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하면 희망도 현실이 될까?

희망연대 총회장은 엄동설한 군불땐 사랑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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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만(limjm)등록 2010.02.02 18:11
희망이란 앞일에 대하여 어떤 기대를 가지고 바라거나 소망하는 것이다. 이 희망을 위해 모인 사람들이 있다. 바로 희망연대다. 좀처럼 희망 찾기가 어려운 세태에 살고 있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지난 금요일(29일) 퇴근 후 희망을 찾아 마산장애인복지센터에 갔다. 이날 '열린사회희망연대' 총회가 있는 날이었는데, 이 총회에 참석하기위해서였다.

내가 희망연대에 회원으로 등록한 때는 2002년경이다. 나뿐만 아니라 공무원노조마산시지부 임원들이 떼로 가입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무엇을 하고 어떤 단체인지도 몰랐지만 그냥 시민단체로서 허튼 일은 안 할 것이라는 기대와 당시 내가 맡아 일하는 공무원노조에 우호적이고 사회개혁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당시 공무원은 국민의 안위보다는 정권에 대한 절대복종만을 강요당해 온 과거를 반성하며 공직사회 개혁으로 사회민주화에 기여하겠다는 열정이 있었다. 또한  공무원노동자로서의 정당한 권리를 인정받기 위하여 '공무원도 노동자다'라는 구호를 걸고 공무원노조건설에 매진하고 있을 때였다.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지만 그때만 해도 공무원노조에 대한 탄압이 극심할 때고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공직사회개혁과 공무원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꾸려져 공무원노조를 엄호해 주고 있을 때였으므로 이의 보답으로 시민단체에 가입하였다.

사실 그때 공무원노조는 많은 도움을 받았다. 공무원노조의 투쟁현장에 같이하기도 했고 탄압의 현장에서는 제일 앞자리에 서서 공무원노조에 가해지는 위해를 온몸으로 막아주기도 했다.

이렇게 맑고 깨끗한 사회를 염원하는 많은 사회구성원들의 엄호와 지지속에서 공무원노조는 자리를 잡아 가는 듯했으나 이를 시샘하는 기득세력과 천민노동관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현 정부의 탄압에 의거 공무원노조는 합법적인 명패마저 걸지 못하고 그 국면은 지속되고 있다.

매년 희망연대 총회 때면 문자메시지는 물론 사무국장님께서 직접 참석여부를 물어오곤 하였는데 그때마다 참석하겠다는 대답을 철석 같이하고는 이런저런 핑계로 참석을 못한 터라 금번 총회는 어떤 일이 있어도 꼭 참석하여야겠다는 각오로 책상 앞 메모장에 메모해 두고 다른 일정들을 잡지 않았다.

그 이유는 앞에서 언급한 사실들이 뇌리 깊숙이 감사한 맘으로 자리 잡고 있었고 지금까지 한번도 회원으로서 역할을 해오지 못한 자책감도 있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5분여 지나서 도착하였으나 사람들은 자리를 채우고 있었고 총회는 진행되고 있었다.

여느 총회와 달리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으나 총회장에 들어서는 순간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었고 어색하게 들어오는 나를 보고 안내데스크에 앉아있던 여자 분이 "어서오셔요. 반갑습니다. 여기 좀 써주셔요." 인사를 하고는 방명록을 내밀었다.

얼떨결에 묵례를 하고는 손에 쥐어주는 김밥 한 줄과 빵조각을 들고 빈자리에 가서 앉았다. 앉아서 둘러보니 아는 사람은 별로 보이지 않았고 앞줄에 몇몇 얼굴 익은 분들이 앉아있었으나 분위기상 인사를 나눌 처지는 되지 못하였다.

순간 느낀 것은 그냥 편안히 말 할 수 있는 사랑방 모임정도로 느껴졌고 앞에 나선 분은 청중에 대화 형 말건내기로 쌍방향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오랜 세월 한마음 한뜻으로 같이 했던 분들이라 눈빛으로 받아들이고 웃음으로 화답하니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다만 아쉽고 소중했던 것은 회원으로 참석한 분들 거의가 얼굴엔 주름이 지고 머리카락은 흰색으로 물들어가고 있어 조직이 늙어가고 있다는 것과 그 험난한 세월을 격고도 인생 후반기지만 허하게 웃으며 사회변혁에 같이하고 있는 꿋꿋함에서 머리가 숙여지고 존경심이 절로 발로된다.

총회는 공로자에 대한 시상, 그간의 경과보고, 감사보고, 공동대표 및 임원선출, 2010 사업계획 확정, 기념사진 촬영을 끝으로 마무리되었다. 교방동에 마련해 두었다는 2차 입 축임 자리에 갔더니 여러분들이 자리를 같이했었는데 나는 잘 몰랐지만 그 분들은 다수가 이미 임종만이란 존재를 잘 알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 새삼 모인 분들의 면면을 알게 되는 기회가 되었고 마무리 즈음 내친김에 몇몇 젊은 분들(40대)과 함께 장소를 옮겨 새벽까지 회포를 풀었다. 그리고 오늘, 희망을 희망으로 간직하지 않고 희망을 현실화 시키기 위한 아래의 행동들을 들추어 보면서 자신을 되돌아 보는 기회가 되었다.

희망연대가 걸어온 길

희망연대의 회칙에는 인류 보편 가치인 평등과 평화, 자유와 정의를 실현하고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드는 일에 적극 참여, 지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되어있다. 그 구체적인 사업으로

1)친일청산, 독재청산 등 역사 바로 세우기 운동
   - 친일청산시민행동연대(준) 주도적 구성 및 활동
     친일, 친독재 전력이 있는 유명인들을 기리는 기념관 건립 거부 운동
   - 냉전구호판 철거운동 ( 그 결과로 대부분의 도시지역에서는 그 모습을 볼 수 없다.)
   - 김주열 열사 추모사업

2)국제 평화를 위한 사업
   - 미국의 이라크 침공시 인간방패 파견
   - 이라크 현지 민간인 조사팀(임경란, 배상현) 파견

3)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위한 평등, 인권, 환경, 복지 실현을 위한 사업 등이다.

99년3월 '김주열 열사 추모사업회'가 창립되고 그 연장선상에서 그해 7월 열린사회 희망연대가 창립되었는데 이는 김주열 열사 추모사업회를 포괄하는 새로운 시민단체 창립을 목표로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열린사회희망연대는 위 창립목적과 사업목표에서 보듯이 순수 지역사회의 일원인 시민들이 이에 뜻을 같이하여 결성한 대한민국 유일단체로 외압과 변질을 막기위하여 재정독립을 선언한 단체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희망연대가 걸어온 길을 보면 99년 전국의 주요도로에 설치한 냉전구호판('폭력투쟁 방관 속에 확산되는 좌익세력' '통일이 내일이면 안보는 오늘이다' '민주위장 좌익세력 살펴보고 신고하자' 등)철거운동을 시작으로 미군에 의한 곡안리(마산 진전) 양민학살 대책위 결성를 결성하고 진상규명과 공식사과를 촉구하였으며 마산 회원동 소재 '5.16 군사혁명기념비'를 철거하였다.

2000년 총선 경남시민연대를 결성하여 총선운동을 벌여 총선에 크나큰 영향을 미쳤으며 마산상고 교정에 추모사업회와 37회 동기생 합동으로 김주열 열사 흉상을 제막하였다.
또, 이은상문학관 건립반대 24시간 1인 시위와 더불어 아프간 전쟁반대에 나섰다.

2002년 4.19일 김주열 열사 시신인양 표지판을 설치했고 2003년에는 이라크 반전 평화팀으로 이라크현장에서 죽음을 무릅쓴 인간방패 2인(배상현, 이해종)의 활동이 있었으며 조두남 기념관 개관식에서 밀가루 투척사건이 발생(대표 김영만 등 회원 7명 경찰연행, 구속)되기도 했다.

2004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3.15 국립묘지 참배저지 시위를 하였고 항일독립선열에 대한 사죄와 친일청산을 위한 3보 1배를 3.15의거탑에서 출발하여 밤밭고개 까지(1일째), 밤밭고개→8의사 창의탑(2, 3일째), 8의사 창의탑→봉곡마을 입구까지(4, 5일째), 봉곡마을 입구→8의사 묘역까지(6일째) 마산일정을 완료하고 통영 중앙 우체국 앞에서 기자회견 후 청마문학관→허장완 열사묘 까지 진행(7일째)하였다.

2005년 봉암수원지 '일본인 공적비' 철거, 3.15정신계승과 3.15오적(부정선거, 일제망령, 독재망령, 정치모리배, 지역주의 망령)추방 시민행동 기자회견을 김주열 열사 시신인양 표지판 앞에서 열었으며 한나라당 김정부 의원(배우자 정화자씨, 선거법 위반으로 10개월째 도피, 잠적사건) 규탄운동을 전개하였다.

이해 마산시의회에서는 이은상문학관을 포기하고 '마산문학관'으로 명칭이 통과되었다.

2006년 이은상 독재부역 매문행위 관련 사진전을 열고 통영에서 유치환 기념 사업 반대운동을 벌였고 2007년에는 일해공원 반대를 위해  재 시민단체와 함께 합천군청, 경남도청, 전두환자택 앞 규탄 대회를 열었으나 치열했던 반대시위에도 합천의 심의조 군수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자신에 배푼 은덕을 배신하지 못하고 끝내 일해공원으로 고시 발표하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임종만의 참세상 블로그(http://blog.daum.net/gabinne)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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