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범죄예방 효과 크지 않다

자동차 관련 범죄에서만 효과 나타나...연구자, 지나친 CCTV 설치에 우려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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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미(stet21)등록 2009.05.20 09:53
언제 어디서나 우릴 지켜보는 보이지 않는 눈.

바로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이다. CCTV는 증인을 찾기 어려운 범죄가 일어났을 때 효과적인 증거가 되기도 한다. 그 존재만으로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점점 그 수가 느는 추세다.

세계에서 가장 CCTV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바로 영국이다. 현재 영국에는 범죄와 테러 예방 목적으로 나라 곳곳에 450만 대 이상의 CCTV가 설치돼 있으며(14명 당 1대 꼴) 'CCTV 천국'이라고 불리고 있다(우리나라는 약 250만대, 18명 당 1대 꼴). 영국에서 CCTV가 각광(?)을 받게 된 것은 지난 2005년 7월 7일에 일어난 영국 런던 폭탄 테러 용의자 검거 이후다. 런던 도심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CCTV에 테러 용의자들의 모습이 찍힌 덕분에 이들을 검거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영국은 테러와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CCTV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CCTV가 정말 범죄 예방에 효과가 있을까?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범죄 예방을 위해 설치한 'CCTV'가 연구 결과 기대한 만큼의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 김혜미


영국 내무부가 지원한 한 조사결과 CCTV가 도시와 도심 그리고 공공주택단지에서의 범죄 예방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8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보도했다.

범죄, 교육, 사회복지 등에 대한 체계적 연구를 하는 '캠벨 공동연구(C2)'는 CCTV 계획에 대한 44건 연구를 조사 평가한 결과 CCTV가 전반적인 범죄 감소에는 별 효과가 없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주차장에서의 자동차 관련 범죄를 줄이는 데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조명을 밝게 하고 보안요원을 함께 배치했을 때는 그 효과가 컸다.

연구에 참여한 캠브리지 대학의 범죄학자 데이비드 팔링톤 교수는 연구 결과가 CCTV를 계속해서 이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지해주긴 하지만 CCTV 계획은 주차장에서 자동차 범죄를 줄인다는 것으로 목표를 축소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캠브리지 대학에서 2007년에 시행된 연구를 살펴보면 도시지역 30개의 CCTV는 범죄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모욕, 강도 그리고 폭력과 같은 사건의 경찰 신고는 늘어났다.

영국 내무장관은 이 연구결과를 인용해 정부의 '감시'에 대한 영국 상원 헌법 위원회에서 나온 비판적 보고서에 대해 지난 주 공식 반응을 보였다. 위원회는 올해 초 CCTV의 증가 등 지속적인 '감시사회' 확대에 대해 프라이버시권을 비롯한 기본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내무부는 공식 반응에서 영국경찰발전국(NPIA)의 CCTV 효과에 대한 새로운 연구 계획을 밝혔다. C2의 페링톤 교수와 메사추세츠 대학의 범죄학자인 브렌튼 웰쉬 교수는 내무부의 지적대로 CCTV가 영국과 다른 국가들에서 범죄를 줄이는데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이 검토한 44개의 연구 중에서는 단 7건만이 영국 이외의 국가들에 대한 것이었고 그중 4건은 미국에서의 연구였다.

C2는 보고서에서 이제 CCTV가 형사법 체계를 벗어난 하나의 범죄 예방 도구가 되었으며 그 수 역시 급속도로 늘면서 가격도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영국에서는 1999년에서부터 2001년까지 도심과 주차장 그리고 주택가 등에 CCTV를 설치하는 계획으로 인해 1억 7000만 파운드(약 3270억원)가 들었다며 "지난 10년 동안 CCTV5는 범죄 예방을 위한 총 비용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상원 보고서는 10년 기간 중 2006년 이후에만 5억 파운드(약 9620억원)가 쓰였다고 밝혔다.

웰쉬와 페링콘 교수는 이 모든 지원금들이 CCTV의 효과에 대한 엄격한 평가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가시적인 효과만으로 결정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CCTV 계획의 급격한 확대 기조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 연구는 미래의 CCTV 계획은 더 질 높고 독립적인 평가가 필요하다는 취지 아래 영국 내무부와 스웨덴 범죄예방 위원회의 지원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내일신문에도 송고되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내일신문에도 송고되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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