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난 열무처럼 막막한 농부의 가슴 그래도 희망이..

진실한 바보들의 우직한 열정이 세상을 바꿔 나갑니다.

검토 완료

조태용(runkorea)등록 2009.05.27 16:14

열무밭 43살의 총각 농부 송병헌씨가 자신의 유기농열무밭을 보고 있다. ⓒ 조태용


진정한 바보들은 우매할 정도의 우직함과  남들은 이해 할 수 없는 열정으로 세상을 바꿔 나갑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애도의 물결이 온 나라에 물결치는 26일 전북 완주군 고산의 송병헌농부를 만나고 왔습니다.

그의 올해 43세입니다.  아직 노총각입니다. 20대 초반 군에서 제대할 무렵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하셨고 그는 아버지를 이어 농사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20년을  삽과 괭이를 벗삼아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6년 전부터 유기농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의 유기농 농사는 정말 입이 벌어질 정도로 엄청 납니다.  남들은 1000평도 힘든 유기농 농사를 무려 2만평을 짓고 있습니다. 그 논과 밭은 농지은행을 통해 장기임대와 구입한 것입니다.  빚을 갑으려니 많이 지을 수 밖에 없어요. 논농사도 짓고 봄으로 열무심고 감자도 심어 겨우 겨우 빚을 상환하고 있습니다.

열무와 알타리무 2000평 유기농 열무는 구멍이 많아요. 일반 시장에서 그야말로 똥값이죠. ⓒ 조태용


지금 그가 심은 것을 물어보니 유기농 감자 8천평, 유기농 미나리 1천600평 얼마전 하나도 못건져 보고 갈아엎은 유기농 시금치 천평, 거기다 유기농 고사리 천평 그리고 이천평의 열무와 알타리무 그리고 고추 2만주가 그가 혼자서 짓는 유기농사입니다. 거기다가 그가 가장 많이 하는 벼는 아직 심지도 않앗습니다.

지난 20년간 새벽에 5시면 일어나서 늦은 저녁까지 1년 365일 일만했지만 처 자식도 없는데 혼자 먹고 살기도 버거다는 그의 말을 들으니 정말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더군요.

미나리밭 작년에 유기농 벼농사를 짓다가 풀때문에 포기하고 그 자리에 1천만을 투자해 미나리를 심었지만 판로가 없어 갈아 엎어야 할 처지다. ⓒ 조태용


"작년 유기농 벼농사를 짓다가 실패한 곳에 미나리를 심었어요.
 천만원정도 들었지요. 농사져서 판매한 것은 1백만원도 못됍니다."

그의 미나리 밭을 보니 미나리 수확한 곳이라고 그 넓은 미나리 밭 귀퉁이 하나에 불과했습니다.  이미 갈아엎어 흔적도 없는 시금치밭은 맨살만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 넓은 열무밭은 어찌 할 것입니까?

"유기농을 하다보니 구멍이 숭숭뚫어져 있어 일반 시장에서는  그야말로 똥값이지요.
그러니 못팔면 비싼 거름 주었다고 생각하고 갈아엎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래시간 체념으로 단련된  그는 그런 말을 쉽게도 했지만 듣는 사람은 가슴이 아프더군요.
고사리밭에서 풀을 뽑는 아주머니들이 보입니다. 제초제 뿌리면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유기농으로 하다 보니 손으로 제초를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저 분들 인건비는 ?

4개월째 못 드리고 있어요. 너무 죄송한데 그래도 저를 믿고 오늘도 나오셨네요. 감자 팔아서 드려야지요.

희망 팔지 못해 남아있는 열무와 미나리를 물끄러미 보고있다. 잠이 옵니까?라고 물으니 잠이 안와야 하는데 너무 피곤하니 쓰러지면 바로 잔다고 한다. ⓒ 조태용


잠은 잘 주무세요.?

그러게요. 이런 상황이면 잠이 안와야 하는데 하루종일 이밭 이논 뛰어다니다 보니잠은 잘옵니다. 하지만 깨고나면 구멍난 열무처럼 가슴이 허해요.

미나리는 어찌 할 생각입니까?

작년에 벼농사를 짓는데 풀을 잡지 못했어요. 우렁이가 생태교란종이라는 말이 있어서 우렁이를 쓰지 않고 해보려고 했는데 잘 안됐어요. 그래서 2000평을 고스란히 풀에게 넘겨 주었어요. 그걸 어찌 만회 해보려고 1천만을 투자해 미나리 종자를 구입해 파종했어요. 그것도 판로가 없다보니 번것은 1백만원도 안됍니다.

경매장에 출하를 하면 어떤가요?

저희 집 미나리는 아랫 부분이 붉은 색이 나와요. 화학비료를 하지 않아서 그런지 관행미나리는 연두색인데 붉은 색이 있으니 시장에서는 붉은 부분이 있다면서 물건 취급을 안해줍디다. 

그가 미나리 밭에 들어가 미나리를 건져 올려봅니다. 그의 설명처럼 뿌리쪽으로 갈 수록 붉은 색이 보입니다.

불미나리라고 해서 붉은 미나리는 건강식으로 많이 드시는 것 같은데 미나리가 붉으면 더 좋은 것 아닌가요?

소비자분들이 그렇게 생각해 주시면 고맙지만 시장에서는 그렇지 않죠. 미나리 한번 드셔 보실래요.?

그가 미나리 하나를 캐서 줍니다. 중간 부분을 먹어보니 미니리가 단맛이 돕니다. 그냥 먹어도 달콤해요.

미나리가 단 맛이 나네요.?

그러게요. 미나리가 단 맛이 돌아서 일하다가 가끔 캐서 먹고 있어요. 그냥 먹어도 맛은 좋아요. 하지만 이제 너무 많이 자랐어요. 연한 부분을 주로 먹는데 출하가 안되다 보니 너무 커져어요.  녹즙용이나 엑기스나 효소를 담그면 좋을 것 같아서 제가 좀 해보려고 했는데 그것도 돈이 너무 많이 들어요. 뭐 하나 쉬운 것이 없지요..

그가 3년전에 심었다던 허깨나무 그늘 아래 자리를 깔고 앉았습니다. 그는 담배도 술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맹물 한잔을 마시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았습니다.

땅도 팔고 농사도 그만두고 산으로 들어가서 칡이캐서 먹고 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농사는 지어도 지어도 힘만 들고 희망이 없어요. 유기농업이든 대규모든 무엇인든 간에 절망적입니다.  그래도 작년에 시금치는 소비분들이 맛이 좋다고 해서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그래서 시금치를 심었는데 지난주 금요일까지는 시금치 정말 좋았거든요. 그런데 이틀동안 비가 많이 와서 모두 죽어 버렸어요.  1000평이나 심은 것인데...  그는 말꼬리를 흐렸다.

감자꽃 감자꽃이 피었다. 감자꽃이 참 예쁘죠? 하고 묻는 그에에 당신의 마음이 참 예쁘네요. 이렇게 답하고 싶었다. ⓒ 조태용


열무는 어찔 할 생각인가요?

그와 이야기하는 도중 전주에 모 생협에서 열무를 가지러 왔다. 그날 출하 물량은 커다란 봉투로 2개 였다. 큰 밭에 뽑은 열무 2봉다리는 커다란 A4용지에 볼펜으로 점 하나 찍은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 차는 곧 떠났다.

저렇게 조금씩 팔아서 어찌 합니까?

 그래도 저 만큼이라도 버리지 않은게 다행이죠. 유기농을 키운 것 일반 경매장에 가면 그야말로 동물 사료로 밖에 생각하지 않아요. 가져가야 차 기름값도 안나옵니다.  겉만 보면 정말 형편없는 물건이죠. 맛을 보면 결코 뒤지지 않는데 모양이 못났어요. 꼭 저를 닮은 것 같습니다. 

그는 다시 벼를 심기 위해 논으로  행했다. 언제 뽑았는지 열무 한 봉지를 준다.  그럴 필요 없다고 하니 가져다가 김치 담궈 먹으면 맛이 좋을 거란다.

집으로 돌아와 열무를 싰어 쌈을 싸서 먹었다. 그에 말대로 열무의 맛은 기가 막히게 좋았다.  겉으로 보는 것과는 다른 것이 세상이치인 모양이다.

그는 올해만 벌써 3번째 총 4천500평에 농사를 망쳤다.  시금치는 비때문에 죽고 미나리와 열무는 팔 곳이 없어서 망쳐야 한다. 그래도 그는 다시 고추를 심고 벼를 심을 것이다. 아직 그가 희망을 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는 오뚜기처럼 다시 씨를 뿌리지만 그가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까?

故 노무현 前대통령은 시골에 내려와서 이런 말을 하셨다.

시골에 사람이 살아야죠? 모두 서울가서 살 겁니까?  

모두 서울 가서 살아도 밥을 먹고 살아야 하니 농부가 있어야 한다.  진실한 농사가 대접 받지 못하는 세상 , 힘들게 농사지어도 아무리 열심히 해도 어려운 농사, 그래도 우직하게 씨앗을 뿌리는 농부가 있어 아직 농촌에 희망이 있다.

그는 떠나는 나에게 이번에 새롭게 심은 고추밭이 있다면 보여 주었다.  고추모를 10cm정도 키운다음 나온 뿌리를 잘라내고 삽목을 하면 더 많은 뿌리가 나온는데 그 고추를 심을때 또 눕혀서 심는단다. 그러면 마디 중간에서 뿔리가 나와 아주 튼튼한 고추나무가 된다는 것이다.

유기농 하려면 뿌리가 튼튼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래 뿌리가 튼튼해야 한다. 정치도 대다수 서민들을 위한 정치를 해야하고 농사도 겉보다는 뿌리 농사를 지어야 제대로된 농사를 지을 수 있다.  겉만 화려하고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속이 튼튼하고 진실 한 것들 말이다.

그의 유기는 열무는 4kg  한 상자가 9,900원에 무료배송(주문하기)이다. 상자값에 인건비에 택배비를 모두 포함한 가격이다. 이 가격에 유기농 열무를 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쌈으로도 먹고 김치도 담그고 된장국을 끓여도 좋다.  열무를 공급 할 수 있는 시기는 일주일도 되지 않는다. 

덧붙이는 글 | 송병헌 농부의 유기농 열무는 참거래농민장터(www.farmmate.com)의 농부 SOS를 통해 공급되고 있습니다. 열무 4kg 한상자가 9,900원 무료배송입니다. 열무가 필요하신 분들 구매 부탁드립니다.


덧붙이는 글 송병헌 농부의 유기농 열무는 참거래농민장터(www.farmmate.com)의 농부 SOS를 통해 공급되고 있습니다. 열무 4kg 한상자가 9,900원 무료배송입니다. 열무가 필요하신 분들 구매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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