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순 마케팅'. 이젠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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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sj5425)등록 2009.03.12 17:37
삼성전자가 새롭게 출시한 호신전용 휴대전화를 한 언론매체가 일명 '강호순폰'이라 이름 붙여 국민들을 '뿔나게' 했다. 더욱 흥미 있고, 더욱 자극적인 기사가 국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고는 하지만 해도 해도 너무하다. 입에 올리기도 두려운 희대의 살인마 이름을 생활의 필수품인 휴대전화에 그대로 갖다 붙여 기사를 내보낸 행동은 기자윤리를 저버린 셈이다. 살인자의 이름을 딴 휴대전화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다른 '연예인폰'처럼 구매에까지 좋은 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 언론사의 윤리의식 부재로 인해 정작 별 생각 없이 휴대전화를 출시한 삼성전자 측은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강호순'이라는 이름 하나에 대한민국이 들썩이는 요즘, '강호순 마케팅'은 목적 달성을 위해 이용되는 훌륭한 마케팅이기보다 한심하기 짝이 없는 마케팅일 뿐이다. 청와대는 '강호순'을 활용하려다가 국민의 눈초리를 받았다. 청와대 행정관이 '용산 참사'를 축소시키고자 '강호순을 이용한 여론몰이' 홍보지침을 e-메일을 통해 각 경찰청에 보냈던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용산 참사로 인한 국민의 반발을 피하기 위해 청와대가 선택한 '강호순'카드는 국민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고 했다가 오히려 '자기가 파놓은 구덩이에 자기가 빠져버리는 꼴'이 돼 버렸다. 국민의 모범이 되고, 국가를 올바른 길로 이끌어 가는데 앞장 서야할 청와대가 '강호순'을 위기대처의 수단으로 활용했다니, 한심스럽기 그지없다.
언론에서도, 청와대에서도 강호순을 마케팅으로 이용하여 이득을 취하려 했으니 본인인 강호순이야 오죽할까. 강호순 또한 얼마 전, 자서전을 출간하겠다고 나서 파문이 일었다. "죽이기 아까운 여자였지만 죽이려고 생각했으면 죽여야죠"라고 말한 강호순에게는 이미 도덕도, 윤리도 없었다. 자서전을 통해 인세를 받겠다는 그는 뛰어난 마케터가 아니라, 그저 죄책감도 자기반성도 없는 희대의 살인마에 불과하다. 강호순은 마땅히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범죄자일 뿐이다. 따라서 '강호순 마케팅'을 통해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 '강호순 마케팅'을 철저히 이용하는 그들은, 자신의 성적 쾌락을 위해서 끔찍한 살인도 서슴지 않은 강호순과 다를 바 없다. 강호순을 '정장 입은 뱀'이라고 하지만, 이 '정장 입은 뱀'을 마케팅에 이용하는 그들은 정장은커녕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독사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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