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간선수로, 한강물을 이용해 둔치가 있는 생태형 하천으로 거듭나다.

1년에 걸친 민-관 협의 끝에 합의안을 마련하다.

검토 완료

방제식(haswamp)등록 2011.03.03 17:22
3/3 (목) 10:00 인천시의회 특별회의실
2010년 3월에 만들어진 "바람직한 서부간선수로 조성을 위한 협의회"(이하 협의회) 9차 회의가 진행되었다.

서부간선수로는 인천 부평구 삼산동에서 김포 신곡펌프장까지 연결된 총연장 15km 길이의 인공수로이다.

굴포천의 서쪽에 있어서 서부간선수로로 명명된 이 농수로는 그동안 농업용수 공급과 홍수시 배수로 기능을 담당하며 부평, 계양, 김포 일대에 중요한 공공재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삼산택지의 개발과 더불어 6개월 농업용수가 공급되다가 6개월은 또 공급이 차단되는 등의 형태가 반복되면서 수로 밑 바닥은 썩어들어가고, 인근 부지는 택지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협의회는 이런 일들로 인해 주변 민가에서 악취와 모기등으로 인한 민원이 끊이자 않자 인천시, 계양구, 지역구국회의원, 주민대표 등 11개 기관, 단체가 모여 만들어졌다.

지난 1년동안 협의회는 서부간선수로 인근에 도로를 설치하는 문제를 놓고 도로 개설을 반대하는 주민과 도로를 건설하려는 행정기관의 계획이 맞부딪히며 한동안 결론없이 토론만 진행하다 끝나는 일들이 반복되었다.

하지만 결국 근처에 있는 외곽순환도로 하부도로를 이용하는 대안을 제안하고, 이를 검토하면서 의회는 도로문제 외에 생태하천으로 서부간선수로르 만드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생태하천을 만드는 문제에서도 의견은 기관, 단체마다 제각각이었다. 굴포천하수종말처리장의 물을 끌어다 쓸 것인지, 한강물을 기존의 방법대로 펌핑해서 쓸 것인지, 호수형으로 물이 차있는 공간을 만들 것인지, 전국에서 유행하는 폭 5m, 깊이 0.3m, 유속 0.2m/s 의 하천을 만들 것인지... 등등의 논의를 거듭한 끝에 드디어 최종 결정 회의가 바로 9차 회의였다.

협의회는 우선 서부간선수로의 유지용수로 한강수를 끌어다 쓰는 방법을 택했다.

하수종말처리장의 물을 쓸 경우, 생화학적 산소요구량이나 생물학적 산소요구량 등 수질
문제에서 한강수에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재처리수에 대한 시민들의 거부감을 무시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이후 지방하천으로 지정될 경우 유지용수의 공급비용에 있어서 한강물에 비교할 바가 아니기 때문이다.

두번째로 하천의 단면모양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는데, 1,2,3안이 제시될 정도로 많은 의견들이 있었고, 그 의견을 모으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이는 지난 1년동안 진행해온 토론을 마무리하는 시점이라 그동안 못한 이야기들도 모두 쏟아내느라 내용도 깊어지고, 폭도 넓어질 수 밖에 없었다.

1안 호수형 호수형 ⓒ 방제식


1안은 호수형으로 상시적으로 1.5m 수심, 20m 폭을 유지하는 방안이다. 공사비가 적게 들고, 주민들이 관개기(농번기)에 느끼는 만족감을 1년 내내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이지만, 비관계기에는 유지용수비가 들어가고, 안전사고의 위험 등 단점이 있다.

2안 둔치형 ⓒ 방제식


2안은 둔치형으로, 폭 5m, 깊이 0.3m, 유속 0.2m/s를 유지하는 방안으로 주민들이 하천의 흐름을 느낄 수 있고, 친구공간을 조성할 수 있고, 유지용수의 공급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지만, 전국적으로 똑같은 하천만들기 사업의 재탕이고, 공사비가 많이들며, 관개시(농번기) 6개월간 둔치가 침수되어 있는 단점이 있다.

3안 혼합형 ⓒ 방제식


3안은 1-2안 혼합형으로 관개시 1.5m 비관개시 1.0m 수심을 유지하고, 수로폭을 10m로 하며 둔치 폭을 5m로 하는 방안으로 관개시에도 둔치의 침수가 없고 1안의 장점을 갖춘 반면에 수질관리의 어려움과 1안보다 통수단면이 적고 역시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는 단점이 있다.

협의회는 많은 토론 끝에 3안으로 결정하여 2006년부터 지속된 주민들의 숙원사업을 해결할 단초를 마련하였다.

이제 5월말까지 기본설게용역을 마무리하고 2012년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게 되면, 인천의 계양-부평을 연결하는 소중한 주민들의 공간이 새로 태어난게 된다.

이번 협의는 민-관, 민-민, 관-관 사이에 수많은 이견을 1년이라는 기간동안 서로 인내하고 조율하면서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고,  합의를 이끌어 내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농어촌공사(김포지사)는 처음에 해당 부지 매입을 요구하였으나 현재 공공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며 많이 물러섰을 뿐만 아니라, 유지용수와 관련되어서도 물값만 내면 언제든지 공급 가능하다는 입장에서 지방하천으로 지정되면 비용없이 용수공급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수자원공사로부터 받아오는 등 적극적인 태도로 바뀌었다. 뿐만 아니라 실시설계용역 과정에서도 민간대표들을 찾아다니며 수차례 현장을 함께 답사하는 등 높은 열의와 성의를 보였다.

인천시 역시 서부간선수로의 물을 굴포천에 흘리는 방안에 대해 굴포천 수질우려, 기존 사업을 진행하던 굴포천하수종말처리장의 재처리수 사용이라는 입장에서 선회하여 주민들의 의견을 많이 수용하였으며, 기존 농수로로 지정된 해당부지의 특성상 농식품유통과가 대표로 들어왔으나 점점 사업과 관련된 물관리과(현재는 수질보전하천과)가 직접 참여하는 등의 열의를 보이고 있다.

민간영역에서도 주민들의 요구사항만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와 행정기관의 의견을 존중하고, 그 의견에 주민들의 요구사항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하면서 회의를 이끌어 왔다.

많은 논의와 의견대립에도 불구하고 민-관이 합의해서 진행되는만큼 앞으로 진행에는 더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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