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은 MB의 보은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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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민(attoexa)등록 2011.01.26 18:41
4대강 사업은 MB의 보은사업

정치에는 많은 돈이 필요하다. 그래서 정치에 몸담은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돈에 약하다. 이 말도 안되는 재앙적 4대강 사업의 뿌리는 결국은 돈이다. 정치와 기업의 유착, 이른바 코포라티즘(coporatism)의 전형이다. 여기 좀 오래된 동영상 자료가 있다. 2007년 6월 7일 대한전문건설협회 임직원 워크숍에서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가 강연하는 장면이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mov_pg.aspx?CNTN_CD=MB000016018)

그는 " ..... 건설인! 제가 영원한 건설인입니다! 일생동안 가장 보람 있고 길게 몸담았던 곳입니다. 건설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정보산업시대에 건설업은 쓸모없는 업종이라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 건설경기가 좋아야 서민경제가 좋아집니다...... 여러분이 도와주셔야 합니다. 저와 여러분이 힘을 합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갑시다."라는 등의 건설업 지상주의 강연으로 건설인들을 고무시켰다.  

건설업은 건축과 토건으로 나누인다. 빌딩, 아파트 등을 짓는 건축은 수많은 종류의 건축자재를 요해 관련산업의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서민경제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포클레인·덤프트럭의 중장비업체와 철근·시멘트·레미콘업체만 신나는 토건사업은 서민경제와 거리가 멀다. 4대강 사업은 토건사업으로 건설재벌들의 배만 불리는 사업이다.

MB가 건설협회에 러브콜을 한 것은 표와 돈을 얻기 위해서였을 것이고, "내가 권력을 쥐면 운하공사로 건설인 여러분들을 신나게 해주겠다"는 약속이요 다짐의 시간이었다. (당시 그가 언급했던) 14〜15조원대의 운하공사대금은 건설회사 임직원들의 가슴을 부풀게 했을 테고, 그 대열에 낙오되지 않기 위해 수많은 돈 상자가 오고갔을 것으로 그림이 그려진다.

보은(報恩)의 까치처럼 MB는 신세 진 사람에게는 꼭 보은을 하고 싶어 한다고 한다. 그래서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벽에 부딪치자 어떻게든 보은을 하겠다고 '강 살리기'로 둔갑시켜 강행하는 사업이 바로 4대강 사업이다. 이 착한(?) 양반이 뻔뻔스럽게 국민은 속이면서도 신세진 건설인들에게 '나 몰라라' 시침을 떼지 못하는데다, 건설업을 너무도 아낀 나머지 권력을 휘둘러 강행하는 사업이다. 이것이 바로 주고받기식 부패한 자본주의적 대가성·보은성 코포라티즘이다.

끊임없이 반대파와 대화하며 소통의 정치로 세계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은 "노조위원장 룰라는 노동자를 위해 일했지만 대통령 룰라는 국민 전체를 위해 일한다"고 공언했다. 건설회사 CEO 출신 대한민국 권력자는 오로지 건설재벌들의 금고를 채우기 위해 금수강산을 난도질하여 수많은 국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거기에 도산 안창호를 팔아 궁색한 명분으로 위장하려는 것을 보면 MB도 내심 갈등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사실인즉 70년대에 다나카 가쿠에이 일본수상이 제창하여 90년대 거품경제의 뿌리로 지목되는 '일본열도 개조론'을 MB의 특급참모 유우익이 '한반도 개조론'으로 글자만 바꾼 카피인데도 도산 안창호 이름을 팔아 자위하며 국민을 기만하고 있는 것이다.

누가 뭐라 해도 '4대강 사업'은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건설재벌들의 금고 채우는 사업이며 강산을 유린하는 야만적 국토파괴이다. 이 재앙적 만행을 막아야 하고 막을 수 있는데도 막지 못하는 이유는 모두가 돈 때문이다. 여당도 야당도 모두 돈앞에 맥을 못편다. 애초에 2009년 말 4대강 예산국회에서 야당이 결사적으로 막았어야 했다. 그러나 야당은 적당히 쇼를 한 뒤 웃으며 악수로 끝냈고, 2010년에는 여당의 날치기로 넘겼다. 2010년에도 뒷마당에서 야합은 없었는지 ....?

정치인들은 건설재벌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다선이고 초선이고 모두 돈이라는 사슬에 얽매여 꼼짝을 못한다. 건설재벌들이 흔들어대는 돈다발을 외면할 수가 없다. 건설업계의 부패는 악명이 높고 오가는 돈의 액수가 차원이 다르다. 지금 한참 시끄러운 함바집 스캔들을 보면 건설업계 비리의 실체와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4,000원짜리 밥값이 수억원의 먹이사슬로 얽혀 굴러가는 모습이 건설업계의 단면이다. 벼룩의 간을 내먹는 현장이다. 권력자들은 한결같이 하이에나처럼 돈을 탐낸다. 22조원의 3%면 6,600억원, 5%면 1조1,000억원, 10%면 2조2,000억원이다. 공사대금의 10% 정도는 로비자금으로 쓰인다는 풍문이다. 큰돈은 모두 건설재벌의 금고에서 나온다. 혈세가 건설재벌의 금고를 채우고 그 일부가 권력자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가는 구조이다.

무엇보다 내가 견디기 힘든 것은 권력의 위세로 '강 죽이기'를 '강 살리기'로 둔갑시키는 2200년 전의 지록위마(指鹿爲馬)가 21세기 민주주의를 표명하는 대한민국에서 재현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부패, 탐욕, 허위, 날조, 기만, 불법, 탈법, 편법 등 온갖 부도덕이 똘똘 뭉쳐진 사업이 바로 이 저주받을 4대강 사업이다. 대한민국의 부조리와 모순이 4대강 사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 인간의 어리석음(癡)으로 우리의 4대강은 오늘도 고통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돈 앞에 무릎꿇는 인간군상의 행렬이 가증스럽기만 하다.    

임석민
한신대학교 경상대학 교수

덧붙이는 글 한겨레 훅에도 게재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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