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도 마르지 않았는데..." 고대가 김연아 키워?

고려대 김연아 광고... 군포 '어이없다'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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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기(wls8118)등록 2009.04.01 16:16

군포 관내에 걸려 있는 김연아 선수 '세계 선수권 대회 우승 축하' 현수막 ⓒ 정다영


"주위 사람들이 그럽디다. '고려대학교의 김연아 광고는 허위광고, 과대광고다. (학적부에)잉크도 마르지 않았는데 어떻게 고대가 키웠냐'고. 그러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고대도 광고를)하고 싶은 유혹이 있었을 겁니다."

김연아 선수의 모교인 현종민(61) 군포수리고등학교 교장의 말이다.

지난 30일 고려대가 한 일간지 1면에 내보낸 '고대가 세계의 리더를 낳았다'라는 김연아 선수의 광고 이후 군포가 술렁이고 있다. 많은 시민들이 '어이없다'는 표정.

현종민 교장은 "특히 예체능계 학생들은 연계교육이 중요하다"며 "재능이 있는 학생들을 초등학교에서 발굴하고 중학교에서 싹을 틔워야 한다. 이런 과정이 고등학교까지 이어지면서 지속적으로 재능을 발전시킬 수 있어야 김연아 같은 우수한 인재가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종민 군포수리고등학교 교장 ⓒ 정다영

결국 광고를 내보낸 것에 대해서는 이해하지만, 고대가 아무런 도움 없이 '잉크도 마르지 않은' 김연아 선수를 '낳았다'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섭섭하다는 눈치.

김연아라는 세계적인 스타가 만들어지기까지 도움을 준 곳들도 많이 있겠지만 그 중 김연아 후원회를 빼놓을 수 없다.

김연아 후원회는 김연아가 군포도장중학교에서 수리고로 진학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 후원회는 김연아 선수가 유명세를 타기 이전부터 1년에 3천만원씩 3년 동안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현재도 수리고 빙상부에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고.

그러나 후원회 관계자는 "이번 고대 김연아 광고에 대해, 후원회 자체가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별로 달갑지 않게 생각한다"며 "후원회는 김연아 선수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도와줬던 것 뿐이고, 현재도 후진 양성을 위해 도움을 줄 뿐이지 공치사를 하게 되면 진정성이 떨어져 별로 내세우고 싶지 않다"고 답변을 거부했다.

시민들 반응도 좋은 편은 아니다. 군포시 광정동에 사는 한 시민은 "(고대가)오버했다는 생각"이라며 "나름대로 욕심은 있었겠지만 정도가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효철(금정동, 36)씨는 "어이없다. 이명박 대통령 때문에 고대 이미지가 실추됐었는데 이번 광고로 더욱 안 좋아진것 같다"며 "그러나 김연아 선수는 홈페이지에서 고려대에 입학한 것을 자랑스러워 했는데 언론에서 자신의 학교를 너무 몰아세워 김연아 선수가 싫어하진 않을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군포시의 반응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한 공무원은 "연아가 아직 고등학교 졸업장도 받아가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낳았다'는 것은 오버한 것"이라며 "김연아 선수가 고대와 1년 동안은 시험을 보지 않고도 학점을 주는 것으로 계약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학교도 한 번 나가지 않았는데..."라고 지적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군포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이병기, 정다영 공동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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