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씨의 과욕이 '이재오'를 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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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현(cmh2001)등록 2009.09.21 14:04
지난 18일 대법원에서는 이번 10월재보선지역구중 은평을지역은 포함되지 않게 되는 결정이 내려졌다.바로 창조한국당 문국현대표에 대한 대법원 최종심 일자를 9월24일에 하지 않기로 하면서 이 사건을 기존의 신영철씨가 주심대법관을 맡았던 대법원 3부에서 전원합의체로 넘기기로 결정한 것이다.이번, 이틀에 걸쳐서 개최된 이례적인 '문국현 상고심 대법원 전원합의체 회의'를 통해서 그나마 대법원만은 균형감각을 잃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한 점은 다행이다.

지난 8월말경 이재오씨가 '함박웃음'이라는 책을 출간하고,연이어 9월 5일 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이 난데없이 '은평을 재보선 가능성'과 '이재오 당선가능성'을 언론에 흘린 점,노재동 은평구청장의 건축물 준공식을 빙자한 노골적인 '이재오 지지집회'개최,은평지역을 관통하는 지선버스에 '이재오 광고'를 도배했던 '이재오 버스',문국현대표 상고심 주심대법관에 신영철씨로 결정되었고 문대표측이 접수한 상고이유서가 검찰측의 회람이 끝나지도 않은 시점에서 선고기일 조정을 위한 전원합의체 회의를 요구한 점 등의 일련의 흐름속에서 확인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재오씨의 10월재보선을 통한 정치재기를 위한 '과욕'이다.

대법원 60여년의 전통속에서 단 한 번도 깨지지 않은 관례가 바로 '2주전 선고기일 공시'라고 한다.이는 대법원이 법률적으로 해당 사건에 대해 '최종적인 판단'을 하게 되는 만큼 충분한 검토와 숙고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전통인 것이다.이재오씨가 출마하려면 10월이 되기 전 대법원 3부의 지정 선고일인 9월24일에 문대표에 대한 '유죄선고'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러려면 늦어도 9월10일에는 선고기일 공시가 이루어졌어야 했다.하지만 문국현대표측이 상고이유서를 제출한 날짜가 9월7일이었고 관련서류는 바로 대법원으로 가는 것이 아니고 사건을 기소한 검찰로 송달되어 회람하게 되어있는 바,신영철대법관이 전원합의체에 선고기일 조정을 안건에 부친 9월15일에는 검찰측의 서류검토가 끝나지 않은 시점이었다.한마디로 신영철씨는 급한 마음에 바늘허리에 실을 꿰려 시도했고 더구나 대법원 60년 관례조차 허물자는 무리한 요구를 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개요와 흐름을 살피다 보면 떠오르는 단어가 하나 있다.바로 '불도저'라는 말이 상징하는.밀어부치고 보자는 심보와 터무니 없는 일방주의적 목표의식이다.이 모두가 이재오씨 본인이 자처한 것이다.결과적으로 이재오씨는 그간 몇차례의 재기 기회를 엿보다가 얼마전 '장관임명'을 통한 정계복귀를 사양하고 무리하게 그 유죄여부가 확정되지도 않은 문국현대표의 재판일정에 대해, 특정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사법부의 고유권한을 침탈해가면서까지 밀어부치다가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정치인생에 실질적으로 종지부를 찍게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결국 '큰것 한방'으로 모든 것을 만회해 보려다가 '한 방'에 거의 재기 불능상태까지 급락한 것이다.

이제 이재오씨에게 남은 정치적 선택지가 어떤 것인지 가늠하기는 어렵다.다만 분명해진 사실은 이번 일을 통해 그는 이미 창조한국당의 고발에 의해 사전선거운동혐의로 선관위의 조사를 받아야할 처지에 놓였다는 점과 책의 출간과 버스광고비 등으로 상당액의 자금을 '소용도 없는 일'에 지출했다는 점이며,더 치명적인 것은 이제 그가 정치적으로 재기하기 위해서 취할 수 있는 길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다시 공부한다는 핑계로 외국으로 나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은평에 눌러 앉아 아침저녁으로 자전거만 탈 수도 없는 노릇인 것이다.이재오 전의원의 처지가 참 궁색하게 되버렸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아고라 '네티즌과의 대화'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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