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층짜리 안양시 청사? 2조원짜리 사전 선거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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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옥(verrymon)등록 2010.01.29 18:32
 여론의 뭇매에도 꿋꿋이 버티던 노원구청이 아기 호랑이 전시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밤에는 남양주에 있는 한 동물원으로 호랑이를 보낸다고 했던 거짓말이 들통 나서 더 이상 숨을 구멍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밤에는 주차장 탑차, 낮에는 구청 로비 아크릴 전시관 안에 아기 호랑이들을 가둬 두었던 겁니다. 야생동물보호법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정확히 모르지만, 저는 이 정도면 '동물학대'로 구청장이 기소 당해 마땅하다고 봅니다(검찰의 기소 독점권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겁니다).

그런 참에 안양시에서 가히 가공할만한 사업계획을 발표했습니다.
2조원을 들여 100층짜리 청사를 짓겠다는 것입니다. 저는 처음 이 뉴스를 접하고 안양시장 참 뚝심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서 지방자치단체의 호화청사를 공개적으로 질타하는데 성남시보다 6배나 더 호화로운 청사를 만들겠다고 되받아치니 배짱 한 번 좋은 거지요.

그런데 일부 언론에서는 이 정도 규모의 건물 신축을 안양시가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상급기관 즉, 경기도나 중앙정부와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지요. 안양시도 이달 중에 테스크포스를 구성하고 다음 달에 투자설명회를 개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아직 최종 결정은 아니라는 뉘앙스를 남겨 둔 것입니다.

그러니까 다음 달부터 안양시는 자신들의 1년 예산의 2배가 들어가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홍보하고 선전하는 투자설명회를 대대적으로 개최하겠다는 겁니다. 선거를 4개월 남짓 앞두고 안양시에 파란을 일으킬만한 프로젝트를 발표한 셈입니다. 쉽게 말해서 현직 프리미엄을 활용하여 욕 좀 먹더라도 개발 이슈를 선점하겠다는 고도(?)의 전술입니다.

안양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안양시청 홈페이지>시민참여>시민의소리>자유게시판에 게시된 100층 청사에 대한 비판의 소리 ⓒ 문병옥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는 작태입니다.

전 국민의 공분을 사더라도, 개발 전략을 앞세워서 자기 선거만 이기면 된다면 생각인데, 그것이 자기 돈을 들여서 하는 거라면 누가 뭐라고 합니까? 그러나 그 모든 작태 4대강, 세종시, 100층짜리 호화 청사 모두 국민의 혈세를 들여서 하는 사업입니다. 어찌하여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행태는 위나 아래나 똑같다는 말입니까? 윗물이 흐리니 아랫물도 흐린 것이 당연한 이치이지만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은 서민들의 생활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기에 어찌 보면 더 큰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거 명백한 사전선거운동입니다. 선관위가 나서야 하는 문제입니다.

누차 얘기하듯이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투표합시다. 투표해서 바꿉시다. 풀뿌리를 바꿔야 정권도 되찾을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서프라이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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