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딸의 생리를 축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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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륜(sin1995)등록 2009.12.15 17:06
♥사랑하는 큰 딸의 생리를 축하하며

오늘 우리 집 큰 딸이 생리를 시작했다. 마냥 어린아이로만 느껴졌던 딸이 성숙한 한 사람의 여성으로 다시 태어나고 새로운 생명을 잉태할 수 있는 몸으로 태어났다는 것에 무한한 감동과 감사를 느낀다.

96년 2월 28일밤 나는 당연히 자동판매기처럼 아이도 예정일에 한치의 오차도 없이 나오는 줄 알았기에 집사람의 배를 두드리며 다음달 21일에 우리 만나자.라고 하면서 노래를 불렀다. 우리 딸은 아빠의 목소리가 음치라서 더 듣기 싫어서 그런지 몰라도 그 다음날 4년에 한번 있는 29일 오후에 태어났다.

병원에 가니 보호자대기실에서 어떤 남자는 몇 번째 아이가 안 나와서 아예 이번에도 만화책 20권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나도 설마 예정일이 20여일 더 남았는데 하면서 만화책 1권을 빌려 보려던 차에 응애 하는 소리가 산부인과에서 울렸지만 설마 내 애기일까라는 생각을 못했지만 핏덩어리가 틀림없는 내 자식이라는 말에 이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맞보는 감동을 느꼈다. 나도 이제 자식을 둔 아버지가 된 것이다.

2년 후 또다시 병원에서 둘째를  낳았다. 동생이 태어난 날 처음으로 엄마는 병원에서 잠을 잤지만 태어나서 처음으로 엄마와 떨어져 집에서 하룻밤을 보낸 딸은 밤새 엄마를 보게 해달라고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 다음날 2살도 안된 아이에게 "엄마가 이제 너의 동생에게 신경을 많이 써야하니 너와 나는 이제 찬밥이다"라며 찬밥이라는 말을 되 뇌이게 했다. 그때부터 쭉 엄마와 동생은 한 몸이 되어 언제 어디서나 붙어 다녔지만 큰 아이는 엄마의 사랑을 조금 적게 받았는가 싶다.

중학교 들어와서 우리 큰 딸은 사춘기가 되었는지 몰라도 학교에 갔다 오면 자기 방에서 무엇을 하는지 문을 잠그고 밥을 먹을때 만 얼굴을 잠시 비추고 짜증만 늘어갔다.

남들도 다 겪는 시기라 하면서도 힘들었던 시기였던 것 같다. 2달전 작은 딸이 "몸이 이상해 하면서 생리를 하는 것 같다."라는 말을 하여 부랴부랴 마트에 가서 생리대와 위생팬티를 사러 갔다. 2살 많은 큰 딸은 아직 그런 조짐도 안 보이는데 작은 딸이 벌써 라니 하면서도 작은 딸에게 신경을 써면서도 나의 어머니같이 20살 넘어서 생리가 시작되는가 하며 불안감이 더 해만 갔다. 나야 남자니 그 고통을 모르지만 한달에 한번 그 고통을 40년간 계속해야 하는 여자들은 매우 힘든 모양이었다.

어제 집사람이 이제 큰 딸도 생리를 하게 된 것 같다는 말에 실감이 나지 않았지만 밤에 집에 와서 화장실을 가니 이제껏 맡아보지 않은 비릿한 냄새가 나는 것을 보니 실감이 나는 듯 했다. 아침에 큰 딸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하려다 그만 놓쳐 버렸다.

이제 아기에서 어른으로 성숙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과정에 기쁘고 한편으로는 이제 아빠말만 순종적으로 듣는 아이에게 어엿한 청소년 아니 여성으로서 존중해 주어야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너도 힘들때면 아빠와 엄마 우리 가족들이 언제나 네 편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열심히 화목하게 잘 살아가자.

나에게 무한한 감동을 주었던 큰 딸의 출산과 생리!! 이제 다음은 언제 일까.. 내 생각으로는 15년 후 쯤이 안될까. 바로 내가 결혼하기 전 날일 것이다. 이제는 우리 가족 품을 벗어나 네가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을 살아가는 그 전날 밤 일 것이다. 지금 추측하건대 그날 밤은 우리 엄마와 아빠 그리고 너를 지금껏 키워준 할아버지.할머니등 가족들은 밤을 설칠 것이다.

다시금 지금껏 잘 자라 주어서 고맙고 이제는 한 사람의 당당한 여성으로서 학교생활과 이후 사회생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길 바라며 우리 가족뿐만 아니라 네가 지금 활동하고 있는 RCY 처럼 나의 조그만 이익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수 있는 그런 큰 사람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우리 큰 딸 연경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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