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 세대'의 독립을 지원하라

검토 완료

강민수(cominsoo)등록 2009.12.17 15:17
천차만별의 개성과 기호를 가진 20대를 어떤 기준으로 묶을 수 있을까? 커피이야기를 해보자. 우리 아버지세대가 마신 커피의 종류는 다방커피, 혹은 모닝커피로 대별된다. 반면 요즈음 우리의 커피는 천차만별이다. 유명한 커피전문점에 가면.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카라메마끼아또' 등의 기호들이 우리를 손짓한다. 커피 하나에도 다채로운 기호들이 존재하는 것처럼 20대가 가진 다양한 삶의 모습을 일률적으로 규정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현대사회가 가진 구조적인, 혹은 제도적인 이유로 20대의 85%는 2년 혹은 4년제의 대학을 다녀야만 하고 많은 이들은 졸업 후 '88만원세대'로 다시 편입된다. 여기서 88만원세대는 20대가 가진 불안정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진로불안 혹은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우리세대를 상징한다. 기반 없는 20대를 위한 정치권의 관심은 20대가 정치에 무관심한 것에 비례해 전무한 상황이다. 현실적인 정책이라고 해봐야 정부보증 학자금대출이 있다지만 1년 등록금이 1000만원이 넘는 현 상황에서 이 정책은 20대를 위한 조삼모사(朝三暮四)의 수단에 불과할 뿐이다.

여기서 필자는 20대의 독립을 위한 주거정책을 요구한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의 1인가구 현황은 67만 가구로, 그중 20대는 18만 가구에 이른다. 주소지를 옮기지 않는 1인가구 학생들을 감안해보면 그 숫자는 더욱 커질 것이다. 또한 서울지역 대학의 지방학생비율이 36%이지만 기숙사 수용률은 6.82%에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이러한 20대의 현실에 그들은 기댈만한 언덕, 즉 부모가 있긴 하지만 가족, 부모가 사회, 경제적 기반이 약한 20대를 언제까지나 끌어안을 수 없다. 결국 20대는 그들로부터 독립하여 스스로의 삶을 일궈야 한다. 독립의 순간, 사회로 내딛는 당당한 발걸음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도움이 필요하다. 이러한 20대가 가진 주거의 현실을 위해서 20대를 위한 독립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려 한다.

먼저, 푸르른 꿈을 위해 집을 떠나온 서울유학생 혹은 취업 후 집으로부터 독립해 나온 1인가구를 위해서 전․월세 보증금을 저리에 대출해주는 것이다. 현재는 저소득층을 위한 전세자금 대출이 있지만 가족단위 혹은 30대 이상에게만 해당하는 것뿐이다. 저소득층을 위한 전세자금대출처럼 국민주택기금을 활용해 독립하려는 20대를 위한 지원을 요구한다. 어차피 2, 3년 후 보증금을 되돌려 받을 수 있다는 학자금대출에 비해 상환율이 높을 것을 가정한다면 대출자금의 이자도 저리로 가능할 것이다.

또 상대적 약자인 세입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주거안전지킴이를 제안한다. 임대주택의 간단한 감정평가에서부터 주거환경, 관련규정들을 옆에서 조언, 상담해 줄 수 있는 관리사를 요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웨덴의 경우에는 '청년을 위한 국가 주거 조정자 정책'(National Coordinator Of Housing for Youth)이 있어 젊은 층의 주거 확보를 지원하고 있다. 주거 조정자는 소득이 적거나 없는 독립 청소년들에게 적당한 집을 찾아주며, 잘못된 계약을 할 수 있는 위험을 덜고 부동산 지식이 없는 젊은 층이 쉽게 집을 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