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VS 반MB연대 VS 진보대안연대

대한민국 정치의 미래를 보여주는 은평을 재선거

검토 완료

최승현(nanalgae)등록 2010.07.06 17:08
지난 6.2지방선거를 통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서민수탈, 부자감세, 복지축소 국정 기조는 국민의 냉엄한 심판을 받았다.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치러지는 이번 7.28재보선은 분명 그 심판의 연장선상에 있다.

심판의 가장 큰 수혜자는 6.2지방선거에서 일관되게 반이명박, 반한나라당 정서에 기댄 선거운동을 펼친 민주당이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 내부의 당권 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민주당 일각에서도 지적하는 것처럼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투표는 적극적 지지의 표현이 아니었다. 민주당의 선전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심화시킨 빈곤 위기, 전쟁 위기에 진짜 위기감을 느낀 국민들의 그야말로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고 싶은 절박한 심정의 반영이었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이명박 연대를 이루지 못한 상태의 민주당은 지지율에서도, 명분에서도 나 홀로 승리를 장담하지 못한다. 이는 이번 7.28재보선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국민의 비판적 지지를 적극적 지지로 전환시킬 수 있는 진보적 대안의 구성, 획기적인 선택이 없는 한 누가 반이명박 연대의 대표주자로 나선다고 하더라도 달라질 것은 없다.

유시민 전 장관은 5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제1야당의 프리미엄을 믿고 무작정 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도전자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기존의 정치를 해왔던 민주당에게도 매우 큰 혁신의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양보하고 또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까지 양보해서 6.2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야권 단일후보로 출마했던 유시민 전 장관 본인 자신이야말로 혁신의 자극제가 되지 못했다. 유시민 전 장관이 말하는 매우 큰 혁신의 내용이 "8곳의 재보선 중에서 민주당이 많은 숫자를 내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작은 정당들도 한군데도 후보를 내지 못하게, 단일후보를 내지 못하게 하면 (안 된다.)"인 한, 결과는 7.28재보선에서도 6.2지방선거와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용을 바꾸지 않고 간판만 바꾼, 즉 진정한 혁신 없는 야권연대는 국민들에게 아쉬움이 많이 남을 비판적 지지를 요구할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의 비판적 지지를 적극적 지지로 전환해내기 위해서 혁신의 내용이 분명하고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서민수탈, 부자감세, 복지축소 국정기조와 맞장을 떠 진보적 대안으로 선택받을 수 있는 정치세력의 등장은 필연적이다.

7.28재보선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는 서울 은평을 국회의원 재선거는 이와 같은 대한민국의 현재 정치상황을 반영해 '한나라당 대 반MB연대 대 진보대안연대'의 구도에서 진행되고 있다. 한국 정치의 '과거-현재-미래'라고도 할 수 있는 정치구도다.

은평을 출마를 선언한 이재오 예비후보는 YTN FM과의 인터뷰에서 "6.2지방선거에서 좀 이겼으면 저는 솔직하게 그냥 (이명박) 정부에 남아있을 생각이었습니다."라고 말해 자신이 6.2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떠안고 출마했으며,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대표주자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지난 6.2지방선거에서 반MB연대를 실제로 성사시켰던 민주당, 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도 은평을에 예비후보들을 등록시켰다. 이들은 각각 자신이 대표주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점에서 다르지만, 모두 한 목소리로 7.28 은평을 재선거에서의 야권연대, 반MB연대를 강조하고 있다.

은평을 선거에서 한국정치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은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에 진보대안 단일후보로 추대해 줄 것을 제안한 금민 사회당 후보다. 김세균, 김수행 교수, 임종인 전 국회의원, 이갑용 민주노총 전 위원장 등 324명의 개인과 32개 단체가 동참한 '금민 은평을 진보진영 단일후보 추대 촉구 기자회견'(1일)에서 참가자들은 "진보의 미래를 함께 개척하자. 이런 우리의 노력은 MB심판을 진보적 심판으로 만들고, 진보세력을 자유주의 세력을 대체하는 대안적 세력으로 성장시키는 데에 분명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금민 후보는 이 자리에서 "이명박 시대의 진짜 야당은 서민 수탈을 종식하고 국민 모두의 나라인 사회적 공화국을 수립하자는 정치세력"이라며 투기불로소득 고율 과세를 통한 경제 전반의 건실화, 이를 통한 보편적 복지의 재원 마련 등의 진보대안을 제시했다.

김수행 교수는 이 자리에서 금민 후보가 2007년 대선부터 진보적 경제대안의 제1공약으로 일관되게 주장해 온 기본소득을 언급하면서 "기본소득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굶어죽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천명하는 것이다. 금민 후보가 새로운 사상, 새로운 의견들, 정책들을 많이 도입할 수 있는 큰 기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은평을 선거가 반MB만이 아니라, 반MB에 서민, 빈민, 노동자를 위한 정치세력을 더하는 진보정치세력이 중심이 돼야 하고, 그 사람이 금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은평을 재선거는 이렇게 큰 틀에서 한나라당 대 반MB연대 대 진보대안연대의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6.2지방선거에서 반MB연대를 달성했던 정치세력들의 이합집산, 반MB연대와 진보대안연대 사이에서 갈등하는 정치세력들의 고민이 계속되면서 은평을을 둘러싼 정치지형이 당분간 요동칠 것이다. 그 요동침의 결과가 선거구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겠지만, 대한민국 정치의 과거, 현재, 미래가 경쟁하는 3자 구도 자체는 선거 막판까지 흔들림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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