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진 구로다씨

툭하면 섞어 먹는 나라에서 비빔밥을 비하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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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구(louis017)등록 2009.12.31 12:12
건방진 구로다씨

극우 보수를 대변하는 일본 신문 산케이의 한국 지국장으로 그 동안 수 차례에 걸쳐 한국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구로다 가쓰히로(黑田勝弘)가 다시 망언을 했다.

구로다는 산케이 신문 26일자 9면에 실린 칼럼 시리즈 '서울에서 여보세요'를 통해 "겉으로는 예쁜 모양을 한 비빔밥이지만 실제 먹을 땐 엉망진창의 모습으로 변한다"며 '양두구육(羊頭狗肉 : 선전은 버젓하지만 내실이 따르지 못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라는 표현을 써서 물의를 빚었다.

구로다는 "비빔밥은 '섞은 밥'이란 의미인데 단순 혼합이 아닌 '뒤섞는다'는 느낌이 강하다. 한국인 식습관의 하나로 한국인들은 뭐든지 섞어서 먹는 버릇이 있다며, 카레라이스나 자장면, 팥빙수, 규동 등을 전부 뒤섞어 반죽시켜 먹어 버린다"며 한국의 전통음식인 비빔밥을 비하했다.

웃기는 얘기다. 다른 나라 문화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얘기하는 것도 수준 낮을 뿐더러 이런 무식한 칼럼을 그대로 내보낸 언론사도 자질이 의심스럽다. 사실 섞는 것은 자신들이 더욱 심하다는 것을 모르나 보다. 일본인들은 음료를 마실 때 무조건 섞는다. 요즘 유행하는 우리 막걸리도 과일 주스 등에 섞어 마시고, 위스키도 물을 섞어 미즈와리로 마신다. 심지어 우리나라의 소주도 물을 섞어 마신다. 툭하면 섞어 마시는 나라에서 비빔밥에 대해서 뭐라고 하다니 자다가도 웃을 노릇이다.

구로다씨. 앞으로는 부럽다면 부럽다고 말을 하세요.

전재구(한국음료문화연구회 회장, 사단법인 한국바텐더협회 교육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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