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부관참시

노무현 대통령 묘소 분뇨테러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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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욱(kkkworm)등록 2010.11.15 10:22

부관참시와 노무현 대통령

 

부관참시(剖棺斬屍)는 이미 사망한 사람이 사망 후에 큰 죄가 드러났을 때 처하는 극형을 말한다. 이 극형은 무덤에서 관을 꺼내어 시신을 참수하는 것으로, 사람을 두 번 죽이는 형벌로 여겨지고 있다. 일종의 명예형으로 조선시대에는 사자에게 불명예 형벌을 줌으로써 교훈을 삼으려했다.

 

요즘 우리주변에는 이러한 부관참시와 같이 망자를 모욕하는 일들이 횡횡하고 있다.

지난 2월 2일에 고 김대중 대통령의 묘소에 방화사건이 일어나 묘역일부를 태우는가 하면, 오늘 11월 14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에 안장된 고 노무현 대통령의 묘소에 '인분테러'가 발생하여 주위를 경악하게 만들고 있다.

도대체 이 두 전직 대통령이 무엇을 잘못했기에 이렇게 모욕을 주는 것인가?  

박정희 대통령처럼 쿠데타로 합법적인 정부를 무너뜨렸나? 전두환 대통령처럼 광주에서 민주주의를 외치는 시민들을 학살했나? 이승만 대통령처럼 온 나라를 부정부패의 소굴로 만들었나? 아니면 북쪽의 김일성, 김정일처럼 3대 세습과 독재 권력을 휘둘렀나?

참으로 어이가 없다.

 

김대중, 노무현 두 분 대통령은 젊은 시절부터 독재와 타협하지 않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노력해왔다. IMF의 위기를 국민들과 야당이었던 한나라당과 타협과 협조를 통해 슬기롭게 극복하였으며,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며 대통령으로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셨던 분들이다.

 

모든 사람들에게는 장점이 있고 단점이 있다. 그와 마찬가지로 대통령에게는 업적이 있는가하면 과오도 있다. 그 업적과 과오는 역사가 평가하며 우리는 그것을 통해 교훈을 삼는다. 또한 그것을 가지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난 2월 2일의 김대중 대통령 묘역 방화사건이나 오늘 11월 14일 노무현 대통령 분뇨테러는 조선시대 부관참시에 가깝다. 즉 있을 수 없는 만행이다.

도대체 헌법을 지키고 민주주의를 꽃피웠으며, 뒤쳐진 한국의 인권을 신장했고, 국민들에게 의료보험과 국민연금의 혜택을 누리게 했던 대통령들이 왜 이렇게 죽어서도 모욕을 당해야 하는가? 이것이 과연 동방예의지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인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돌아가신 분에 대해서는 예를 갖추는 것을 우리는 미덕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인간의 기본을 모르는 사람들을 흔히 '망나니 같은 인간'이라고 지칭한다. 이번 분뇨테러와 지난번 묘소방화사건은 참으로 '망나니 같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참으로 어처구니없고 참담하다.

고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은 막강한 권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복수보다는 용서를, 가진 자보다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노력했으나,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평화와 안녕이 아닌 방화와 분뇨였다. 도대체 얼마나 더 부관참시를 당해야 하나?   

 

두 분 대통령은 지하에서 이렇게 말씀하실 지도 모른다.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수천 번, 수 만 번 부관참시라도 인내하며 견디겠노라"라고 …….

 

 

 

덧붙이는 글 | 한토마에 중복게재했습니다. 

2010.11.15 10:21 ⓒ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한토마에 중복게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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