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자유가 많은 제약을 받던 80년대 초반에는 여행 다니는것조차 쉽지를 않았습니다.
소요되는 경비도 경비려니와 사회분위기 자체가 보이지않는 구속이었지요. 그때 제 인생
최대 목표가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세계여행을 다닐 형편은 못되니 내가 태어난
우리나라만이라도 직접 돌아다녀보자.'였습니다. 그 버릇이 남아서 그런지 아직도 무작정
나다니길 참 좋아 합니다.
혼자만의 여행이든 업무차 출장이든 장거리 이동에는 빠르고 정확한 고속철도를 자주
이용합니다.
그때마다 승무원들의 친절한 모습을 보면서도 당연히 그들이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으로
그냥 지나치고 지냈지만 지난 6월에 제가 본 그 모습은 그냥 넘어가기엔 너무 감동이었습니다.
대전시청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하였다가 늦은 저녁을 먹고 부산에 오면서 일입니다.
책을 읽느라 정신이 팔려 있다가 무심코 고개를 들어보니
여자승무원 두분이 제 자리 두칸 넘어에서 계속 뭔가를 하고 있지 뭡니까.
궁금해서 한참을 살폈더니 술취한 승객이 구토를 심하게 했는데 그걸 치우고 있더군요.
누구나 더럽게 여기며 코를 막을 상황인데 인상하나 찌푸리지 않고
묵묵히 처리를 하시는 그 모습이 우리곁의 천사였습니다.
▲ 친절의 주인공 그들은 우리시대의 천사님이지요 ⓒ 최용욱
한참 정리를 하더니 자리를 옮겼다가 남자 승무원 한 분을 데리고 오시더군요.
승객의 윗도리를 벗겨서 정리를 하는데 힘이 모자라 남자가 필요했던 모양입니다.
바닥까지 깨끗이 정리를 하고 나서 승객의 핸드폰으로 가족에게 연락하여
하차 할 역을 재확인하여 무사히 귀가 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하고 ...
하차역에 도착 했을 때 다시 찾아오셔서 안전하게 하차 시켜 주시더군요.
물론 당연히 그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 할 수 있겠습니다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자기의 역할을 남에게 떠넘기는 것을 기본으로 생각하고
국민의 대표들인 선량들 조차도 추한 모습을 보이는 세상에서 당연한 일에 충실한
그분들은 정말 향기로운 연꽃을 보는듯 하였습니다.
남의 친절은 쉽게 넘어가고, 작은 섭섭함은 끝까지 잊지 않는것이 사람이라지만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