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신데렐라를 꿈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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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미주(nmj011)등록 2009.11.19 11:05
학교 윤리수업시간, 선생님께서 지난 10월 30일에 방영된 [vj특공대-대한민국 0.1%를 잡아라 VVIP 마케팅] 을 보여주셨다. VVIP란 very very importance person 을 가리키는 말로, VIP앞에 very 가 더 붙은 최상류층을 일컫는 말이다. 그 방송의 내용은, 인원은 적지만 소비규모는 너무나 큰 그들을 사로 잡기위해 백화점 등에서 이루어지는 마케팅에 관한 것이었다. 선생님께서는 1%가 99%를 소비하는 세태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키워주기 위한 목적으로 이 방송을 보여주셨겠지만, 그걸 보는 우리반 아이들의 머릿속에는 비판적인 시각이 아닌, 오직 단 한가지 '우와, 부럽다! 나는....' 이란 생각이 멤돌 뿐이었다.

대한민국 고등학생, 우리들은 열심히 공부한다. 누군가 왜? 냐고 묻는다면 대다수의 대답은 한가지,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이다. 그럼 왜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싶은가 라고 묻는다면, 또 대다수는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서'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직업이란 무엇인가? 그렇다. 우리들이 생각하고 있는 좋은 직업은 돈을 많이 버는,즉 연봉이 많은 직업이다. 친구들과 진로얘기를 하다보면, '난 00를 하고싶은데, 그 일은 돈이 안되'혹은 '00 돈 엄청 많이 벌잖아! 그래서 00되고싶어!' 라는 말을 참 많이 듣는다. 우리들 의식속에 좋은 직장의 기준은, 이미 오래전에 '연봉'으로 굳어진 것이다.

이렇게 연봉이 많은 직업을 꿈꾸며 공부하는 우리들에게 vj특공대는 큰 회의감을 안겨주었다. 부의 상징은 자동차에서 요트로 변하고 있고, 몇십억 하는 요트를 구입하는데에 아무런 망설임 없이 사인하는 현대판 귀족들.하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다. 힘든 노력의 끝에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이라는 결실을 맺더라도 저들처럼 현대판 귀족이 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다는 것을. 요즘 최고의 직업이라고 할 수 있는 공무원도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으나 연봉면에서는 호화로운 삶을 누릴 만큼은 아니니 말이다. 중학교 때 한 선생님께서 '너희들 어른되면 돈 많이 벌어서 펑펑 쓰며 살 것 같지? 부모님께 손 안벌리면 성공한거야~'라는 말을 하셨었다. 그 당시에는 '에이 설마~'했으나 커가면서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조금씩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마음 한구석에선, 저들처럼 호화스러운 집에서 살아보고 싶기도 하고 살면서 한번쯤은 백화점 vvip특별 대우를 받아보고 싶기도 하기에 유치한걸 알지만 잠시나마 신데렐라를 꿈꿔 보기도 한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존재하는 신데렐라, 현실에서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 레파토리라는 것을 너무나 당연히 안다. 하지만 그 뻔한 신데렐라 스토리를 상상할 때면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학생으로서 어차피 해야하는 공부! 청년실업이 급증하고 있다느니 88만원 세대라느니 sky나와도 취업 힘들다느니 라는 절망적인 생각은 접어두고 가끔은 유치한 신데렐라 스토리를 상상하며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것은 어떨까. 전자보다는 후자쪽이 조금이라도 더 공부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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