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나꼬무 이야기』작가 '겔부 이부용'씨 인터뷰

검토 완료

이성인(leeat)등록 2009.03.17 20:23

'꾸나꼬무 이야기'는 올해로 3년째를 맞는다. ⓒ 이성인




"저는 정말 만화 그리는게 즐거워요"

올해로 『꾸나꼬무 이야기』가 3년째를 맞이한다. 60만 꾸나들에게 공감을, 꼬무들에겐 잠시나마 위안과 즐거움을, 500만 예비역에게 추억의 쉼터를, 군 입대를 앞둔 입대자들에게 오아시스가 된 『꾸나꼬무 이야기』.

주호민의 군대 연재만화 '짬'과 함께 리얼리티 야생 군 생활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만화로 평가 받고 있다. '짬'의 주호민과 달리 그 동안 베일에 쌓여온 『꾸나꼬무 이야기』의 작가 겔부 '이부용'. 오늘의 주인공, 작가 이부용씨와 만나 그 동안의 궁금증을 속시원이 풀어 봤다.

『꾸나꼬무 이야기』작가 '겔부 이부용' 씨 ⓒ 이성인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한다.

- 스투(스포츠투데이, stoo.com)에서『꼬나꼬무 이야기』를 연재하는 겔부 '이부용' 입니다. 현재 추계예술대학교에서 판화를 배우고 있습니다.

판화전공이라 독특하다, 어떻게 판화전공을 선택하게 됐나?

- 처음에는 만화를 전공을 택하고 싶었다. 그런데 당시에는 만화과가 별로 없었다. 고등학교때 야자를 빼먹기 위해서 미술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홍대 판화가협회에서 운영하는 학원이였다. 그런 계기로 판화과를 택하게 됐다. 

82년생으로 알고 있다. 아직까지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학교를 늦게 입학한건가?

-아니다, 01학번이다. 올해 4학년으로 10년째 다니고 있다. 2학년 1학기 마치고 군 휴학하고 친구와 같이 다니기 위해 휴학하다 보니 이렇게 오래 다니게 됐다(웃음).

꼬무 ⓒ 이성인


"초등학교 2학년 때 부터 장래희망이 만화가"
"더 골드의 2년 2개월이 모티브" 

만화는 어릴적부터 계속 그렸나?

-그렇다, 장래희망이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만화가였다. 왠지 모르겠는데 어릴적부터 만화를 따라 그리는 걸 좋아했다. 피구왕 통키, 슬램덩크 같은 만화 그리기를 좋아하다가, 나중에 장래희망 같은 걸 쓸 때, 만화가로 썼다. 그러다 보니 지금 이렇게 만화를 그리고 있다.

만화는 어릴적부터 계속 그렸나?

-그렇다, 장래희망이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만화가였다. 왠지 모르겠는데 어릴적부터 만화를 따라 그리는 걸 좋아했다. 피구왕 통키, 슬램덩크 같은 만화 그리기를 좋아하다가, 나중에 장래희망 같은 걸 쓸 때, 만화가로 썼다. 그러다 보니 지금 이렇게 만화를 그리고 있다.

꾸나꼬무 이야기』는 언제부터 연재하시기 시작했나?

-2006년 1월 1일 인가? 그 전에 잠깐 다른 걸 그리다가 한 회사로부터 제의를 받고 시작했다. 원래 꾸나꼬무 케릭터가 있다. 더 골드가 부른 2년 2개월 노래에 등장한다. 플레시 에니메이션으로만든 뮤직비디오였다.

그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꼬나꼬무 케릭터를 조금 변형시켜서 사장님께서 만화를 연재하고 싶어하셨다. 그래서 나에게 제의를 했다. 내용은 나에게 맡기셨다.

처음에는 원래 꼬무도 머리가 긴 케릭터 그대로 였는데, 그리다 보니깐 정말 청순하고 눈물 많았다. 나는 이렇게 못 그리겠다 싶어 머리도 바꾸고 내 개성 것 만들었다.

만화를 그리는 친구가 하나 있다. '헤탈리카'라는 자전거 연재기를 나보다 먼저 그렸다. 만화를 꿈으로 가지고 있지 않은 친구인데 나보다 먼저 만화를 그린 것에 발끈해서 그린 것도 없지 않다. 

『꾸나꼬무 이야기』가 2006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군대에 대해서 궁금해 하시는 거 같다. 처음 만든 이유가 바로 그거였다. 여자들한테 보여주는 만화였다. 남자친구가 군대에 가면 학교 남자 선배들이나 오빠에게 군 생활에대해 듣는다. 대부분 재미있는 얘기 위주로 하는 허풍이 많다. 이러다 보니 여자친구들이 군 생활에 대해 잘 모를 수 있기 때문에 원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지금은 처음의 의도와 달리 조금 모호해졌다. 스투에 독자층이 남자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군 생활에 대해서 알고 있다. 나는 모르는 사람을 보라고 그린 건데, 남자분들이 '이걸 누가 몰라' 이렇게 말한다.

지금 꼬무 군복에 3사단 마크가 달려 있다. 내가 3사단을 나왔기 때문이다. 내가 그리는게 모든 부대에 모습은 아니다. 그래서 내가 나온 부대에 한정지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나는 구막사를 써서, 나무 관물대를 사용했다. 그때 내 친구들은 철 관물대(신형) 쓰고 있었다. 그걸 정확하게 말 안 해주면 다 만화에서처럼 군 생활을 하는지 알거 아닌가?

마크를 그리고 나니깐, 여기에 달아도 되나? 부대 마크를 그리면 군에 걸리는거 아닌가, 걱정이 됐다. 지금까지 아무도 얘기 안 해서 그냥 그리고 있다. 사실 노란색으로 해골 그리는게 귀찮다. 

귀찮은데 왜 계속 그리는 건가?

- 그림을 그리면서 쓸데없이 집착하는 게 있다. 없어도 되는데, 예를 들어서 우체국 소포 박스가 오면 상자만 들고 있어도 상관없는데, 난 우체국 상자 이미지를 찾아서 띠랑, 마크랑 잘 안 보이는데 까지 자세히 그린다. 

내가 그런 걸 좋아한다. 과자를 그릴 때도 과자를 사서 앞에 놓고 그린다. 처음에는 꾸나와 꼬무가 사복을 입지 않나? 어딘가 쇼핑몰에 있는 옷이다. 여자 옷은 한계가 있다. 처음에는 아디다스를 좋아해서 다 아디다스 져지를 그렸다. 꼬무는 리바리스에서 나온 치마를 그렸는데, 그걸 간혹 알아보는 분들이 있다. 나 이거 있다고 말이다. 나는 그게 뿌듯하다. 있다, 보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재미있다. 어떤 물건을 그리면, 거기 있는 건 그대로 그려야 한다.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도록.

만화 그리는게 즐겁다는 이부용씨. ⓒ 이성인


"이야기 대부분이 직접 경험한 일들..."
"한 작품을 그리는데 18시간 걸려..."


꼼꼼한 면이 있는 것 같다.

- 그렇다. 가끔 만화를 그리는 형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한다. 내가 만화 한편을 그리는데 18시간 정도 걸리는데 다른 형들은 6시간 정도 걸린다는 했다. 내가 150화 까지는 명암을 투톤을 넣었다. 그러다 보니 콘티 짜는 시간 보다 그림 그리는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형들은 하나를 줄이라고 하는데, 난 없으니깐 이상해서 투톤을 계속 넣었다.

만화에 등장하는 에피소드 모두 직접 경험하신 일인가?

- 그렇다. 처음에는 그랬다. 나도 그리다 보니깐 허풍이 조금 들어간다. 일기도 아니고 만화인데 보면서 웃는 장면은 만들어야 될 거 아닌가?(웃음) 

꼬무는 본인의 경험을 썼다면, 꼬나 부분은 어떻게 그렸나?

-여자친구 내용이 나오긴 하는데 그렇게 자세히 나오진 않는다. 군대에 있으면서 전화를 통해 듣고, 학교에 있으면서 남자친구를 군대에 보낸 여자들을 보면서 그린다. 어느 시점에 바람을 피는지, 갑자기 안 가는 곳을 가는 때가 언젠지. 네이버에 고무신 카페가 있다. 제일 크다고 알고 있다. 그곳의 도움이 정말 컸다. 

여자친구가 부대마크 모습의 선물로 만들어서 보내주는 장면이 있는데 진짜인가?

-아니다. 네이버 고무신 카페에서 보고 그렸다. 소포를 받는 장면을 보여줘야 하는데, 내가 받아본 소포는 그렇게 예쁘지 않았다. 카페에 소포 뽐내기 메뉴가 있다.

꼬무가 꾸나한테 보낸 부대마크 소포 ⓒ 이성인


여자친구가 어떤 남자에게 편지를 건내 받는 장면이 있는데 있었던 일인가?

-내 친구의 일화다. 상명대학교 다니던 친구가 들려줬던 이야기다. 버스를 타고 가다 맘에 드는 여자가 들어와서 쪽지에 전화번호를 적어 그 여자를 따라 내렸다고 한다. 여자에게 쪽지를 떨어뜨렸다고 말을 건넸다. 자신이 떨어뜨린 쪽지가 아니라고 하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오늘만 떨어뜨렸다고 생각해 주세요." (웃음)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그렸다.

꼬무가 모르는 남자로 부터 연락처를 받는 모습(바람!?) ⓒ 이성인


'남자이기 때문에' 에피소드는 실제 있었던 일인가?

-그렇다, 정말 있었던 일이다. 당시 사고사례가 많았다. 그래서 성군기 문란을 방지하기 위해서 위에서 내려온 지시였다.

군 생활중 실제로 겪었던 '남자이기 때문에' 에피소드 ⓒ 이성인


첫 작품에 성공한거 아닌가?

-그런 것 같다. 처음에 나는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았다. 형들이 정식연재 하는 게 쉬운 것이 아니라는 얘기를 듣고 맘을 바꿔 먹었다. 어떤 형은 자신이 정식연재 할 때가 32살 이였다고 했다. 요즘 아마추어란 사람들이 그림그린 걸 보면 대단하다. 1~2년만 늦었으면 지금 어딘가에서 서빙하고 있었을 것이다.(웃음) 

처음부터 인기를 얻어서 자만해지진 않았나?

-그랬었다. 어느 순간부터 욕을 많이 먹기 시작했다. 연재 시간을 안 지킨다고. 개인적인 일이 있었지만, 자주 그런 일이 생겨 사과문을 올리기 죄송스럽고 해서 인터넷을 안 했던 적이 있다. 정말 『꾸나꼬무 이야기』를 사랑해 주시는 분들께 죄송하다.

어떤 일이 있었나?

- 저작권 때문에 2달 동안 문제가 있었다.

언젠가는 한번, 3년 정도 됐을 때는, 갑자기 안 그려졌었다. 얼굴을 그리면서, '내가 이렇게 안 그렸는데...', '이렇게 안 생겼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색칠을 하면서도 '이게 아닌데....' 그래서 며칠동안 고민에 빠진 적도 있다.

'겔부'라는 예명은 어떻게 얻었나?

- 초등학교때 별명이다. 당시 성에 '개' 붙이기가 유행이였다. 이장이면 개장이라고 부렀다. 내 이름이 이부용이기 때문에 개부라는 별명이 생겼다. 중학교 정보산업시간에 이메일 가입해야 했는데, 누가 'geboo'를 사용하고 있어서 'gelboo'를 사용했다. 그래서 지금 '겔부'가 됐다. 

『꾸나꼬무 이야기』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케릭터가 있나?

- 낌썽이라는 케릭터다. 나에게 정말 잘해 줬다. 내가 그 형을 본 것은 2달 정도 였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전라도 분이였다. 거친 말투였지만 정이 느껴져 좋았다. 『꾸나꼬무 이야기』에 등장하는 이름은 모두 군대 별명들이다. 실제로 그렇게 불렀다. 

같은 군대 만화인 '짬'은 큰 인기를 끌고 단행본을 냈다고 알고 있다. 『꾸나꼬무 이야기』도 단행본으로 만들 생각이 있나?

- 그렇다. 제의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직접 만들 생각이다. '짬'은 워낙 인기가 많았다. 짬을 그린 호민형보다 2달 정도 늦게 연재를 시작했다.  그래서 처음에 욕을 많이 먹었다. '짬'이 뜨니깐 다들 따라한다고. 나는 제의를 받고 그렸을 뿐인데 조금 억울했다.  

구상하고 있는 만화가 있나?

-그렇다. 일상적인 주제를 그리고 싶다. 하지만 엉뚱하고 삐딱한 모습으로. 시니컬하게? 지금 3개 정도 구상했다. 어떤 것으로 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내가 아직 글을 잘 쓰지 못한다. 그래서 꾸준히 독서를 하고 있다. 희곡집, 시나리오 작성법도 배우고 싶다.

나중에 여유가 있을 때 출판만화로 가고 싶다. 컴퓨터로 하면 색을 모두 넣어야 하기 때문에 힘들다.

'이나중 탁구부'를 그린 만화가 '후루야 미노루'를 제일 존경한다. 그 분의 만화 중 '그린힐'이라는 만화를 제일 좋아한다. 그 만화처럼 평범함 속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그리고 싶은게 나의 꿈이다. 

언젠가 한번 꼭 안중근 의사의 옥중 이야기를 만화로 그리고 싶다. 군대에 있을 때 옥중에서 나눈 이야기를 기록한 책을 봤다. 세로로 쓰인 오래된 책 이였는데 너무 감명 깊었다.

꼭 그 만화를 보고 싶다. 기대하겠다.
앞으로도 멋진 활동 부탁한다.

죽기전에 꼭 한번 안중근 의사의 옥중 이야기을 만화로 그리고 싶다는 '이부용'씨 ⓒ 이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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