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시장의 약속을 헌신짝으로 만든 공무원의 소신

376억원 버리기 대작전 - 인천시 자체 타당성 조사결과도 E,F

검토 완료

방제식(haswamp)등록 2010.08.17 17:21

서부간선수로.

굴포천의 서쪽을 흐르는 이 농수로가 주민들의 노력과 생태하천으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건 인천시장, 계양구청장이 지난 6월 당선되면서 그동안 주민들과의 마찰을 빚어 왔던 도로문제는 정리되고 이제 본격적으로 생태하천만들기 사업이 진척될 것으로 누구나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8월2일 인천신문 기사에 인천시 도로과 직원들이 도로개설이 소신과 현 송영길인천시장의 공약이 충돌하고 있다고 보도되었고, 이어 8월 12일 경기일보 기사에 인천광역시 도로과 직원이 서부간선수로 위에 만들어지는 "서운-삼산간 도로"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순서대로 하나하나 짚어보자.

 

2010년 2월 "바람직한 서부간선수로 조성을 위한 협약식"에 참가한 안상수 전 시장과 당시 국회의원이던 현 송영길 시장은 공히 서부간선수로를 주민들의 의견을 받아 협의회에서 논의하고 진행하기로 했다.

 

인천시 공문 선거를 앞두고 안상수 인천시장이 시장 직인을 찍어서 보낸 공문 ⓒ 방제식

 

논의가 본격화되는 시기와 6월 지방선거가 맞물렸다.

도로개설계획을 발표하자 계양구 아파트 주민들은 "서운-삼산간 도로개설반대 주민대책위원회(위원장 고영관)"를 조직하여 반발하였고, 주민들의 거센 반대가 이어지자 인천시에서는 바로 도로개설을 중단하겠다는 공문을 주민대책위원회 회장인 임광그대가 쪽으로 보내왔다. 그리고 공문의 내용은 중단하는 것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었지만, 의미는 분명히 철회하는 것이라고 구두로 통보했다.

 

하지만 인천시 도로과는 협의회에 참여하는 처음부터 시장이 협약식에 사인을 하고, 과장이 약속한 부분에 대해 실무진에서 자신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발언이 쏟아져 나오더니, 공식 석상에서 개인의견이라고 전제하면서 도로를 개설해야한다는 주장을 펼치기 시작했다.

 

협의회에서는 개인적인 의견을 전제로한 논의는 중단하기로 했고, 공식적인 입장을 가지고 논의할 것을 요구하였으며, 협의회에 참가한 실무직원은 "공식적으로는 시에서 보낸 공문의 내용이 맞고, 그 뜻은 도로개설을 중단할 계획이지만, 그래도 실무진 입장으로 아쉬움이 남아서 말씀드리는 것이니 이해해달라"고 발언했다.

 

송영길 시장의 공약 계양구주민연합 카페에 올린 송영길 시장의 후보시절 답변서 ⓒ 방제식

 

송영길 현 인천시장 역시 이번 지방선거에서 계양산골프장 문제와 함께 서부간선수로 문제를 분명하게 도로개설에 반대한다고 뜻을 밝혔다.

 

위 사진은 당시 계양구주민연합이라는 카페에서 후보자들에게 보낸 공개질의서에 대한 송후보의 답변이다.

 

그리고 전,현직 두 시장은 이미 협의회에 참가하면서 주민과의 소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렇게 전,현직 시장이 모두 반대하는 서부간선수로 도로개설문제를 두고 담당직원들이 그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도로개설이 인천시 자체 타당성조사결과 E,F 등급을 받아서 스스로도 타당성이 없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천시도로과는 지난 8월13일(금) 홍영표 의원 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다시 도로개설을 주장하고 나섰고, 홍영표 의원은 자기가 나서서 예산도 타오고 계양구 쪽 의원들을 설득하겠다고 대답했다.

 

인천시 설명자료 8월13일(금) 홍영표의원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배포된 인천시의 자료 ⓒ 방제식

 

그런데 이 간담회 자리에 배포된 인천시 측의 자료 중, 계양구와 부평구에서 기존 계획대로 진행할 것을 요청했다는 문구가 있어 자리에 참석한 계양구 부구청장과 "서운-삼산간 도로 개설 반대 주민대책위원회" 고영관 위원장이 통화해보니 계양구 부구청장은 그런 말을 한 바 없다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또한 배포한 자료에 민관협의회에서 이한구의원이 요구한 것으로 되어 있는 외곽순환도로 하부공간을 이용한 도로개설관련, 경인고속도로 구간을 지하 차도로 공사해야해서 경제성 부족이 예상된다고 하는 것은 시에서 자체 계획중인 서운-삼산간 도로 역시 지하차도 공사가 아니면 고가도로를 설치해야함으로 같은 조건에 있다.

 

또한 중간에 더 넓은 도로와 만나서 세번의 신호를 거쳐야 하는 왕복 2차선 도로와 800m를 우회하는 왕복 6차선 도로 중 어떤 것이 더 교통분산 효과가 있을 지에 대해서는 지난 7월의 협의회에서조차 그런 조사를 한 바 없으며 계획도 없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천시에서 이야기한 교통분석결과는 언제 어떻게 어느 기관을 통해서 분석한 결과인지 그 자료를 공개해야한다. 

 

1.7km 거리에 376억원의 예산을 들여서 도로정체 해소도 못하는 사업을 윗사람들의 지시를 어겨가면서 강행하려는 인천시 도로과 공무원들의 소신이 과연 누구를 위한 소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계양구 주민들이 소통하는 온라인 카페에서는 주민들이 반대하고, 전현직 시장도 반대하는 도로개설을 강행하려는 도로과 공무원들의 잘못된 소신에 대해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인천시 도로과는 이 의혹의 눈길에 분명한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

2010.08.17 14:14 ⓒ 2010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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