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전야의 방성통곡(放聲痛哭) <재송>

아이들에게 민족의 정기 길러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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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jnk057)등록 2010.02.28 17:25
"3.1절을 어떤 날로 알고 있는가?"라는 물음에, `독립운동을 기념하기 위한 날'이라는 정확한 설명을 고른 학생은 단 59.1%에 불과했다. 나머지 40.9%는 `식민지배에서 벗어난 날을 기념하는 날', `애국선열을 추모하는 날', `헌법 제정ㆍ공포 기념일' 등의 부정확한 답변과 `모르겠다'(5.1%)는 응답이었다.

연합뉴스가 제91주년 3.1절을 맞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 의뢰해 전국 초중고생 3천919명을 상대로 `3.1절 관련 학생인식에 관한 조사'를 한 결과라 한다. (2. 28자 연합뉴스)

1천 년의 역사라도 기억해야 할 이 민족의 후예들이 불과 100년도 안 된 역사, 그것도 국기 다는 기념일의 역사도 모른다니?

이는, 정치가, 지식인, 기업가 등 한국을 이끄는 지도자들이 온통 경제와 글로벌화만 부르짖으며 집착한, 당연한 결과이다. 아이들의 교육이 오로지 1등과 영어에만 매달리다 보니 인성은 외곬지고, 이기적이고, 경쟁에 시달려 일탈과 범죄가 늘어난다.

이런데도 지도자나 교육 담당자들은 모른 채 하고 미루어 왔다. 독립선언문 한 줄 모르고, 김구, 안창호가 누군지 몰라도 좋은 대학 가고, 좋은 기업 취직할 수 있다면 누가 그런 걸 배우랴?

인성의 외면과 파괴가 가장 두려운 미래이지만 그 다음으로 우려되는 것이 민족의 정기(精氣)이다. 이젠 민족의 정기란 말을 더 이상 듣기가 어렵게 되었다. 무슨 기념일마다 대통령부터 수많은 고위 관료까지 태극기 앞에서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하지만 그 묵념 순간에 그들은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순국선열들의 영령(英靈)이 그들의 생각을 다 꿰뚫어 보고는
참으로 한심하다며 뒤돌아 앉지나 않겠는가?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겠는가? 그들을 올바로 가르치지 못 한 어른들의 죄이다. 어른들도 어찌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학교의 교과과목이 그랬고, 대학 제도가 그랬고, 교육정책이 그랬으니 어른들은 등골이 휘게 그것 따라 간 죄밖에 없다.

국권 회복한 뒤로도 친일 매국노 하나 제대로 처단 못 하고 65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그 잔재를 청산치 못 한 고위층 탓이다. 영어, 수학만 잘 하면 되도록 교안을 짜놓은 교육 정책 탓이다. 교과서까지 교묘히 왜곡하며 기어코 일제의 탄압을 미화까지 하려는, 정기를 잃어버린 학자들 때문이다.
(일제가 설사 우리의 개화에 도움을 준 것들이 있다 해도 그것은 처음부터 그들의 이익과 야욕 때문이었다. 어찌, 숱한 치욕들을 기록하는 교과서에 그들의 역할을 함께 운운하는가?)

이제, 40년 뒤쯤 가면 지금의 60대 이상은 거의 죽고 없을 것이다. 그때쯤은 왜 민족이 필요 하느냐, 3.1절이 왜 기념일이냐, 하며 우리가 사는 혈연적 공동체 사회는 그 정체성을 송두리째 잃고 말 것이다.

2000년이나 그들의 정체성과 민족적 자부심을 잃지 않는 유태인들은 손바닥만 한 국토를 가지고도 아직도 강성하다. 우리 보기에 뒤떨어진 나라들, 베트남, 아랍인들도 민족성은 강하다. 55개 민족이 뒤섞인, 강대한 나라 중국도, 국민이 이미 150년 전부터 서구화되기 시작한 일본도, 그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역사 왜곡도 마지않는다.

우리는 뭔가? 아이들이 3.1절도 모르고, 정신대의 치욕도 모르고, 100년도 안 된 식민지의 굴욕도 잊어버린다면 뭐가 되느냐? 끝내는 통일할 생각도 없고, 독도도 돈만 되면 팔아먹고 민족은 뿔뿔이 중국으로, 일본으로, 미국으로 흩어져 우리 대한이라는 민족은 세계 지도에 흔적도 없어지려 하느냐?

우리는 협소한 국수주의적 이익 때문에 민족의 정기를 운운하는 것이 아니다. 91년 전 3.1절에 세계만방을 향해 울린 독립선언문 한 구절을 보자!

"조선 독립은 조선 사람으로 하여금 정당한 삶의 번영을 이루게 하는 동시에.......또 동양 평화로 그 중요한 일부를 삼는 세계 평화와 인류 행복에 필요한 계단이 되게 하는 것이라. 이 어찌 구구한 감정상의 문제이리요?"

우리가 민족의 정기를 운운하는 것은, 세계의 다른 민족과 배타적이 되고자 함이 아니다. 흔히, 가장 우리다운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 말한다. 국가 지도자들도 자주 일컫는다. 바로 이 독립선언문이, 오늘날의 글로벌화가 어떻게 추진되어야 하는지를 말해주지 않는가? 

대통령, 정치가, 지도자들은 순국선열들에게 진심으로 부끄러워하라!
우리 다 죽은 뒤 남을 저 아이들에게 3.1절 하나 가르치지 못 한, 우리 아버지, 어머니 된 사람들은 진실로 부끄러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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