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의 죽음은 이명박정권에 의한 타살이다.

'무기력한 민주당의 의원들' 정치인이라 말할 자격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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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성(eagles63)등록 2009.05.27 16:13
노무현 전대통령이 서거했다.
그날 아침 사무실에 들어서며 들리는 얘기에 난 귀를 의심했다. 인터넷에서 이를 확인하고 가슴이 무거워졌다. 그리고 슬픔은 뒤늦게 마음을 어지럽게 덥쳐왔다. 그날 이른 새벽에 유서를 작성하고 부엉이바위를 향하는 그의 마음이 어떠했을 지에 생각이 미치자, 이내 눈물이 쏟아졌다. 삶을 지탱할 수 있는 잣대를 잃고 60이 넘어 평생 지켜온 자존감이 허물어져버린 현실 앞에서, 끝내 생명을 놓아야겠다는 결단을 했을 그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눈물과 서러움을 꾹꾹 눌렀다.
 노무현의 죽음은 대통령을 지낸 한 개인의 죽음이 아니다. 또한 원칙을 지켜내지 못한 자괴감에서 스스로 삶의 의지를 꺾은 자살일 수 없다. 그의 죽음은 곧 상식과 양심을 향한 발전의 죽음이고 이명박 정권의 천박한 의식과 저급한 술수에 의한 타살이다.
노무현은 한국사회의 비주류였다. 정치를 하면서도 그랬다. 그에게는 한국사회에서 막강한 힘이 되는 학맥도 인맥도 없었다. 가난한 서민의 아들로 태어나 독학으로 사법고시에 합격하였고 뒤늦게 민주화 운동에 투신하여 정치를 시작한 이후, 국민을 감동시킨 흔적들만이 정치인으로서 그의 버팀목이었다. 그래서 노무현의 성공은 기성의 고정관념을 깨는 의미있는 사건이었다.
그의 대통령 당선 이후 한국사회는 본격적으로 탈권위의 정도를 향하게 되었고 근대 이전부터 소수 기득권층에 독점되어 있던 권력의 수평적 이동의 싹이 자라게 되었다. 민주주의가 정착될 수 있었고 정경유착과 부패없는 투명사회가 시작될 수 있었다. 비록 권력을 행사는 데 서툴긴 했어도 대한민국의 국민들에게 자긍심을 느끼게 할 만큼 정상적인 사회로의 진입이 시작되었다.
정상적인 사회로의 진입은 기존 비정상의 사회에서 이익을 누렸던 특권 세력에겐 상실이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곧 그들의 반격이 거세게 몰아쳤다. 한국사회의 기득권 세력은 '상고출신 촌놈'이 권력을 잡았다는 것을 인정하기 어려웠을 것이고 그를 중심으로 전개될 개혁을 두려워하는 만큼 질시에 찬 파상공격을 퍼부었다. 가히 반상식의 극치였다.
노무현이 구상했던 수도이전 정책이 '관습헌법위배'라는 허무맹랑한 논리에 좌절되었던 것은 집중된 기득권의 누수를 차단하려는 수구세력의 저항이었다. 급기야 금력과 매체를 장악한 이들이 탄핵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거리낌없이 사용하였다.
조중동의 수구언론은 이들의 첨병이었다.
 졸렬하고 비겁한 정치보복으로 민주개혁세력의 뿌리를 뽑자고 날뛰는 이명박 정권과 기득권세력에게 검찰은 충견 노릇을 자처했고 조중동은 앞장서서 저급하고 치졸한 언설의 비수를 휘둘렀다. 이명박 정권과 하수인들은 마침내 대한민국 정상화의 시작이었던 노무현을 간접 살해했다.  오로지 기득권의 수호를 위해 분투하는 이들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는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인간성을 기대할 수 없다. 상식과 양심은 고엽이 되어 땅에 떨어졌고 역사는 거꾸로 발길을 돌렸다. 이들은 오로지 기만적 술수와 야만적 압박으로 자신들만의 권력에 집착할 뿐이다.

 민주당의 무기력한 국회의원들은 스스로 뺏지를 버려야 한다.
국민들은 노무현이 왜 죽었는지, 누가 죽였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그래서 슬픔은 한반도 남쪽 방방곡곡에 사무쳐 눈물로 흐르고 있다. 흐르는 눈물만큼이나 그들의 마음 속에는 이명박정권과 그들을 앞세운 한국사회의 소위 주류 기득권 세력에 대한 분노가 치솟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분노를 대변하는 정치인은 없다. 희한한 일이다. "정치인은 말로 먹고산다"고 했다. 국민들의 생각과 국민들의 마음이 정치인의 말이 되어 나와야 함에도 민주당의 국회의원들은 말이 없다. 지금 이 상황의 엄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국민들의 마음이 어디에 가 있는지 관심이 없다면 그만 정치를 접고 뺏지를 버려야 한다. 국민을 대변하지 못한다면 대표로서의 자격이 없는 것이다. 검은 양복에 검은 넥타이를 메고 상주노릇 하는 것만이 국민들의 바램이 아니라는 것을 꼭 깨우쳐 주어야 알 수 있단 말인가...?
왜 '이명박 정권이 정치적 살인을 저질렀다'고 주장하지 못하는가? 이 순간, 타살을 간접 교사한 이명박정권의 책임을 왜 외면하고 있는가? 정치감각이 없는 것인가 아니면 용기가 없는 것인가?  이러고서도 다음 선거에서 표를 달라 할 것인가? 수권을 논할 자격이 있는 것인가?
저들의 첨병 조중동은 이미 여론 공작을 시작했다. '통합의 계기', 화합의 계기'를 주절거리고 '분열의 빌미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변하고 있다. '살인을 저지른 칼든 깡패'와 통합하고 화합하는 것은 정상인의 행동이 아니다. 깡패와 화합하면 영원한 깡패의 꼬붕노릇을 해야 하는 것이다. 깡패와 통합해서는 대한민국 사회의 상식을 바로 세울 수 없다. '칼을 내려놓고, 살인을 뉘우치고 용서를 구하고 개과천선'하라고 가르쳐야 한다. 이 일을 누가 할 수 있단 말인가? 양심적 국민들이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는데 그들의 입이 되어야 할 민주당의 국회의원들은 저들이 깔아논 멍석 위에서 양전한 '푸들'이 되어 있다.
민주당과 그 당의 국회의원들은 준열하게 자기 반성을 하기 바라고 지금 이후라도 자신들의 본분과 역할을 자각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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