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에서 만들어진 사랑이야기

양수리 두물머리

검토 완료

김준영(mirkjy435)등록 2010.09.15 15:49

 

 

 

양수리 두물머리풍경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있는 양수리입니다. 사진사분들이 사진을 찍으러 많이 찾으며 관광객분들도 그 운치있는 풍경을 보러 자주 찾아가는 곳이랍니다. ⓒ 김준영

 

 

나의 별명은 전차남입니다.

 

일본의 유명한 드라마 전차남 아시나요? 그 속의 남자주인공은 소심하고 연예경험도 없는데요.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28년 동안 연예경험 없는 남자죠. 마음에 드는 여자를 보면 가슴은 떨리지만 아무 말도 생각이 나지 않아 버벅거리다 기회를 놓쳤죠. 더군다나 소심한 성격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그저 부모님 말에 순종을 하며 살아왔습니다.

 

대학교 4학년인 저는 취업을 위해 어느 기업에서 인턴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말이 좋아 인턴이지 제가 인턴교육비로 기업에 돈을 내고 교육을 받으니 더욱 일할 맛이 나지 않네요.

 

그래도 해야 되겠죠. 요즘은 토익과 자격증 그리고 인턴 경험에다 어학연수 경험이 없으면 취업이 되지 않으니까요.

 

시대에 적응하면서 살아야하겠죠.

 

이것이 대한민국 젊은이의 현실이니까요.

 

어른들은 간혹 말합니다.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면서 살라고, 하지만 그 말을 듣고 행동하기에는 대한민국의 현실은 너무 답답합니다. 이렇게 치열하게 자신을 마케팅해야죠.

 

일을 배우고 실무경험을 하기위해 간 인턴생활은 항상 반복의 연속입니다.

 

커피심부름과 복사 그리고 서류전달 등 일명 잡무 담당이죠.

 

이런 무의미한 스펙 쌓기에 연연하며 살아가다 어느날 저에게 큰 사건이 생깁니다.

여느 때처럼 커피심부름을 가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회사 바로 앞에 있는 커피점이 휴점을 하는 바람에 한 블록을 넘어있는 커피점을 가게 되었습니다. 무더위에 짜증을 내면서 말이죠.

 

그리고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세상이 검게 변하고 그 가운데는 자체 발광하듯 빛을 내는 그녀가 있었습니다. 그 외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죠.

 

그렇게 저의 사랑은 시작되었습니다.

"손님.....손~님....주문하셔야죠?"

 

"아...네 카라멜 마끼야토 6개 주세요?"

 

"여섯 개요? 테이크아웃해 가실 건가요?"

 

"네 테이크아웃 부탁드립니다."

 

"네 계산은 옆에서 해주시고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그렇게 저는 첫눈에 그녀를 담았습니다.

 

그 후 저는 달라졌습니다. 그녀가 커피숍에서 일한다는 것만으로도 회사 가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매일 매일 커피를 사러가고 싶었습니다. 커피를 사러 가면 그녀를 볼 수 있으니까요.

 

한달 두달...매일 그 커피집에 가서 그녀에게만 커피를 주문했습니다.

 

이제 그녀도 저라는 존재를 인식했을까요?

 

그 싫던 인턴생활을 잘하고 있는 이유가 그녀 때문이란 걸 알아줄 날이 올까요?

 

3달동안의 인턴생활 마감이 다되어갈수록 초초함만 가득합니다.

 

"야 조언 좀 해주라....어떻게 다가 가야할까?"

 

"그냥 밀어 붙이는 게 최고야 커피 살 때 말해, 정안되면 명함 한 장 주면서 연락 달라고 해도 되고.."

 

"아~별로인데....머 좋은 방법 없을까?"

 

"어지간히 마음에 들었나봐? 나도 보고 싶다 전차남인 네가 이런 모습을 보일 정도의 여자라...기대되는데!!"

 

"방법이나 생각해봐"

 

몇일...아니 몇주동안 어떻게 나라는 존재를 알려야할지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딱히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다 큰 용기가 필요했으니까요.

 

저로서는 하나하나가 너무 무리한 이벤트였고 방법이었습니다.

 

"어서오세요. 손님"

 

"안녕하세요. 카라멜마끼야또 6개 주세요"

 

"네 손님, 근데요. 혹시.......... 저한테 관심 있으세요?"

 

"예.......................예??"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서요. 줄이 많을 때도 꼭 제 쪽에 서서 기다리시다가 주문하시잖아요. 그것도 한 두번도 아니라..항상요. 꼭 물어보고 싶었어요. 제가 궁금한 건 못 참거든요."

 

"아........그게.....저......."

 

(순간 다리가 떨리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땀만 삐질 삐질 흘리며 몸은 굳어버렸죠)

 

"훗, 그런 반응 보이니깐 약간 귀여운데요. 저 남자친구 없어요. 한번 도전해보세요.

 

그럼 여기 커피요. 안녕히 가세요."

 

그녀가 제게 먼저 말을 걸었습니다. 그러나 그 말이 더 큰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저 말이 무슨 의미였을까요?

 

"야 너 바보야? 그 말은 너한테 관심 있다는 거잖아. 딱 보면 모르냐....아

 

네가 괜히 전차남이 아니다. 잘해봐 될 가능성 99%야......안될 가능성 1%는 다 너야 너"

 

"정말? 그런 의미야? 음...그럼 나 어떻게 하지...친구야 무슨 좋은 방법 없어?"

 

"아 너도 참...답답하다...내 생각엔 너한테는 이 방법이 제일 나을 것 같아"

 

그 방법이 먼지 아시겠어요? 바로 평범한 편지랍니다. 저의 솔직한 마음을.. 그 심정을 담아서 그녀에게 전하는 편지...직접 말하기보다는 이렇게 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 맞겠죠?

 

드디어 그녀에게 이 편지를 전했습니다. 그녀는 어떤 답을 줄까요?

 

따르르릉.....모르는 번호, 그녀입니다.

 

뜬금없이 그녀는 여행과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며 첫 만남의 장소를 짜보랍니다.

 

서울에서 1시간 근교로요. 그렇게 만나보고 판단 하겠다네요.

 

참 당찬 여자입니다.

 

그런데 여행과 사진에 대해서 모르는 제가 어떤 코스로 정해야 좋은 걸까요?

 

친구들에게도 물어보고 여행관련 블로그도 보고 신문과 잡지도 봤지만,

 

도저히 어디로 가야할지 몰랐습니다. 그러다 눈에 확 들어오는 무언가를 발견하고 맙니다.

 

신문에서 경기도가 추천한 데이트 여행지 3선 중 한곳으로 선정된 두물머리와 그 두물머리로 가는 사랑 만들GO라는 열차가 주말에 운영된다는 것을요.

 

양평의 명산을 배경으로 남한강과 북한강의 물줄기가 만나는 두물머리...이곳이라면 그녀를 만족시켜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말에 그녀와 만나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용문역으로 달려갔습니다.. 주말에만 운영하는 맞춤역 열차, 사랑 만들GO열차의 이름처럼 제가 사랑을 만들 수 있을까요? 운행된 지 얼마 안 된 기차라 더 새롭고 기쁩니다. 그녀도 기차를 타고 떠나는 서울근교여행이라 만족하는 듯 하네요.

 

종착지인 용문역에서 하차하자 저 멀리 두물머리가 보입니다.

 

환상적인 물안개와 일출풍경이 유명한 두물머리...지금 시간에 그 모습을 보지는 못하지만...옛 나루터와 강이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며 그녀와의 추억 만들기에 빠졌습니다.

 

나루터에서 배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강을 끼고 나란히 걸었습니다.

 

자연과 하나 된다는 느낌이 이런 느낌일까요? 아무 말이 없어도 둘이서 같은 풍경을 보고 걷는다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이렇게 우리의 첫 만남의 시작되었습니다.

 

 

두물머리 풍경 걷다가 만날 수 있는 두물머리의 풍경 ⓒ 김준영

두물머리 풍경 두물머리를 걷다보면 만날 수 있는 풍경 ⓒ 김준영

두물머리풍경 두물머리풍경 ⓒ 김준영

두물머리풍경 두물머리에서 일하시는 분을 멀리서 나마 담아본 풍경 ⓒ 김준영

 

 

두물머리

 

양평 명산을 배경으로 한 나루터와 강을 만날 수 있다.

 

각종 CF, 영화, 드라마의 주요 촬영지이며,

 

경기도가 추천한 데이트 여행지 3선 중 한곳이다.(양평 두물머리, 북한강 카페촌, 연천 허브빌리지)

 

아름다운 물안개와 일출풍경으로 사진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사랑 만들GO 열차

 

GOGO 맞춤형 급행 전동열차 중 하나이다.

 

7월 17일부터 운행을 시작했으며 인천 수원 지역에서 전동열차에 승차하면 환승없이 양평까지 닿을 수 있다.

 

요금은 2000원대로 저렴한 편이다.

 

주말에만 이용이 가능하며 양수역에서 하차해 두물머리에서 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

 

홈페이지에서 정차역의 열차시간을 확인하여 미리 준비하는 게 편하다.

 

문의 1544-7788 http://www.korail.com/

 

 

 

 

 

이 이야기는 두물머리와 사랑만들GO 열차를 배경으로 한 스토리텔링으로 여행지와 교통편 등 이외의 내용은 픽션이니 참고하세요.

 

 

2010.09.15 15:35 ⓒ 2010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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