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의 죽음에 대하여

노무현을 죽음을 보며 이순신을 떠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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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극(wlsrmr)등록 2009.05.23 17:11
나는 그를 존경하고 또 사랑했다.
그가 있어서 너무도 행복했었다.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고, 감동을 주었다.
그의 삶이 너무도 아름답고 진실했기에 나는 그를 믿었고,  많은 사람들이 그도 어쩔 수 없는 정치인이라 욕할 때에도 나는 그를 지키고 싶었다.
주위 사람들이 그를 욕할 때에도 나는 그런 대화에 끼고 싶지 않았다. 그냥 자리를 피하고, 침묵할 뿐...  그런데, 그에게 미안하다. 사람들에게 그게 아니 예요. 왜 한쪽면만 보세요. 내 이야길 한번 들어보실래요. 이렇게 당당히 이야기 해야 했었다.
슬프고 눈물이 난다.

사실 이야기 하자면
그의 잘못이란 것이 권력형 비리도 아니고, 부정축재도 아이었다. 확실한 증거도 불충분한 포괄적 내물수수... 검찰이 죄인으로 그를 지목해놓고, 죄인이기 때문에 증거가 분명이 있을꺼라 단정하고, 증거를 조사해나가는 전형적인 표적수사였다. 사상 유래 없는 두 달간 조사가 이어졌고, 전임 대통령이라는 예우는 커녕 일반 국민으로서의 권리도 박탈당했다.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 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는 헌법 제 27조 1항, 검찰이나 피고인을 조사하는 사람들이 공판 청구 전에 피의사실을 유표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는 형법 제 126조, 검사나 사법경찰 등이 비밀을 엄수하여 피의자 또는 다른 사람의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 제 198조 등 의 법률적 상식이 전혀 무시된 상황에서 조사를 받아야 했다.

검찰은 피의사실과 관련하여 아직 사실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추정의 내용을 언론에 적극적으로 홍보함으로써 그를 죄인으로 단정 짓고자 했고, 모욕했다. 그리고 두 달 넘는 기간 동안에 결정적 증거도 확보하지 못한 채 지속적인 피의사실 유표로 그의 인권을 철저 하게 외면했다. 그가 죄인이라 해도 이건 너무한 처사이다.
검찰은 그랬다. 결정적 증거는 없지만, 정황상 그가 죄인일 것이라고... 그러면서 계속 증거를 찾았다. 두 달 동안...  그 두 달 동안 그는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았다. 권력의 나팔수였던 언론들이 권력형비리와 부정축재의 지난 정권들과 그를 동일시했으며, 검찰이 흘린 피의사실을 적극 홍보하였다. 정상적인 사람들도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검찰은 그의 사돈에 팔촌까지 싹 뒤지고 조사했다. 그와 친분이 있는 모든 이들을 조사했다. 과거 전두환과 노태우는 권력형비리와 부정축재의 온상, 그리고 광주학살과 같은 엄청난 죄목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그들의 가족까지 조사받지는 않았었다. 왜 노무현은 그들보다 더 고통스러운 조사를 받아야 했단 말인가...

중요한 것은 그가 권력을 가진 자들의 정치로부터, 언론으로부터, 많은 사람들로부터 얻어터지고 만신창이가 된다고 해도 두 가지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첫째, 그가 실수한 부분도 있고, 그도 인간이기 때문에 완벽하지도 못하다. 그래서 그가 잘못하여 욕을 먹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잘못이 너무도 지나치게 강조된다고 하더라도 그의 재임기간 또는 그가 살아온 모든 날들의 업적과 역사가 송두리째 부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분명히 그는 한국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나름대로 열정을 쏟았고, 대통령으로서 국가를 위해 많은 일들을 했었다. 특히나 약자나 소수를 위한 인권, 남북 평화의 문제, 빈부격차는 커졌다 해도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뤄나갔고, 많은 정책들을 통해 진일보한 미래의 청사진을 그리려고 노력했다.
두 번째, 그가 무너진다고 하더라도 이명박 정부의 실정은 감추어지지 않는 다는 것이다. 노무현은 노무현이고 이명박은 이명박이다. 자기스스로 평가를 받아야지 남을 비난함으로써 내가 인정받겠다고 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행동은 없을 것이다. 노무현의 조사는 지난 정권의 잘못을 확대 포장함으로써 현 정부의 실정을 감추어보고자 하는 정치적인 냄새가 너무나는 조사였다.

나의 사랑 노무현의 죽음을 보면서, 조선의 영웅 이순신이 떠올랐다. 이순신의 전사가 자살이니 아니니 그런 이야기도 오늘 오전의 상황과 비슷한 것 같고, 사실 그 당시 언론이 잘 발달했다면 아마 이순신도 여러 정황상 자살을 했을 것이라고 믿어졌을 것이다. 군왕은 그가 자신보다 더 추앙받는 것을 인정치 못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민중들에겐 군왕의 실정이 너무도 크다고 여겨졌기 때문에...
이순신이 살았다면 역적이 되어 역사에 길이 남았을 것이다. 권력이 그를 평화롭게 내버려두지 않았을 것이기에... 그가 군왕보다 더 나쁜 놈이 되어야 권력을 지키고 실정을 감출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순신은 고뇌했을 것이다. 살 것인가 죽을 것인가? 그래서 선택했을 것이다. 살아서 역적이 되느니 죽음으로서 군왕의 의심에 대한 결백을 주장하고 역사에 길이 남는 길을 선택했을 것이다.

노무현 그도 고뇌했을 것이다. 이미 그의 도덕적 우월감은 송두리째 무너졌고, 자신이 죄인이라고 낙인찍힌 상황에서 조사받는 이 억울한 상황, 온 가족이 다 조사받고 자신의 측근들이 줄줄이 조사받는 이 모든 상황이 자신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도 슬펏을 것이다. 분위기상 현재의 살아있는 권력은 자신을 무너뜨리려하고, 그 끝은 자신의 재판이나 구속으로 이어질 것이고, 그것으로 인해 모든 사람들에게 더 비난받는 상황으로 자신을 몰아갈 것이라는 사실을 예감했을 것이다. 아무리 결백을 주장한다 해도 이미 정치권력에 의해, 사법권력에 의해, 언론권력에 의해 이미 죄인으로 낙인찍힌 상황에서 그 어떤 선택의 여지없이 권력의 시나리오대로 자신이 내몰릴 것이라는 것을 예견했을 것이다. 그래서 조선의 영웅 이순신이 그랬던 것처럼 역사의 비난으로 남을 것인가, 죽음으로서 결백을 주장하고 떳떳하게 남을 것인가를 선택해야 했을 것이다.

지난 화요일 밤 경산 사는 친구가 찾아왔었다. 그 친구와 새벽에 해어지면서 했던 나의 말 "아마 노무현이 구속되야 끝날꺼야. 그게 수순이지 뭐, 시나리오가 그래", 그리고 " 그래도 박근혜가 있어서 다행이야. 명박이가 혹시 장기집권을 꿈꾼다면 박근혜가 막겠지?" 라고 말했다.
그리고 오늘 아침의 충격적인 소식... 방송을 보다가 눈물이 울컥 쏟아졌다. 예상치 못한 소식이었다.

노무현 그는 정말 불꽃처럼 한 시대를 살다 갔다. 그가 있어 너무도 행복했다. 가슴이 너무 아프다. 다시 그를 볼 수 없다는 것이 너무 가슴 아프다. 난 영원히 그를 기억할 것이다. 나의 자식들이 자라날 때 그의 이야기를 자주 들려줄 것이다.
인간 노무현 그의 고뇌가 깊이 동정되고, 가슴 아프게 느껴진다.

나의 사랑 노무현이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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