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의 막말

검토 완료

이신욱(kkkworm)등록 2010.02.23 10:19

조선시대 황희는 청렴하기로 이름난 정승이었다.  

황희 정승이 어느 날 시골길을 가다가 두 마리 소를 몰고 일하는 농부를 만났다. 황희정승은 무심결에 농부에게 "저기 두 마리 소 가운데 검은 소가 일을 잘합니까? 누런 소가 일을 잘합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나 농부는 난처한 기색을 하며 침묵을 지켰다. 황희가 몇 번씩 물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황희는 불쾌한 마음이었으나 그냥 지나쳤다. 

 

한참 가는데 그 농부가 뒤 쫓아와서 하는 말이 "선비 양반, 아까는 죄송했습니다. 제가 왜 그때 말하지 않았느냐 하면, 아무리 짐승이지만 주인이 누구보다 누가 더 일 잘한다고 해보십시오. 얼마나 섭섭하겠습니까? 그래서 침묵을 지켰습니다. 사실은 검은 소가 일을 더 잘합니다. 누런 소는 꾀를 좀 부려요." 

 

이 말에 황희는 크게 깨닫고 그때부터 아랫사람들을 대할 때 함부로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 정치인들의 발언을 보면 인격이 의심스러울 정도의 막말들을 국민 앞에서 내뱉고 있다. 한나라당의 6.2 지방선거에 대한 '국정방해세력 & 선진화세력'의 대결이라는 선언은 어처구니없지만 애교에 가깝다. 누가 국정방해세력이며 누가 선진화세력인가? 민주주의에서 가장 배격해야 하는 일방적이며 아집스러운 발언을 공공연히 내뱉고 있다. 친구 아니면 모두 적인가? 이러한 오만한 발언은 어디서 나온 것인가?

 

 또한 대표적 친이계인 정두언 의원의 '지방선거 이겨야 선진국 간다.'는 발언은 우습기만하다. 언제는 G20에 가입하여 선진국에 진입했다고 선전하더니 지금은 지방선거 이겨야 선진국 간다? 는 발언은 앞뒤가 맞지를 않다. 국민이 바보인가? 한나라당이 승리하면 선진국이고 야당이 승리하면 중진국이 된다는 것은 어디에 근거한 발언인가? 이것이 바로 반민주적인 발언이 아니고 무엇인가! 매우 파쇼(독재)적인 발언이다! 이것은 오로지 권력만 탐하는 자들에게서나 들을 수 있는 발언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발언들이 진수희 여의도 연구소 소장의 발언에 이르러서는 막말수준으로 비화됐다. 22일자 국민일보에 따르면 박 전대표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내용을 보면 "그러니까 (친이 친박이 같은당에 있다는 사실이)사기라는 거지. 사기를 안치려면 분당해야지. 하지만 '이혼해' 하다가도 (정작 이혼할 상황이 되면 보통)누구 좋으라고 이혼해주냐. 어느 X(여성비하단어) 좋으라고"라고 쏘아붙였다는 것이다. 

 

 참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국민의 선택으로 집권한 집권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 연구소의 소장의 인격이 어느 X(여성비하단어) 수준밖에 안되는지 묻고 싶다. 당신들이 그렇게 외치는 친서민정책을 입안하고 연구해야하는 집권여당의 싱크탱크를 이끄는 소장은 지금도 세종시 권력투쟁에 앞장서 막말로 국민들의 가슴을 찢어놓고 있다. 400만 실업자시대,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교육비, 전세대란, 물가, 무엇하나 제대로 된 정책이 있는가? 747은 어디로 갔나? 참으로 반 푼어치도 안 되는 인격의 소유자들 집단이다.

 

 

 말에서 그 사람의 인품이 나타난다는 것은 동서고금의 진리인 것 같다. 미국의 빌게이츠는 지금도 상대방에게 이메일을 보낼 때만큼은 자세를 바르게 하고 마음을 가다듬는다고 한다. 황희정승의 깨달음과 빌게이츠의 인품도 본받아야겠지만 농부의 지혜로움에서 우리는 매우 귀중한 교훈을 얻는다.

    

 

러시아 국립 모스크바대학교

외교 대학원

정치학 박사 이신욱

 

 

 

 

덧붙이는 글 | 한토마에 게재한 내용입니다.

2010.02.23 10:18 ⓒ 2010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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