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은평구 증산동 뒷산에 있는 만수약수터안내문 뭇생명의 옹달샘에서 사람만의 약수터로 거듭나는 알림장입니다. ⓒ 김시열
"약수터, 이제부터 사람꺼야!"
'약수터 안내문'은 산에 깃들어 사는 뭇생명들 접근을 막는 알림판입니다.
▲ 콘크리트로 바르고 나무 울타리에 둘러쌓인 물 물은 이제 '컵'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만이 마실 수 있는 것이 되었습니다. ⓒ 김시열
혹시라도 '물'을 찾아올 지 모를 토끼나 다람쥐, 새들을 얼씬도 못하게
콘크리트로 바르고 나무로 둘러서, 꽁꽁 숨겨놓았지요.
▲ 나만 먹으면 돼! 새나 청설모가 함께 마시기에는 너무나 철통같은 보안(?)을 했죠. ⓒ 김시열
산자락을 타고 졸졸 흘러 온갖 생명이 깃들던 '옹달샘'은
이제 사람들만의 '약수터'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툭 틔어 놓으면 아래쪽에 작은 웅덩이라도 저절로 생겨나 날아가는 새들
도토리 줍는 청설모도, 한 모금씩 할 수 있으련만...
수 많은 날들,
이 곳을 지나쳤는데
콘크리트에 갇힌 옹달샘, 나는 왜 이제야 보게되는 걸까요.
휙-
스치는 무심함이 모이고 쌓여
'강의 물길'까지 막겠다는, '강의 생명'까지 마음대로 하겠다는
오만하고 무모한 폭력을 키워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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