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과 바다가 어우러진 광활한 공간에서 청춘의 길을 묻다

춘계종합 체육대회 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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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길(skmikiko)등록 2010.06.03 14:15
 해마다 짙푸른 오월이 되면 우리 학교는 춘계 종합 체육대회의 열기에 가득 쌓인다. 일주일 전부터 각 학년 각 종목의 학급대항 토너먼트식 예선전을 거친다. 공식적인 구기 종목에 3학년은 배구, 2학년은 농구 1학년은 축구로 정해 놓았지만 대회 당일 하루 종일 진행하면서 13개 종목을 진행하게 된다. 교장 , 교감을 비롯하여 전 교직원이 모든 경기 심판으로 배정되어 아이들과 운동장에서 하루종일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 체육대회를 통하여 학교 구성원 간에 깊은 단결심과 상호 애정을 갖게 되며 학교 역사의 일원이 되어야 한다는 묵시적 결심을 하게 된다.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하루 수업을 중지하고 종합체육대회를 진행하는 사례가 드물다. 본교처럼 일주일전부터 체육대회 예선을 거치면서 조금은 소란스런 시간을 보내면서 경기를 갖는 경우는 더욱 드물다. 우리 나라처럼 입시 지상주의에 젖어 있는 현실에서 그 중요한 수능 시험을 6개월 앞둔 고3수험생까지 참여하는 종합체육대회에 대한 학생들이 관심과 사랑은 너무나 높다. 성적일변도의 사고에 젖어 저 뜨거운 청춘들의 가슴을 짓누루고 있는 이 사회를 살아가는 아이들이 더욱 아름답고 풍부한 고교시절의 꿈을 가득 안고 살아갈 것이다.

철쭉 교정 한 쪽을 향기롭게 장식하고 있는 철쭉꽃도 오늘 하루 종일 아이들의 가슴에 놀았다 ⓒ 최선길


교정 한쪽에서 짙은 향기를 날리면서 우리들의 체육대회를 지켜 보고 있는 5월의 철쭉이 오늘따라 더욱 아름답고 찬란하기까지 하다. 운동장에 오르내리면서 보았던 꽃이지만 학생들의 뜨거운 가슴이 더욱 끓는 오늘은 그 모습이 새롭다.

올해는 교장 교감 선생님 공동으로 시축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전교 학생들의 저 준비체조하는 모습의 아름다운 장면을 보라, 그림만 보아도 아이들이 너무나 멋지지 않은가. 광활한 저 푸른 5월의 하늘과 바다가 어우러진 장관을 보기만 하여도 아이들이 아름답기만 하다. 그들의 꿈이 무럭 자라 저 푸른 하늘로 비상하기를 기대해 본다.

푸른 하늘과 바다를 배경으로 청춘아 준비체조하는 멋진 모습을 보라 ⓒ 최선길


닭싸움에서 넘쳐나오는 남성미를 만끽하며 학급 대항 경기를 치르는 2학년들의 격렬한 몸싸움에서 그 옛날 만주 벌판을 달리던 선구자들의 모습을 떠올린다. 본교의 선구자 정신을 굳세게 세워 나갈 이 아이들의 정신과 육체가 저렇게 건강해야 훗날 진정한 선구자가 되지 않겠는가. 오늘 하루라도 공부의 스트레스를 말끔히 잊고 더욱 높은 차원의 삶을 꿈꾸는 청춘이 되었으면 좋겠다.

닭싸움-2학년 단체 경기 매우 격렬한 경기이다 ⓒ 최선길


해마다 종합 씨름 대회의 최고 인기를 모으고 있는 학생 대표와 프로씨름 한라장사 출신의 체육 선생님의 시범 경기에서 선생님이 예의 멋진 기술을 선보여 학생들의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웬만한 탈렌트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빼어난 미남형 선생님의 호탕한 미소와 뛰어난 씨름 기술이 어우러져 학생들이 너무나 즐거워하였다. 20년 가까이 시범 경기를 해 왔는데 올해 처음으로 첫 게임을 내주고 2:1로 역전승할 정도로 대단한 힘과 기술을 가진 선생님 파이팅!

자제간의 대결 씨름 체육대회의 하이라이트 사제 대결 학생 챔피언과 프로 씨름 한라 장사 출신 선생님의 경기에서 선생님이 멋진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 최선길


스탠드 가득 앉아 있는 아이들의 아름다운 모습에서 우리 학교와 사회 그리고 이 민족과 조국을 선도해 나갈 선구자들의 순수한 모습이 아름답다. 종합 상황판에 빼곡히 적혀 있는 점수와는 상관 없이 오늘 하루를 맘껏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에 우리들의 미래를 걸어보고 싶다.

스탠드 관전 경기를 관람하고 있는 학생들의 건강한 모습 ⓒ 최선길


11월 그 중요한 대학 수능 시험을 6개월 앞두고 운동장에 나온 3학년들의 짝 웃는 모습이 오월의 신록과 어우러지고 아무 걱정이 없이 친구의 선전을 기뻐하고 축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도 심할텐데 오늘 하루라도 맘껏 뛰어놀고 웃었으면 좋겠다. 아무리 고3 수험생이라고 해도 그들도 자신의 생을 누릴 수 있는 자격이 있을 터, 왜 우리 사회는 수험생이라는 이유로 그들의 모든 인권을 박탈해도 된다고 생각하는지 안타깝다. 우리 학교 고3처럼 저렇게 후배들과 어울리고 친구들의 선전을 기뻐해주는 것을 겪어야 훗날 이웃을 생각하는 사고를 하지 않을까.

수능 6개월 앞둔 3학년 형님들도 참가 이 학생들의 환한 미소가 우리 학교의 미래 ⓒ 최선길


고추먹고 맴맴 경기 10바퀴 돌고 달려나가면 모두가 추풍낙엽이 되고 전교생이 마음껏 웃는다. 현기증이 나는 종목이기 때문에 각 반 선수들이 운동장에 전부 쓰러진다. 아이는 넘어지고 관중석에서는 엄청난 웃음과 환호가 떠돌아다닌다. 운동장에서 스스로 통제도 하지 못하고 쓰러지는 저 아이들에게 진정한 교육이 무엇일까도 생각해 보았다. 한번쯤은 저렇게 넘어지기고 하고 다시 스스로 일어서는 연습도 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1학년 단체전 고추먹고 맴맴 제자리에서 열 바퀴를 돌고 뛰어가는 종목입니다 ⓒ 최선길


씨름 단체전의 저 역동적인 모습을 보라. 그리고 관중들의 다양한 모습이 우리들이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들의 모습이 아닐까.   저 아이들이 살아가는 훗날의 사회는 지금처럼 그저 성적으로만 모든 것을 평가하는 현실과 달랐으면 좋겠다. 곁에 있는 친구를 배려하고 상대방에 대해 따뜻하게 대하려면 학창 시절부터 저렇게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경험해야 하고 마음껏 웃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씨름 개인전 학생대표 장사를 선발하는 64강 전 ⓒ 최선길


저녁 해가 질 무렵 모든 경기가 끝나고 시상식을 기다리면서 막간을 이용하여 장기 자랑이 있었다. 학생 회장이 진행하는데 학생들이 평소에 가지고 있는 노래와 춤 등을 마음껏 발휘하는 시간이다. 그리고 운동장에 편하게 앉아 장기 자랑을 함께 즐기며 하루를 마무리하게 된다. 이제 시간이 흐르고 학교를 벗어나 사회로 가면서 그들의 가슴과 머리 속에도 오늘 우리가 하루 종일 함께 했던 모든 것들이 녹아 들 것이다. 그리고 성적 일변도의 삭막한 교육 현장이 아니라 5월 그 눈시리게 푸른 하늘을 보면서 자신의 먼 미래의 꿈도 설계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너무나 아름답고 자랑스런 우리 아이들 더욱 큰 꿈을 갖고 살아가는 장대한 남아가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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