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신해철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처벌하라고 한다

고발 보수단체 대표 "일벌백계 차원에서 고발하게 되었다"

검토 완료

정진호(jjhland)등록 2009.04.18 11:32
어느 보수단체에서 가수 신해철씨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한다고 기자회견을 하고 고발장을 접수했다. 과거 냉전체제하의 권위주의 정부하에서는 구속도 당할 수 있는 사건일 수 있다.

신해철씨가 한말은 "조선 인민민주주의공화국이 합당한 주권과 적법한 국제절차에 따라 로켓 발사에 성공했음을 민족의 일원으로 경축한다" 였다. 사실 요즘의 남북관계나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볼 때 "표현이 많이 쎄다." 당연히 찬성 의견이 있을 수 있고, 반대 의견도 있어 논쟁거리가 되고 있음이 사실이다. 

고발한 단체의 고발 이유를 읽어 보면서 이 분들의 충정을 우선 액면 그대로 받아드려 보려고 해 봤고, 그래도 문제점이 있는 것은 한마디 덫붙여 본다. 

<라이트(오른쪽)코리아(한국) 대표>
"신씨가 전혀 합법성이 없는 북한의 로켓 발사가 '적법한 국제절차'에 따랐다며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
"검찰이 신해철씨의 발언을 문제 삼지 않아 우리가 고발하게 되었다."
"일벌백계 차원에서 고발장을 접수하게 되었다."
"이런 것을 그냥 놔두면 철없는 우리 아이들이 따라할까봐 그것이 염려되서다"

이 분들의 충정을 살펴보자.
첫째, 신해철씨가 직업이 가수이다 보니 국제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 있다. 이 단체 회원들 중에  국제법 전문가가 계신가 보다. 틀린 사실을 신해철씨가 유포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나 보다.
둘째, 검찰이 북한을 찬양고무 하는 신해철씨에 대해 아무 대응을 안하고 있으니, 국민의 권리로서 고발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셋째, 신해철씨 생각이 위험한 생각이니,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당신들의 생각이 잘못'이라는 사실을 검찰 고발이라는 강한 방법으로 '일벌백계'의 경고메세지를 날린 것이다.
넷째, 철없는 애들이니까 따라하면 위험하여 지식이 많은 어른들로서 미리 예방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도 어른들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행동이다. 

우리나라의 행동하는 지성인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다만, 이 분들의 충정어린 마음은 십분 이해하지만, 조금 경솔한 측면이 있어 지적하고 가는게 발전이 있겠다.
첫번째, 국제법 절차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부분인데, 신해철씨 직업이 가수이다 보니 국제법 당연히 모를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런데 국제법 절차 잘 모르는 것을 가지고 '국가보안법 위반'이라고 검찰에 고발까지 해야 하는가 싶다. 이 문제는 국제법 교수들 간에도 논란이 있는 문제인데, 일반인 수준의 법률지식을 가진 가수 신해철씨가 한 얘기인데, 고발까지는 좀 심하지 않은가 싶다.
두번째, 대한민국 검찰이 업무방기를 하는 조직인가? 특히 국가의 안위에 관련된 문제라면 검찰이 가만히 있겠는가? 검찰 입장에서는 신해철씨 발언이 조금 과한 부분이 있지만, 국가보안법 위반까지는 아니라고 판단한 것은 아니겠는가? 아니면 위반 부분에 대한 법률검토를 하고 있던지. 지성인이라면 그리고 국가의 안전과 정체성을 중요시 하는 단체라면 검찰을 믿고 기다리는게 좋지 않았을까
세번째, 우리나라는 법치국가로서 국가외에는 사인간에 폭력이나, 응징을 금지하고 있다. 검찰과 법원이 하는 일이 법을 위반한 사람을 처벌하는 것임은 초등학생도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민간 단체가 나서 '일벌백계'를 얘기한다는 것은 국가의 법질서를 훼손하는 행위가 되지 않겠나?
네번째, 철없는 아이들이 따라하는 것을 걱정한 부분은 심히 우려가 되는 표현이다. 혹시 960만 초,중,고생 모두를 '철 없는 아이들'로 규정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아닐 것이라 믿으며, 소위 말하는 '철 없는 아이들'은 어른들이 경고해도 잘 따르지 않는다. 얘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시간이 지나 나이 들고 철들면 알아서 올바른 것을 구별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해보니, 가수 신해철씨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한 행동은 그리 좋은 행동이 아닌 것 같다. 우리 사회는 다원화된 민주사회 아닌가? 모두가 똑 같은 생각을 가질 수는 없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사회의 질서를 지키면서 조화롭게 살면서, 발전을 추구해 가는 것이다.. 가수 신해철씨는 이런 사회속에서 좀더 거침 없이 자기 생각을 얘기하는 사람이다. 그냥 그러려니 생각하고 넘어가도 되고, 정 거슬리고 마음에 안들면 전화를 걸어 항의를 하든지, 인터넷 사용하실 줄 알면 개인 홈페이지에 경고를 해주면 되지 않을까? 신해철씨도 연예인이라는 공인적 신분이기 때문에 자기 생각에 반대되는 의견이 많으면 스스로 생각해 보고 행동에 조심할 수 있는 소양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가수 신해철씨가 자유스럽게 의견을 개진한 것에 대하여 굳이 기자회견을 하고,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하여, 다양하고 자유롭게 생각을 할 권리를 가진 다른 많은 국민들을 상대로 위협을 하는 방법은 건전한 방법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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