 a'으로 표기를 붙여 툭하면 ''14 1 c'를 참조하세요' 이런 식이다.

눈밝은 사람들은 알겠지만 처음 숫자는 굵은 고딕체이고 다음 숫자는 그냥 일반 표기 다음은 영문 소문자이다. 즉, 이렇게 항절을 표기한 것이다.

이왕지사 구입하였으니 아이들에게 권유하지도 못하겄고 내가 낮잠을 청할 때 '수면제'용으로 사용하기로 하였다.

아마 현시대를 사는 사람치고 이 책을 두 페이지 이상을 잠들지 않고 읽어내는 사람은 없으리라.

그래도 깨알같은 글씨로 서로의 문법을 연계한 그 공로를 생각하니 '참! 학자도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니구나...'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두번째 책은 원명은

'A GRAMMAR OF THE ENGLISH LANGUAGE by GEORGE O. CURME

Volume 2: Syntax'

이다.

우리식으로 보면 첫째권은 '품사론' 두번째는 '구문론'이다.

수많은 문법용어들이 법썩을 치는 그런 책인데 어제 읽은 민영빈 YBM사장의 표현대로라면 '고추보집물'-즉, 유명사, 상명사, 통명사, 합명사, 질명사의 앞글 조합-의 문법용어가 난무하는 그런 책이다.

어떻게 어떻게 피하다가 다시 만난 이 책.

그러나 우리네는 이렇게 접근했고 이렇게 마무리지어야만 하는 숙명 아닌가 하는 그런 느낌이 든다.

아무리 혀를 굴려도 얼굴색까지 변화시키지 못하는 숙명이라면 이제는 우리네 영어 학습법을 가질 때가 된 것 같다.

그리고 우리네 고전 영어학습법이 무어 그리 못났는가? 묻고싶다.

그렇게 저렇게 배워도 '반기문' UN 사무총장까지 배출된 영어학습법 아닌가?

스스로 해온 방법 팽개치고 새로운 것을 찾는다고 야단들인데 나는 감히 '온고지신'을 외친다. 그리고 그렇게 한 영어도 일반의 양놈들과 비하면 외려 넘친다.

너무 많이 배웠다.

얘들은 철자도 모르더라.

문제는 외국인처럼 영어를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이것은 바로 오늘의 책 주인공, 오컴 선생이 자신의 머리말에서 이미 30,40년 전에 말하더라.

영어는 수많은 짬뽕이라서 각지에 맞게 발전, 전개되었고 각 지역의 특성을 살려야한다고 이미 말하고 있더라.

우린 극동지역의 영어에 맞는 그런 학습법을 가질 때도 되었다. '아륀지'하지 말고.

가게가서 그냥 집어들고 계산하면 만사 OK다. 무어 '오린지' '아륀지'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영어학습에 대한 이야기

http://blog.daum.net/cho3237 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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