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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고폐지'가 과연 사교육문제에 대한 대안일까?
최근 '외고 폐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외고 입시가 사교육을 더욱 심화시키고, 외국어 고등학교가 '외국어 인재 양성'이라는 설립 취지와는 맞지 않게 대학 입시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것이 외고 폐지에 찬성하는 사람들의 입장이다. 이에 대한 반증으로 외고졸업생들이 어문계열로 진학하는 비율이 적은 것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는 외고의 실제와 우리 사회의 현실을 외면한 채 이곳저곳에서 떠도는 여러 부정적인 견해들에만 근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현재 외국어고등학교입시가 과열된 것은 사실이지만, 외고가 폐지된다고 해서 사교육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의 대학 입시제도 하에서는, 꼭 외고나 과학고 등의 특목고 입시 준비를 하지 않는 학생들도 수능을 위해서 학원에 가서 공부를 한다. 특히 많은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수학과목에 대해서는 초등학생들도 학원에 다니지 않는 학생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단지 외고를 폐지하는 것은 겉으로 보여주기 위한 대책일 뿐이다. 사교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외국어고 폐지'를 논할 것이 아니라 공교육의 내실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외국어 고등학교가 외국어보다 입시 위주의 교육에 치중하고 있다는 것도 외고의 커리큘럼을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외고생들은 일반적으로 회화수업을 포함한 영어수업과 전공어 수업을 합쳐서 주당 15시간 이상을 듣고 있다. 또한 방과 후 학교강좌에 전공어 및 영어강좌가 개설되어있어 많은 학생들이 자격증이나 공인시험성적을 얻기 위해 따로 공부를 한다. 이렇게 집중적인 외국어 학습을 거치는 외고학생들은 전공어의 경우 대학교 2,3학년 수준까지 익히고 졸업하게 된다. 따라서 결코 외고가 외국어 교육에 소홀하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또, 일부에서는 외고를 졸업하면 당연히 어문계열로 진학해야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며 경영, 경제, 교육 또는 사회과학대학 쪽으로 진학하는 것을 비판한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외고생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이미 대학교 2,3학년 수준의 외국어 실력을 갖추고 졸업한다. 그런 학생들이 어문계열로 진학하여 처음부터 그 언어를 다시 배우게 하는 것은 학생 개인적으로도, 외국어 인재를 많이 필요로 하는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대학 어문계열의 강좌를 학생들이 수준별로 다양하게 수강할 수 있도록 여건이 우선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외고생들에게 어문계 진학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또한 외국어가 학문의 의미를 넘어 생활의 필수 조건이 되어가는 이 시대에 외국어를 능통하게 구사하는 인재들이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는 것은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교육열에 있어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대한민국에서 교육제도에 대한 문제는 항상 민감한 문제이다. 따라서 새로운 정책을 시행하기 전에 그 정책이 시행되어야 하는 이유와 시행되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긍정적, 부정적 효과에 대해 더욱 면밀히 검토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외고 폐지'에 대한 논의도 좀 더 신중한 검토와 함께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2009.10.31 12: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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