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빈민에게도 희망을

<희망의 인문학>을 통해 본 한국의 클레멘트 코스

검토 완료

정영란(chusini)등록 2010.07.19 17:18
2008년에 발간된 <행복한 인문학>이라는 책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인문학을 가르치는 '클레멘트 코스'를 한국에서 적용한 내용이었다. 클레멘트 코스는 얼 쇼리스가 미국에서 시작한 수업이며 <희망의 인문학>이라는 책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현재는 서울시를 비롯하여 더 많은 단체에서 이 수업을 열었다. 그러나 어느 블로그(http://gomie.tistory.com/ )의 글에서 나타나듯 클레멘트 코스에는 뭔가 애석한 면이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한국의 클레멘트 코스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살펴보려고 한다.



1. 모험이라는 폭발력 부족.

얼 쇼리스의 생각 -가난한 이들이 가난에서 벗어나려면 세계· 타인과 관계맺는 법, 정치적으로 생각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은 가난, 정치, 인문학의 개념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 보통 가난한 이들에겐 돈이나 훈련이 필요하다고 보는 게 일반적이기에 이러한 생각의 전환은 신선했다.먼저 얼 쇼리스에게 모험이었고 이것이 교수, 학생, 관련자들에게로 전달되면서 그들 사이에서 희망의 군불이 되었다. 이 모험이 한국에서도 모험이 될 수 있으려면 기존 방식을 깨어야 한다.



2. '대화'라는 방법론의 부재.

기존 방식으로 가장 잘 사용되는 것은 주입식 교육이다. 한 명의 강사가 여러명의 학생들을 앉혀놓고 설명하는 것이다. 나도 학교에서 도덕, 사회 등의 인문학 수업을 들었지만 그것 때문에 내 가치관이나 삶이 변화되진 않았다. 단지 지식을 전달하는 수준의 인문학 수업이라면 가난한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되진 못할 것이다. 이것을 잘 알았던 얼 쇼리스는 소크라테스가 철학을 하던 방법, '대화'를 클레멘트 코스에 도입하였다. 학생들은 대화를 통해 듣고 말하며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었다.


3. 훌륭한 관련자의 확보 필요.

그러나 대화의 방법론이 한국에서 잘 활용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토론 문화가 생소하고 주입식 수업이 많은 전통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교육 수준이 낮은 이들도 알아들을 만큼 소통을 잘 하는 교수가 얼마나 있을까? 그들을 잘 알아보고 클레멘트 코스의 수업을 맡길 관련자가 얼마나 있을까? 인문학에 대한, 클레멘트 코스에 대한 이해가 있는 관련자와 교수가 필요하다.


형식만 복사해 온다면 클레멘트 코스에서 일어났던 기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한국사회는 인간답게 사는 삶을 가난한 이들에게 알려줄 마음이 있는가. 가난하다고 해서 인간답게 살 권리가 없지 않다는 것, 정치적 힘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줄 마음이 있는가. 만약 그럴 마음이 있다면, 즉 인간의 가치는 누구나 존귀하다는 걸 인정한다면 가난한 이들에게 손을 내밀고 제대로된 대화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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