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의원직을 위해서라면 거짓말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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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jangy0ung)등록 2009.11.23 17:51
"청문회에서 사실이 아닌 증언은 했지만 위증은 아니다?"

20일 미상원 윤리위원회는 오바마 미대통령의 상원의원직 후임으로 임명된 민주당 롤랜드 버리스(Roland Burris)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에게 '경고'조치를 내리며 근 일년간에 걸친 감사를 마무리 지었다. 지난 1월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가 남긴 상원의원 공석을 차지한 버리스의원은 매관매직을 포함한 부패 스캔들로 물러난 라드 블라고예비치(Rod Blagojevich)전 일리노이 주지사와의 부적절한 관계와 그에 관련된 거짓증언들로 인해 공식 취임전부터 자격논란에 휩싸여왔던 인물이다.

버리스 일리노이주 상원의원과 블라고예비치 전주지사 ⓒ 장영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주에서 의원직에 공석이 생기면 보궐선거 대신 주지사가 잔여임기를 채울 후임의원을 임명하는데, 지난 1월 블라고예비치 전 일리노이 주지사는 상원의원이었던 오바마대통령의 당선으로 발생한 공석을 금전적 대가를 받고 팔려고 한 혐의를 받고 물러난다.  당시 여러 유력인사들과 접촉하며 상원의원직을 거래할 대상을 물색하던 블라고예비치 전 주지사의 계획은 오래전부터 그의 부패혐의를 포착하고 수사중이던 연방수사국에 의해 발각되면서 수포로  돌아가는데, 그가 물러나기 바로 전 임명한 인물이 바로 버리스의원이다.

매관매직혐의를 받고있는 상황에서 주지사가 누군가를 임명하고 그 당사자가 흔쾌히 임명에 동의했다는 사실은 누가봐도 의혹을 제기하기에 충분한 사안이었지만 버리스의원은 자신의 결백을 강하게 주장했다. '상원의원직 임명제안을 받기전 주지사와 관련된 어느누구와도 임명에 대해 논의한적이 없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제출하며 자신과 주지사와의 무관함을 역설하던 그는 바로 그 며칠뒤 청문회에서 '사실은 주지사쪽 인물들과 상원의원직에 대해 몇 번 간단히 이야기를 나눈적은 있다'고 말을 바꾼다.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상원의원직에 취임한 버리스의원은 그 다음달인 2월 또다시 말을 바꿔 사실은 그가 '수차례 주지사의 핵심인사들에게 의원직에 대한 관심을 표현했으며, 정치자금을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진술한다.

계속되는 말바꿈에 대한 비난과 사퇴압력속에 윤리위원회의 조사가 시작됬지만 결과적으로 이번 경고 조치는 아무런 제제나 불이익이 따르지 않아 사실상의 공식적인 면죄부에 해당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인데, 이미 대부분의 언론매체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카고 선 타임즈(Chicago Sun-Times)는 사설을 통해 '법이 버리스의원의 손을 들어준다고 해서 그가 거짓말쟁이라는 사실이 바뀌는 것은 아니'라며 그의 사임을 촉구했으며, 시카고 트리뷴의 스티브 챕맨(Steve Chapman)은 버리스 의원을 '거짓말쟁이 뱀'에 비유하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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