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예 출퇴근 어찌해야 하나? -파주 신도시 입주민의 항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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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년(sanha3000)등록 2010.05.28 13:36
곡예 출퇴근 어찌해야 하나? -파주 신도시 입주민의 항변!

요즘 들어 신도시 입주를 압둔 입주예정자들의 마음은 무척 우울하다. 연일 보도 되는 부동산 버블, 신도시 입주폭탄 등의 소식들 때문이다. 단지 헌 집 팔고 새집으로 이사 갈 소박한 꿈으로 신도시에 분양을 받았지만 애물단지가 되어버린 집만 붙들고 막대한 중도금과 이자 부담에 속수무책 속앓이를 하고 있는 사람이 어디 나 뿐이랴? 더욱이 천안함 후폭풍으로 남북교류마저 두 동강 난 현 시점에서 파주 신도시는 북한과의 접경지역이라는 악재까지 덤으로 안고 있다.
금년과 내년까지 고양 파주 일대만도 수 만가구가 입주한다. 한마디로 건설사들의 무분별한 공급과잉이 빚은 입주폭탄인 셈이다. 거기다가 뉴타운과 보금자리 유탄까지 맞아 지금 고양 파주 일대에는 팔리지 않는 집을 붙들고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정부는 수조원의 공적자금을 퍼부어 미분양 아파트를 구매해 주겠다며 건설사들의 구출대책은 거창하게 내 놓으면서도 입주예정자들에게는 고작 집 팔 때 매수인에게 DTI규제를 완화해 준다는 약발도 없는 것을 대책이라고 내 놓았다. 
           
우울한 마음도 달랠 겸 파주 신도시 현장을 찾았다. 작년에 5600여 세대가 이미 입주를 시작했으니 이젠 기반 시설도 어느 정도 갖추어 졌을 테고, 무엇보다도 운정역에서 도보 출퇴근이 가능한지? 직접 아파트까지 한 번 걸어가 보고 싶었다. 그러나 운정역에 내리는 순간 나의 이러한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운정역 2층 매표소에서 바라본 신도시의 풍경은 황량했다. 마침 빗속이어서 그런지 멀리 아파트만 희끄무레하게 보일 뿐, 군데군데 파 놓은 황토 흙과 흉물스런 골조만 덩그러니 버티고 있었다.
  길은 오리무중이었다. 오늘같이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영락없이 장화라도 신어야 할 판이었다. 이미 입주한 주민들은 전철역에서 아파트까지 어떻게 걸어 다닐까? 변변한 인도하나 없으니 입주민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곡예 출퇴근을 할 수 밖에 없다. 수변(水邊)도시, 유비쿼터스, 복합 커뮤니티센터, 이런 기반시설들은 아직은 상상 속의 그림일 뿐이었다. 황토 벌판에 은행나무 두 그루만이 쓸쓸히 서 있을 뿐, 한마디로 삭막했다. 이런 환경에서 입주를 하라는 주공이나 파주시가 원망스러웠다. 휘황찬란한 조감도 위로 걸어 다닐 수는 없지 않은가! 파주시와 주공은 이런 입주민의 심정을 십분 헤아려 더 늦기 전에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할 것이다.           

아울러 아파트 건설과정에서 탈, 편법을 일삼는 시행사에 대한 관리감독권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며칠 전 건설사 간부가 입주자 대표를 폭행한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했기에 더욱 그렇다. 아파트는 입주자들의 소중한 자산이자 미래의 꿈이 묻어있는 곳이다. 당연히 입주자 대표는 문제점을 점검하고 미진한 부분의 개선을 건의할 수 있다. 그런데 개선은 고사하고 가뜩이나 민감한 시기에 입주자 대표에게 폭행을 하다니, 최소한의 기업윤리도 없는 몰상식한 행동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한마디로 울고 싶던 차에 뺨 때린 격이다. 파주시와 건설관계자들은 조속히 폭행 간부를 문책하고 탈, 편법시공이 있다면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오는 유월이면 파주 신도시에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된다. 그러나 입주민들의 민심은 심상치 않다. 앞서 지적한 신도시의 기반시설과 보행로 문제, 그리고 건설사의 탈, 편법적인 시공이 시정되지 않으면 입주민들의 집단적인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파주시와 건설 관계자들에게 엄중히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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