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추수

기쁨과 풍성함을 전해주는 계절이라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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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호(ckh1961)등록 2009.10.22 20:49

들녘엔 어느새 노란 벼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 최경호


들녘엔 어느새 노란 벼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올해는 유난히 더위가 다른 해에 비해 덜 했던 것 같다. 그래선지 한창 가을추수로 바빠야 할 들녘에서는 아직 그 풍경을 쉽게 접할 수가 없다. 경치 좋은 곳에서는 이미 단풍들로 이 계절의 절정을 이루고 있을 테지만 아직 이곳은 절정보다 이제 시작을 알리는 풍경이 더 눈에 들어온다.
가을, 가을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생각하게 만든다. 사소한 작은 것에도 괜히 별별 생각들로 가득 차게 한다. 그래서 가을은 흔들리는 갈대와 같다는 표현을 자주 쓰는지도 모르겠다. 고개를 들어 주위를 바라보면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살이만큼이나 온통 사물은 각양각색의 색들로 물들어가고 있다.
자연의 이러한 변화, 이치는 마치 우리의 인생사를 그대로 표현해주는 것 같기도 하고 삶의 우여곡절을 담아주기도 한다. 그래서 가을은 조금의 여유를 부리고, 자신만의 생각을 할 수 있는 깊이를 안겨주는지도 모른다.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은 행복함이 가득한 계절이다. 우리 모두에게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내는 계절이다. 그래서 모두에게 조금은 차분한 마음으로 오늘을 정리하고, 내일을 계획하며 이에 희망이라는 빛을 담아내는 것이리라. 가을은 모든 것이 풍성해서 좋다. 길가의 들꽃 한 송이도 활짝 피었다. 그저 그 자체가 넉넉해 보인다. 열매를 맺는 나무에는 가을 이름만큼이나 넉넉한 열매를 자랑하고, 농사를 지어 먹고 사는 농부의 들에서도 벼들은 충분하리만큼 많은 수확의 기쁨을 안겨준다. 봄부터 여름내 자식처럼 돌봐온 벼들의 성장이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농부의 땀방울이 맺혀 열매로 거듭났음을 말해준다고 해도 그리 과장된 표현은 아니라 생각된다.

가을추수 가을은 추수의 기쁨과 풍성함의 행복을 전해주는 계절이라 행복하다 ⓒ 최경호


가을은 추수의 기쁨과 풍성함의 행복을 전해주는 계절이라 행복하다. 자연의 섭리에 감사하고 그 이치에 따라 전해주는 것들이 꿈처럼 열려져 있어 자꾸만 생각할수록 벅차오르는 마음을 억누를 수 없음은 왜인지 모르겠다. 알지 못하는 걱정거리가 아니라 순리대로 변화하여 얻는 가을의 풍요로움에 고개 숙여본다. 오늘보다 다른 그리고 나은 내일을 위해 한걸음씩 걷고 있는 우리의 인생도 이 가을, 이 계절만큼이나 좋은 결과를 맺을 수 있다면 더 이상 무얼 바라겠는가. 그러나 이 모든 넉넉함도 인고의 시간을 거쳐 지나온 것이지 무엇 하나 그저 얻어진 것은 없다. 우리의 삶 역시 마찬가지다. 기다리자. 현실은 다소 힘들고 지치고 어려움에 부딪혀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겠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거친 비바람과 갈라지는 듯한 가뭄, 그 어떤 것으로도 견디지 못할 아픔을 겪고 남은 것이 이 가을이다. 마음을 비우고 가을을 채워본다면 지금보다 더 여유롭고 풍성한 가을 속으로 자신만의 가을추수를 할 수 있으리라 믿어본다.
풍성하고 넉넉한 가을 그리고 삶의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지금, 그 누구보다 더 행복한 사람이 되길 기대해본다. 가을추수, 그 이름만으로도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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