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김신호 대전광역시교육감이 대전광역시의회 제1차 정례회가 열리는 기간 동안 측근들을 데리고 8박 10일의 일정으로 미국과 캐나다를 방문헤 물의를 빚은 데 이어, 이번에는 김덕주 교육정책국장이 장학관, 일부 학교장, 체육교사 등 40명이 넘는 사람들을 인솔하여 스페인으로 관광 연수를 떠나 또 다시 빈축을 사고 있다. 지금 때가 어느 때인가? 대통령까지 민방위복을 입고 나서서 구제역 파동을 준(準)국가비상사태로 인식하고 대책 마련에 분주한 중차대한 시기가 아닌가. 교육 공무원들이 이러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6박 8일 동안 무려 7500만 원이라는 엄청난 시민 혈세를 쏟아 부으면서 스페인 알함브라 궁전 및 투우장 구경이나 하고 다닌다니, 이를 어찌 해석해야 할까?지역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10년 학교운동부 지도 유공교사 공무 국외연수'라는 그럴 듯한 계획안에 따라 진행된 이번 연수는,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 6박 8일 동안 내내 스페인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게 일정의 거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나마 '체육교사의 전문성 신장'이나 '스포츠 경쟁력 강화'라는 연수 목적과 조금이라도 관련성이 있는 걸 찾는다면, 1992년 황영조의 금메달로 유명한 몬주익 언덕과 올림픽 경기장, 그리고 축구장 등 체육 시설 몇 곳을 둘러보는 일정 정도이다. 전문성 향상 관련 일정은 모두 합해도 하루가 채 되지 않는다. 연수라고 하면서 사실상 유럽에 놀러 간 것이다.특히 한심한 것은, 연수 대상자에 정작 전국체전이나 소년체전에서 메달을 딴 운동선수들은 단 한 명도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주인이 챙기는 격'이 아닐 수 없다. 교육청 장학관이나 장학사, 대전광역시체육회 관계자, 체육교사 등이 유럽 관광을 다녀오면 학교 운동선수들 실력이 저절로 향상되기라도 한단 말인가.다른 시도 교육청도 다 그렇게 한다고? 이웃 충남교육청은 체육교사, 코치 등 유공교사들에 대해서는 국내연수를 실시하고, 운동선수들은 이달 중 일본, 동남아 등지로 전지훈련을 보낼 예정이라고 한다. 명확한 대조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강원교육청 등 일부 교육청은 '유공교원 및 공무원의 해외연수'를 대표적인 예산낭비 사례로 꼽아 아예 폐지하였다. 유공교사 공로 평가 기준의 모호성과 지나치게 많이 드는 연수비용, 검증되지 않은 연수 효과 등의 부작용을 들어 테마교육으로 전환한 것이다. 지금껏 해온 관례라고 무조건 그대로 따르는 것은 옳지 않다. 더욱이 국가 재난사태를 선포해야 할만큼 중차대한 시련의 시기에 논공행상 식의 관광연수를 떠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김신호 대전교육감과 김덕주 교육정책국장은 대전 시민에게 진심으로 사죄해야 마땅하다. 또한 대표적인 예산낭비 사례로 꼽히는 '유공교원 및 공무원의 해외연수' 자체를 올해부터라도 아예 폐지해야 할 것이다.연수단은 월요일 오후 4시 경 대전으로 돌아온다. 교육정책국장을 비롯한 공무원들에게 묻고 싶다. 스페인 투우장에서 대한민국의 구제역 국가재난이 생각나더냐고. 생매장을 당하는 소와 돼지들을 보면서, 또한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유럽 관광연수를 다녀오는 사람들을 보면서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구제역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