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하는 고3 제자에게 주는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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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륜(sin1995)등록 2010.09.05 17:40
★★에게..

며칠전 평가원 모의고사후 수학 점수를 묻는 질문에 "정체되었어요."라는 말에 너도 그런 말을 쉽게 내뱉을 수 없었지만 나도 지금까지도 마음이 먹먹함을 느꼈다.
네가 정체라는 말을 했을때의 심정은 조금은 이해가 되는듯 하다. 실제 이번 수능에서 문과만 약 40만명의 학생들이 시험을 칠 것인데 고1/고2때와 다르게 잘하는 재수+반수생들이 최상위권에 버티고 있기에 그 장벽을 넘는 다는 것이 무척 힘들 것이라 생각이 된다. 이번 여름아니 지금도 9월인데 32도를 넘는 날씨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겠지만 그 보다 더 열심히 공부한 아니 공부했던 사람들이 있기에 너의 노력이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30년전 고1때 1학년 화장실에서 선배들이 담배를 피우고 나는 선생님들이 오나 안오나 망을 볼때는 "저 공부도 못하는 선배들이 이 시간에 공부나 하지 후배들 화장실에서 담배나 피우다니 ..."이렇게 욕을 했지만 3학년이 되어서 1/2학년때 공부와 담쌓던 친구들이 3학년이라 나름 최선을 다했지만 성적이 오르지 않아 쉬는 시간이면 화장실로 가서 담배1대의 여유(?)와 공부에서는 잠시 해방(?)을 느끼는 모습이 이해가 되었다.

3년전 5월인가..네가 외고에 간다고 했을때 어떤 친구들도 믿지 않았지만 너는 외고 입학을 준비하면서 늘 최선을 다했다. 하루에 1단원씩 푸는 것이 힘든 것임에도 열심히 노력하였기에 내신의 불리함을 수학으로서 극복하여 결국은 국제외고에 합격하였고 첫 모의고사에서 전교2등이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받았던 때가 기억이 난다.
외고에 가서는 늦게오고 특히 여름방학때는 남들은 1시에 보충수업을 마치는데도 6시까지 학교에서 공부하다가 네가 그때 조는 모습이 안쓰러워 문자를 보내니 "방학이 방학이 아니쟎아요.."라며 항변하는 모습이 생각이 난다. 방학후 9월 모의고사때는 그 전날 개학을 하여 피곤하였음에도 10시부터와서 1시반까지 공부하고 집으로 보내주려고 하는데도 너는 기숙사에 가겠다며 나의 프라이드에 몸을 싣고 기숙사에 갔다.
그렇기에 그때도 성적이 월등히 다른 친구들보다 나았고 학교 내신에서도 100점을 받는등 고득점의 행진을 고2까지 계속 이어졌다.

그런 자랑스런 과거를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너의 의지를 믿기에 이번 평가원 모의고사도 1학기 평가원모의고사 마냥 잘 극복하리라 믿는다.

1학기과 다른 2학기의 초조함이 많이 있을 것이라 생각이 된다. 그렇지만 그것을 능히 극복할수 있는 의지와 배짱 그리고 자신감이 너한테 충분히 있기에 걱정을 안 하는 것이다. 어제 엄마도 너의 정체라는 말에 충격을 받은듯 자신이 없는 목소리로 통화를 했다.

盡人事待天命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 고통과 번민을 극복하는 것도 너에게 주어진 일인 것이다. 최선을 다해라..뻔한 말이지만 너 한테 해줄 수 있는 말은 그것 밖에 없는 것이다. 마음을 가다듬고 하루하루를 채워나가야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엉클어지고 힘 빠지고 하더라도 차근차근 조금조금씩 발을 내딛어야 할 것이다.

날씨가 너무 더워 공부는 커녕 앉아있기도 짜증이 나는 시간이 많을 것이다. 그것은 너만이 아니라 75일 남은 모든 수험생들의 마음일 것이다. 기숙사에서 다른 친구들보다 20분정도 빨리 일어나 학교를 거닐어 보는 것도 좋을것이다. 나도 대학 다닐때 공부는 아니지만 동아리의 광고물을 붙이기 위해 아직 아무도 등교하지 않는 신새벽에 학교를 한바퀴 돌다보면 부산대의 정기를 한몸에 받은것 같아 기분이 한결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어제 TV에서 퀴즈 우승자의 하루생활이 나왔다. 비록 명문대를 졸업하지 못했어도 중학교 졸업장을 가지고 대형트럭을 운전하는 50대의 아저씨는 차가 정체혹은 막혔을때 퀴즈프로를 위해 공책을 꺼내 1-2분간 읽고 자신의 한계를 뛰어 넘으려고 하였다. 마냥 정체되었다고 신호등만 탓하기 보다는 조금 쉬면서 2보 전진을 위한 1보후퇴라는 말이 있듯이 새로운 도약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다. 그런 힘이 너에게는 충분히 있다고 중2때부터 지금껏 너를 지켜본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야~~ 힘들더라도 힘내자. 파이팅!! 지난번 기숙사에 갔을때 밤12시임에도 열심히 줄넘기를 하던 친구,후배들의 모습이 기억이 난다. 무작정 정체되었다고 체념하기 보다는 한번 더 숨을 크게 쉬고 고르면서 한발 전진을 위해 나아가자. 단지 이번 수능만의 문제가 아니라 네가 삶을 살아갈 때 수많은 역경과 시련을 극복할수 있으리라 믿고 눈앞의 점수에 왈가왈부하기 보다는 최선을 다해 너의 목표를 위해 전진해 나가자 !!

최선을 다하는 ★★곁에 언제나 있는 신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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