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기는 이 시대 흐름의 생생한 현장

김수환 추기경의 추도현장을 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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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eastpak4)등록 2009.02.24 10:59

용산참사, 강호순사건, 故김수환 추기경 등의 기사가 현재 주를 이뤄 사회의 모든 관심이 이곳에 쏠리고 있다. 이로 인해 요즘 누구나 대화할 때 이것이 화제가 되고 있을 것이다.

 

그 동안 간접적으로 방송, 신문, 인터넷 등의 미디어 매체를 접하게 되지만, 이 곳 서울은 정말 이 시대의 흐름을 직접 경험하며 느끼고 알 수 있는 곳이라 표현하면 될 듯하다. 그야말로 시청주변은 각 언론사 건물들이 주로 밀집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이 모여 있다.

 

특히 현재 가장 사회적 이슈는 아마 故김수환 추기경에 대한 기사일거다. 정계, 종교계 유명 인사들은 물론 많은 신도가 계속해서 조문을 오고 있다.  17일 첫날 오전  명동성당에 도착했을 때 길게 늘어뜨린 줄과 함께 많은 언론사가 와서 사진을 찍으며 취재 경쟁을 벌였다. 필자도 프레스센터에 가서 당당하게 시민기자라고 하며 기자명찰을 받아 들고 나왔다.

 

성당 안에 들어가서 유리관 안에 안치돼 있는 김 추기경의 시신의 모습을 가까이 가서 찍으려 하자, 명찰이 걸려 있는데도 작은 디지털카메라들 들고 찍으니 안내자들로부터 무시도 당하고 저지당하기도 했다. 그래도 굴하지 않고 요령껏 열심히 찍어봤다.

 

이회창(자유선진당) 의원이 등장하자 갑자기 기자들이 서로 가까이 가서 찍으려고 경쟁이 붙었다. 작은 디카로는 엄두도 못 냈다. 이 의원은 유리관 주변을 돌고 조문을 마치고 나오면서 바로 옆을 지나가는 데 엄청난 포스나 기 같은 전율이 느껴질 정도였다. 더구나 뒤로관계자들 대여섯이 따라가니 마치 엄청난 보스 같았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도 모습을 드러내자 느슨하게 찍던 기자들도 재빠르게 모여 들어 또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김 전 대통령은 불편한 다리로 주변의 부축을 받으며 조문을 마친 후 휠체어를 타고 빠져나갔다.

 

불교계 인사로는 임당스님(불교방송 이사장), 지관스님 외 조계종의 대표 인사들이 이곳을 찾았다. 스님이 성당을 찾았으니 이것만으로도 취재진이 다시 몰렸다. 기독교 대표로 엄신형(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가 찾았을 때는 사뭇 비교가 됐다. 그만큼 성격이 비슷한 기독교보다는 불교에서 온 것이 더 종교의 벽을 허문 특종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추도의식 내내 많은 신도들이 눈물을 흘리며 애도했고 '자비를 베푸소서, 영원한 안식을 허락하소서'를 반복하며 미사 분위기를 냈다.

추도 행렬은 성당부터 명동거리는 물론 도로까지 길게 이어져 있어 김 추기경이 얼마나 사회적 인지도가 높은 종교계의 큰 손임을 직접 실감케 했다. 차량을 통제하고 있던 교통경찰들도 한 사람의 조문을 위해 이렇게 많은 인원이 찾은 것은 유례없는 일이라며 하나같이  혀를 내둘렀다.

 

성당으로 올라오는 길에는 그의 생전 모습들을 담은 사진도 전시돼 있어 김 추기경의 행적을 알게도 했다.

 

한편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은 필자가 돌아간 후에 왔다가 가서 아쉬움이 조금 남았다.

 

이렇게 세상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생생한 현장에 와서 직접 보고 기자로 체험도 해보니  참으로 좋은 시간이 됐다. 강원도에 살고 있던 나 자신이 우물 안 개구리란 생각이 들게 된건 당연한 일인 듯하다. 하지만 이곳에선 인심이 훈훈한 모습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모두가 바쁜 일상과 직장생활에 얽매여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지하철 출퇴근 시간 풍경을 보면 더욱 그렇다.

그래도 생활에 얽매여서 살아가지 않고 모두가 일을 즐기며 살아가는 건 어떨지 생각해 보는 시간도 됐다.

 

2009.02.24 11:00 ⓒ 2009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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