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살리기" 되짚어 보기

4대강 살리기 전에 해야 할 일은 없는가?

검토 완료

정환창(jhc43)등록 2009.07.07 21:07

잘 아시다시피 MBC PD수첩이 이 정부의 쇠고기 협상 관련하여 허위, 왜곡, 과장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 이전,  대운하건설과 관련하여 논란이 뜨거울 때 이 방송사의 같은 프로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벤치마킹했다는 독일 현지를 돌면서 심층취재를 한 적이 있습니다.

 

물류비 절감과 관광자원 개발, 이 두 가지에 초점을 맞춰 보도한 내용을 보면 현재 그곳을 운행하고 있는 화물선에는 컨테이너도 없고 시멘트나 석탄 등의 벌크(선박에서, 다발 짓지 않고 흩어진 채로 막 쌓은 화물. 주로 곡물·석탄·원유 따위의 화물을 이른다.) 화물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것과  텅 빈 유람선에서 선장내외와 인터뷰를 하는 장면으로 요약되었습니다.

 

이후 이에 대하여 정부 측이나 대운하 찬성 쪽의 이의나 반론을 제기했다는 소식은 듣지를 못했습니다.  물론 허위, 왜곡, 과장 보도라는 이유로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는 소식 또한 접하지를 못했습니다.

 

당시 이것은 아주 첨예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반론이나 검찰의 태클이 없었다는 것은 역으로 보도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는 반증이 아닐까 싶습니다.

 

"임기 내"라는 단서를 붙이긴 했지만 물 건너간 대운하 얘기를  새삼 꺼내느냐 의문을 가지신 분도 계실 줄 모르겠습니만 운하건설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끝내도 될 것을 뜬금없이 4대강을 살리겠다고 나선 것이 이해가 가질 않기 때문입니다.

 

경제를 살리겠다고 나선 이 정부가 주장한 경제 살리기는 당시 경제는 죽지 않았으며 오히려 작금의 경제보다 나았으면 나았지 못하지는 않았다는 것이 현실로 증명되고(세계적인 현상이라 하지만)있는 터에 우리 강이 그리 건강한 편은 아니래도 죽었다 소린 듣지도 보지도 못했는데 멀쩡히 살아있는 강을 마치 죽은 듯이 이야기하면서 살리겠다고 하는 것 또한 마뜩치가 않습니다.

 

돌이켜 보면 어렸을 적 미호천 금빛 백사장에서 뛰놀며 새알 주워 구워먹고 목마르면 모래바닥 손으로 퍼내 고인 물을 밀대 꺾어 빨아 마시던 시절에 비하면 미호천뿐만 아니라 우리 내나 강이나 많이 병들어 있고 건강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깊은 병이 있는 것도 아니고 평소 통원치료 하면서 점점 나아지고 있는 것이 우리 강들의 건강상태가 아닌가 하는 것이 오늘 아침까지 낚싯대 챙겨들고 미호천에 나가 낚시하다 들어온 촌부의 생각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느닷없이 조만간 대수술을 하지 않으면 급사할 정도의 중병에 걸린 양 엄청난 수술비를 들여 종합적으로 대 수술을 하겠다는 것이 이 정부의 이른바 4대강 살리기가 아닌가 싶어서 몇 자 적습니다.

 

먼저 전제 할 것은 강이라고 하는 것이 상류와 중류, 하류, 본류와 지류 하나같이 지형에 따라 물 흐름에 따라 굽이에 따라 형형색색 다르다보니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를 이야기 하는 "우"가 있을지 모르겠다는 걱정 또한 없지 않습니다.

 

그리고 매사 그러하듯 4대강 사업을 두고 옳다. 그르다. 흥한다. 망한다. 이런 이분법적으로 재단할 사안은 아니라고 봅니다.

 

얼마 전 논란이 됐던 공항철도의 경우도 100명 수요 예측에 7명이 이용하다 보니 나머지 예상했던, (일부러) 예상 못했던 엄청난 적자분에 대하여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지만 이용하는 일곱 명은 공항철도 건설 잘했다며 고마운 마음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처럼 빛과 그늘이 있게 마련이지요.

 

다만 이 촌부가 걱정하는 것은 우리 4대강에 공항철도의 경우처럼  빛보다는 엄청나게 길고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것은 아닐까 그럴 경우  이를 어떻게 감당 할 것인가 하는 걱정입니다.

 

먼저 가장 믿음이 가지 않는 부분은 엄청난 예산에 비해 공사기간이 너무 짧다는 것입니기.

세계 어디에다 내놓아도 모자랄 것 없는 건설장비에 토목기술이 있다 하더라도 단기간 내에 그리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이제껏 왜 하지 않았나.

 

보에 관한한 대운하와 관련여부도 같이 따져 볼 수 있는 문제입니다.

대략 스물 몇 개의 보를 설치하는 목적이 갈수기 때 필요한 물을 저장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정부 측 설명인데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은 대운하를 위한 사전작업 아니냐는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답이 나올 것 같습니다.

보의 설치 위치가 갈수기 때 다량의 물이 필요한 인구밀집지역, 공업단지 인근인가?

그렇거나 그렇지 아니하거나  설치하고나서 상류에서 하류까지 일정수심이 끊김없이 유지된다면 운하건설에  대비하기 위함이던지 아니면 아주 우연의 일치이던지 둘 중의 하나라고 봐도 무방하리라 생각합니다.

 

그 이전에 수질개선을 한다면서 보를 설치하는 것은 실로 모순의 대표적인 사례가 아닌가 하는데 수시로 열고 닫을 수 있는 장치가 되어 있는 보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합니다.

 

일단 준설을 하고 보를 설치하면 모래와 자갈을 퍼낸 자리에 쌓이는 것은 오니라는 점성이 있는 찌꺼기(우리는 이걸 곤죽이라 부릅니다.)가 쌓이는데 수중보를 열었다 닫았다 한들 이것이 하류로 떠내려가면서 자체 정화가 될 것인가?

 

모래와 자갈 또한 월급처럼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인데 그래서 그때그때 필요한 곳에 나누어 용돈 쪼개쓰듯 모자라지 않게 써야하는 것인데 가불하듯 한꺼번에 몽땅 받아서(퍼내서) 흥청망청 써버리면 이후 아파트 짓고 도로포장하고 다리 놓는데 사용할 모래는 어디서 구할 것인지도 이 촌부의 어리석은 걱정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효율적이고 실질적인 수질개선을 위한다면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이 아니래도 아랫물을 맑게 하기 위해서는 윗물을 맑게 하면 될 일이지요

이미 시행하고 있는 사항이지만 생활하수와 우수(빗물)를 분리해서 따로 따로 관리하는 문제

 

농촌경제 살리겠다면서 조성한 농공단지의 영세업체에서 또는 공단의 살림살이 버거운 중소업체에 오폐수 처리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자금과 시설을 지원하되 무단 방류 시에 처벌을 강화해서 윗물이 맑도록 하는 사업이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미 하고 있는 사항이라면 더욱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서 장마철에 몰래 오폐수 무단방류하는 행위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에 버금가는 불법이고 비도덕적이라는 생각이 상식으로 굳어질 수 있도록 해야겠지요.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열차 안에서, 버스 안에서 심지어는 안방에서 공공연히 담배 피는것이 보편화 되었던 시절에 비해 작금의 우리 상식이 어떻게 변화했는가!

 

영세 업체, 영세 목장, 일반 가정에서 아무 생각없이 무단으로 방류하고 사용하는 오폐수와 생활하수

가난하고 살림살이 궁하다는 이유로 묵인되고 살펴주던 시대를 마감하고 우리의 상식을 흡연문화처럼 짧은 시일 내에 바꾸어 가는 것

어찌 보면 성급히 4대강에 포클레인 들여대어 퍼내고 보자는 식의 서두름보다 우선해야 하지 않을까?

 

산에 나무만 심으면 장마 져도 물난리 없을 거라 가르치고 나무 심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덕분에 우리나라 산첩첩 우거지지 않은곳이 없는데  왜 장마져도 물난리 가물어도 물난리가 날까요?

 

기후변화?

범 세계적으로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일이지요

우선적으로 점점 잠식되어 가고 있는 우리의 농지- 장마철엔 훌륭한 저수지 역할을 한다는것 또한 우리 익히 아는 바인데 해마다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저수지 메워서 아파트 지은것 또한 우리입니다.

 

궁여지책으로 강바닥 퍼내어 물난리 막고 보를 설치해서 가뭄에도 마르지 않은 샘 같은  우리의 강이 될 거라는 희망= 현실로 이어지면 오죽이나 좋겠습니까?

그러기엔 낙동강에서 퍼낸다는 모래와 자갈의 양이 너무 많고 그래서 이어지는 걱정이 그 강에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물고기들의 삶은 어떻게 되는가!

 

강과 강에서 사는 생명체들의 삶이 우리들의 삶과 무관하다 할 수 없기에 그리고 한번 망치면 돌이킬 수 없는 우리의 강이고 자연이고 터전이기에 금방 죽을병이 아니라면 찬찬히 챙켜보고 다시 생각하고 그래서 잃는 것보다는 얻는 것이 많은 강과,   강에서 사는 것들과,  더불어 우리 같이 살아가는 묘책을 강구해야 하는 게 아닌가? 

 

그러므로 물 흐르듯 해야 하는 수로 정비를 막힌 곳은 뚫고 굽은 곳은 펴 나가면 된다면서 도로 정비하듯 포클레인 들이대고 퍼내기만 하면 될 사업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그래도 표 주면서 잘해보라 밀어줄 땐 언제고이제와서 딴소리 하면 어떡하란 말이냐 볼멘소리 나올 수 있겠지요

 

"난 표 주지 않았어요." 하고 얘기하는 것은 주인 된 도리가 아니겠고 정히나 그러면 제일로 급하다고 생각되는 곳 하나 정해서 그곳 먼저 시범적으로 해보되 하다가도 아니다 싶으면 언제라도 삽자루에서 손 떼겠다하면 누가 걱정하고 누가 말리겠는가?

 

 

덧붙이는 글 | 인터넷 한겨레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입니다.

2009.07.07 21:06 ⓒ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인터넷 한겨레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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