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하게 웃는 어머니 모습 다시 보고 싶습니다

육군 수기사 진호대대, 백혈병 투병중인 전우의 모친 위해 헌혈증 기증운동 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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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진(priestmalde)등록 2011.01.19 11:09

맹호부대 지난 1월 14일 이종삼 상사가 김달규 일병의 어머니에게 기증운동을 통해 모은 헌혈증을 전달하고 있다 ⓒ 공명진


육군 수도기계화보병사단 예하 진호대대에서 성실하게 복무 중인 김달규 일병(21). 김 일병의 어머니는 아들이 입대하기 2주전 백혈병으로 쓰러져 투병생활을 시작했다.

이미 아버지도 중풍으로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 걱정이 앞섰지만 김 일병은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예정된 날짜에 군에 입대했다. 김 일병은 전화나 면회가 자유롭지 않은 신병교육대에서 훈련을 받는 동안에도 어머니에 대한 걱정을 떨쳐낼 수가 없었지만, 무사히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진호대대로 자대배치를 받았다.

신병교육대를 수료하면서 김 일병은 어머니께서 1주일에 전혈 1회, 2주일에 성분혈 1회를 주기적으로 수혈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김 일병은 이러한 사정을 진호대대로 전입 왔던 작년 11월 말, 중대장과 행정보급관에게 털어놓았다.

그러나 이미 지인들을 통해 확보한 헌혈증이 거의 남아있지 않고, 2월 중순에 골수기증을 받을 때도 다수의 혈액이 필요한 안타까운 사정을 알게 된 중대장과 행정보급관은 김 일병의 첫 휴가에 맞춰 헌혈증을 전달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헌혈증 기증운동을 펼쳤다. 그 결과 작년 12월 23일부터 올해 1월 13일까지 250장의 헌혈증을 기증받았다.

헌혈증 기증운동을 펼친 행정보급관 이종삼(40) 상사는"헌혈증 기증운동을 시작한 뒤 병영 내에서도, 부대 울타리를 벗어나서도 사람들 얼굴이 헌혈증으로 보일 만큼 최선을 다했다"며"기증받은 헌혈증이 달규 모친의 건강회복을 위해 소중하게 쓰였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평소 김 일병과 절친하게 지내던 박주현 상병(22)도"달규가 평소에 밝고 긍정적으로 생활해서 가정환경이 안 좋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달규의 미소를 지켜주기 위해서 지갑 속에 잠들어있는 헌혈증을 기꺼이 꺼냈다"고 말했다.

장병들에게 기증받은 헌혈증 250장은 김 일병의 휴가 첫 날인 1월 14일에 행정보급관이 동행하여 전달했으며, 헌혈증이 추가로 더 필요하게 될 경우에는 사단 의무대에서 운영하는 *헌혈증서은행을 통해 지원할 예정이다.

연일 계속되는 강추위로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지만 군 장병들의 따뜻한 전우애는 동장군마저 무릎 꿇게 하고 있다.

* 헌혈증서은행은 수기사에서 97년부터 운영하고 있으며, 장병 자신이나 가족에게 수혈이 필요한 일이 발생했을 때 자신이 기증한 헌혈증 1매당 100매를 되돌려준다. 97년부터 현재까지 25,000여매의 헌혈증을 기증받아 장병 및 군인가족 60여명에게 도움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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