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3일 전주법원은 자사고 신청재단이 전북교육청을 상대로 낸 자율형 사립고 지정취소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예상했던 대로 두학교(익산남성고, 군산중앙고)에서는 가처분 인정에 대해 환영과 함께 입학설명회와 모집 절차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반면에 전북교육청은 유감을 표명하며 평준화 교육이 무력화되는 것을 우려해 본안소송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상태지만 앞으로 이주호 교과부 장관과 전북교육청의 갈등 그리고 자사고 신입생 선발 등을 둘러싼 잡음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전망이다.
여론도 뒤바꾸는 자사고 추진론자들
경쟁을 통해 학력신장이라는 허울아래 결국 특권,귀족교육을 위한 재단 측의 일부 기득권
세력과 언론들은 교육감에게 행정력의 낭비니 재량권을 일탈했느니 하며 혼란을
부추긴 책임론까지 거론하고 있다.
김승환 교육감에 대해 흔히 진보,좌파교육감이기 때문에 독선적으로 무조건 자사고를
반대하는 것처럼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전북지역 대다수 여론과 교육계조차 수년째 자사고 지정에 반대하는 분위기가
주요한 흐름이었던 점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전임 최규호 교육감도 지난선거 당시의 공약과, 작년 재직시 자사고 신청에 대해 명백히
반대입장을 취해 반려했던 사실에서도 입증된다.
또한 김승환 신임교육감을 포함해 이번 6.2선거에 출마한 5명의 교육감후보중 지지율이
가장 낮은 1명의 후보를 제외한 4명의 후보가 자사고 반대 기자회견을 공동으로 할 수
있었던 계기도 도민의 정서를 반영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자사고 문제에 한정해서 지지율이 30%에도 미치지 못한 교육감의 무리한 공약추진이라는
비난은 대다수 후보의 공통공약(합산하면 90%가 넘는 득표임)이었음을 애써 감추는
여론호도에 불과하다.
먹튀 전임교육감의 자사고 지정이 원인
도민의 여론과 정서를 의식해 임기 내내 자사고 반대 입장을 취했던 최규호 전임교육감은
왜 이번 선거를 불과 2일 앞둔 지난 5월 31일 갑자기 자사고 신청을 승인했을까?
이번 선거 출마를 포기하면서 여론을 의식할 필요가 없어졌고, 교과부의 압력 그리고
자사고 신청학교의 동문(남성고 출신)으로서 어떤 후보가 차기 교육감으로 당선되어도
자사고 지정이 어렵다는 것을 느끼면서 쫒기듯이 졸속으로 지정하였던 것이다.
일부에서 김승환 교육감에 대해 일사부재리를 들어 월권을 했다고 공격하지만 사실은 작년
자사고 신청시와 전혀 내용이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작년에는 반려하고 올해에는 승인해준
전임교육감이 일사부재리를 위반했다고 보는 것이 옳은 판단이다.
김승환 교육감은 그것을 원상태로 바로잡는 차원에서 지정을 취소했던 것이고. 이처럼
최규호 전임교육감의 여론에 반하는 무책임한 먹튀 자사고 지정이 현재 혼란의 근본적인 원인인 것이다.
진보가 오히려 학력신장을 더욱 원한다
헌법과 교육기본법에 모든 국민은 차별받지 아니하고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전북지역은 과거 비평준화시절 조그마한 도시에서 명문, 비명문으로
나뉘어 통합이 저해되고 학연에 의한 토호 기득권세력의 발호등과 온갖 사교육이 횡행
했던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또한 고교평준화를 하향 평준화라고 비웃지만 전체적인 학력에서는 오히려 신장되었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이밖에도 수요자의 다양한 요구라는 미명으로 자사고 설립에 목청을 높이지만 이미 전북
에서도 외고, 과학고, 상산고, 익산고등 여러형태의 고교로 인해 크게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여기에 추가로 익산, 군산에 자사고가 설립되면 사실상 비평준화 시절로 되돌아
가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이것으로 이익을 보는 집단은 비싼 수업료와 소수의 우수학생을 독점해서 손쉽게 신흥
명문고로 진입하고자 하는 이기적인 사학재단이며, 손해는 전북지역 전체 학군에서 수급의
파행적인 불균형과 황폐화된 교육현실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승환 교육감은 교육개혁, 교육혁신등의 거창하고 요란한 구호이전에 가장
기본적인 지역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자사고 지정 취소라는 쉽지 않은 고육지책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이후 자사고 문제가 어떻게 결론이 나든지 무거운 짐으로 작용 하겠지만.
소수의 명문대 진학을 위한 교육과, 한명의 낙오자도 없는 교육을 위한 정책은 당연히
병행되어야 한다.
앞으로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혁신학교등 다양한 노력과 실험으로 학력신장과 인성교육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아 전북 교육주체 모두를 만족시키는 결실이 맺게 되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 김승환교육감 사진과 전임최규호교육감 사진을 기사와 함께 넣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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